봄철 반갑지 않은 손님, 황사가 찾아왔다. 내몽골과 고비사막에서 발원된 황사는 알루미늄, 구리, 납, 카드뮴 등 유해물질로 구성된 흙먼지가 주성분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올 봄 황사는 예년보다 빨리 찾아온 데다 중금속 농도가 더욱 높아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은 봄철 국민 건강을 위해 ‘황사 대비 분야별 안전관리 정보’를 발표했다. 황사 걱정 없이 새봄을 산뜻하게 즐길 수 있는 방법을 알아본다.

황사로 인한 질병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은 호흡기질환이다. 황사가 호흡을 통해 흡입되는 먼지 농도는 평상시에 비해 3배 정도 증가하는데, 이는 건강한 사람도 호흡 곤란을 느낄 수 있는 수준이다.
특히 면역력이 약한 어린이나 노인은 호흡기질환이 쉽게 유발, 악화될 수 있으므로 건강에 신경 써야 한다.
전문의들은 “황사가 심할 때는 가급적 외출을 삼가는 것이 좋다. 만성호흡기질환 환자의 경우 꼭 외출해야 한다면 흡입용 기관지 확장약제를 소지해야 한다”며 “건강한 사람들도 외출 시엔 황사방지용 마스크를 착용하고, 집에 돌아와선 얼굴과 손발을 깨끗이 씻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또 황사철에는 알레르기성 결막염, 안구건조증 등 안질환이 많이 발생한다. 오염물질이나 화학물질이 눈에 들어가 각결막 상피세포가 자극되면 눈물이 나고 가려움증, 시린 증상 등을 동반하며 심하면 출혈로도 이어진다.
특히 콘텍트렌즈를 착용하거나 라식, 라섹 등 시력교정시술을 받은 경우 황사로 인해 염증이 생길 위험이 있다. 따라서 외출 시 반드시 보호안경을 착용하고 인공눈물을 자주 넣어 눈을 쉬게 하는 것이 좋다.
안과 전문의들은 “간혹 결막염 증상이 나타나면 민간요법으로 소금물을 이용해 씻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는 오히려 각막에 자극을 줘 증상을 악화시킬 뿐”이라며 “눈이 붓거나 충혈되면 즉시 병원을 찾아 진료받는 것이 눈 건강을 지키는 지름길”이라고 말했다.
봄철 황사는 두피의 모공 속까지 침투, 모낭을 막아 탈모를 일으킨다. 따라서 외출 후에는 두피를 청결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 먼저 빗으로 오염물질을 털어낸 후 꼼꼼히 샴푸해야 한다.
그리고 헤어전문숍이 아니더라도 집에서 두피와 모근에 영양을 공급하는 등 관리에 신경 쓴다면 건강한 머릿결을 유지할 수 있다.
황사로 푸석푸석해진 머리카락에는 유황성분이 강한 양배추팩이 제격이다. 양배추팩은 양배추를 물과 함께 갈아 즙을 낸 후 계란, 맥반석가루, 녹말가루 등을 넣어 섞기만 하면 된다.
헤어전문가들은 “양배추팩은 만드는 방법은 간단하지만 효과는 매우 뛰어나다”며 “샴푸 후 물기를 제거한 모발에 15분 정도 발라둔 뒤 미지근한 물로 헹구면 윤기 있는 헤어를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한다.
황사철을 건강하게 나기 위해서는 먹거리도 매우 중요하다. 이 시기 우리 몸에서 가장 취약한 조직은 호흡기. 호흡기 점막은 수분이 부족할 경우 유해물질이 쉽게 침투하므로 하루 1.5L(8잔) 이상의 물을 마시는 것이 좋다.
포장되지 않은 과일이나 채소는 물에 2분 정도 잠기게 둔 후 흐르는 물에 과일용 세척제를 이용해 깨끗이 씻어 먹어야 한다. 특히 어린 자녀가 있는 경우 먼지에 오염된 길거리 음식을 사 먹지 못하도록 주의시켜야 한다.
집에서 음식을 조리할 때도 외부 공기가 주방으로 들어오지 못하도록 창문을 닫고, 음식이 완성되면 뚜껑이나 랩 등으로 잘 봉해야 한다. 조리 전 냄비와 프라이팬 등 주방도구를 씻어 쓰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
가정의학과 전문의들은 “엽산, 비타민 B, 비타민 C 등 과일과 야채에 풍부하게 함유돼 있는 항산화 영양소는 중금속이 우리 몸에 들어왔을 경우 발생하는 산화스트레스를 막아주는 역할을 한다”며 “따라서 황사가 심한 시기에는 섬유질이 많은 잡곡밥과 제철 과일, 야채를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좋다”고 전했다.

- 노경아 jsjysh@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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