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상승 ‘껑충’ 생산성향상 ‘엉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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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상승 ‘껑충’ 생산성향상 ‘엉금’
  • 양옥석
  • 호수 0
  • 승인 2003.08.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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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2∼3년간 국내근로자들의 임금이 미국, 일본, 대만 등 선진국보다 크게 올라 국내기업들의 대외경쟁력 약화가 우려된다.
특히 내년부터 ‘외국인고용허가제’가 전격 시행되는 데다 ‘주5일 근무제’실시도 앞두고 있어 중소기업의 인건비 부담은 갈수록 커지고 그에 따른 산업공동화현상도 가속화될 전망이다.
■임금상승률 선진국 크게 앞서 = 지난 11일 노동연구원이 발표한 ‘최근의 임금변화, 어떻게 보아야 하나’라는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3년간 한국의 임금상승률은 미국, 일본, 대만 등에 비해 크게 높았다.
임금을 노동생산성으로 나눈 단위노동비용에 있어 지난해 한국이 5.9%의 증가율을 기록한 반면 미국(-1.3), 일본(-4.5%), 대만(-8.8) 등 주요선진국은 마이너스 증가율을 기록했다.
이같은 한국의 임금상승률 우위는 2000년, 2001년에도 마찬가지였다.
2000년 한국의 단위노동비용 증가율이 1.9%였지만 미국 -2.7%, 일본 -6.6%, 대만 -2.0%를 기록했다. 2001년엔 한국이 5.2%, 미국 3.6%, 일본 2.5%, 대만 0.0% 였다.
특히 지난해 국내근로자들의 평균임금은 전년동기보다 11.6% 늘어난데 반해 노동생산성은 7.4% 증가하는데 그쳐 국내근로자들의 임금상승에 거품이 많음을 보여줬다.
이번 통계를 분석한 명지대 이종훈 경영학교수는 “우리나라의 단위노동비용만 크게 증가하고 있는 것은 생산성보다 높은 임금인상이 이뤄졌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라며 “이는 결국 우리나라 상품의 가격경쟁력을 약화시킨 주요인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임금수준, 중국의 10배이상= 무엇보다 충격적인 것은 중국과의 임금수준 격차다.
지난 10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중국경제 부상과 우리나라 산업정책방향’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5년간(86년∼2001년) 우리나라 제조업 평균임금(월 1천31달러)은 중국(월 53달러)의 19.9배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기간 평균 임금상승률 역시 우리나라가 11%(달러 기준)로 중국(7.8%)을 크게 앞질렀다.
양국의 임금격차는 86년 10.4배에서 90년 23.1배를 거쳐 94년 30.7배까지 확대된 후 차츰 좁혀지는 추세를 보이다가 IMF사태를 맞아 98년 12.9배까지 축소됐다.
그러나 이후 다시 99년 15.8배, 2000년 16.1배, 2001년 13.4배의 격차를 보이고 있다.
이같은 임금수준 격차는 최근 한국과 중국의 경제성장률을 감안하면 국내근로자들의 임금속에 얼마나 많은 거품이 포함돼 있는지 알 수 있다.
IMF 직후인 98년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GDP)은 -6.7%를 기록한 반면 중국은 7.8%의 고도 성장을 이뤘다.

임금속에 ‘거품’ 많아

이듬해인 99년에도 한국이 10.9% 성장률이라는 호성적을 냈지만 중국은 이보다 훨씬 높은 18.3%를 기록했다. 2000년엔 한국(9.3%)이 중국(8.0%)을 다소 앞지르기는 했지만 그후 한국이 계속된 불황에 주춤하는 사이 중국은 해마다 큰 격차를 벌리며 눈부신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국내총생산(GDP)은 바로 그나라의 생산능력을 나타낸다. 그리고 GDP 증가율은 바로 노동력 등의 생산성향상 비율을 의미한다.
결국 한국은행의 보고서는 IMF이후 생산성 향상에 있어서는 한국이 중국에 크게 뒤졌으면서도 임금상승은 오히려 한국이 높았던 것을 반증해 주는 셈이다.
한은은 보고서를 통해 “중국 선천에 진출한 삼성SDI 관계자에 따르면 현지 제조인력의 생산성은 한국과 맞먹으면서도 임금은 우리의 8분의 1(인근 동관은 13분의 1) 수준에 그친다”며 “현실적으로 이같은 격차를 단기간 극복하기 어려우며 획기적인 제도개선 노력이 선행되지 않는 한 근본적 문제해결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문제는 이같은 인건비 상승에도 불구하고 앞으로도 기업부담의 악재들이 계속 남아 있다는 것이다.

설상가상, 주5일근무제 등 앞둬

내년부터 외국인연수취업제와 병행해 ‘고용허가제’가 전격 실시될 예정이고 ‘주5일근무제안’도 최근 여야 합의를 통해 실시가 초읽기에 들어갔다.
주5일제가 실시되면 기업에서는 임금을 얼마나 더 줘야 할까?
20명의 근로자를 고용, 100만원의 임금(기본급여)을 지급하고 있는 중소기업을 예를 들어보자.
우선 기업의 입장에서는 직원들이 토요일 근무를 안해도 기존 100만원의 월급은 다 줘야 한다. 따라서 토요일(4시간)에 지급하는 비용만 추가로 계산하면 된다.
토요일 근무땐 기본급여에 할증률(150%)을 곱해 지급해야 하기 때문에 ‘4,424원(월 100만원에 대한 시간당급여)×150%(할증률)×4시간×4주’로 계산하면 약 10만6천176원이 나온다. 즉, 이 회사는 한달에 1인당 10만6천176원의 임금을 더 줘야 한다.
20명을 계산(20명×10만6천176원)하면 212만3천520원이 나오고 이를 다시 1년으로 환산하면 약 2천550만원(212만3천520×12월)이 된다.

토요근무땐 특근수당 지급

직원 20명 정도의 기업이면 소기업으로 봐야 한다. 이 정도 회사에서 연간 2,500만원의 추가비용은 경영에 타격을 입힐 가능성이 크다.
갈수록 출혈경쟁이 심해지고 제품가격이 낮아지고 있는 요즘, 과연 이 회사가 추가인건비를 지출하고도 이윤을 남길지는 의문이다.
최근 중소기업인들은 진퇴양난의 위기에 빠져있다.
계속된 불황으로 중소기업 공장가동률이 51개월만에 최저치(68.3% :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 6월 가동률 조사)로 떨어지고 창고엔 재고가 쌓이는데 자금회수는 안돼 세금·공과금 마저 지급못하는 기업들도 상당수에 이르렀다.
게다가 올 들어 환율마저 추락하면서 수출로 불황을 타개해보려는 중소기업들에게 또 하나의 좌절을 안겨주고 있다.
이런 상황에 정부가 다시 ‘외국인 고용허가제’를 관철시킨데 이어 ‘주5일근무제’카드까지 들고나오자 중소기업인들은 “도저히 납득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기협중앙회 관계자는 “최근 금속노조 및 현대차 임단협 타결 이후 중소기업들의 경영의욕이 크게 꺾였다”면서 “앞으로 중소제조업체들의 해외이전과 사업전환이 급속하게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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