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보 CEO 라이프] 세상을 바꾼 대장장이, 이본 취나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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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보 CEO 라이프] 세상을 바꾼 대장장이, 이본 취나드
  • 중소기업뉴스
  • 호수 1923
  • 승인 2013.04.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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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7년 화덕과 연장을 차에 싣고 다면서 암벽을 타는 데 필요한 장비를 직접 만들어 등반을 하는 한 청년이 있었다. 그의 장비가 동료들 사이에 인기를 끌자 1964년, 아예 몇 몇 동료를 모아 ‘취나드 등산장비회사’를 시작한다. 이 별난 청년의 정체는 바로 세계적인 아웃도어 업체 ‘파타고니아’의 설립자 이본 취나드. 하지만 이본과 동료들은 돈을 벌기보다 산을 타는 것이 목적이었다. 심지어 회사의 카탈로그에는 등산철인 5월부터 11월 사이에는 신속한 납품을 기대하지 말라는 문구를 적어 넣었을 정도였다. 이렇게 사업보다는 산을 더 좋아했던 청년이 어떻게 세계적인 아웃도어 회사를 만들 수 있었을까?

남이 아닌 내가 쓸 제품을 만들어라
등반 장비는 사람의 생명과 직결되는 제품이다. 잘못될 경우 누군가를 죽게 만들 수도 있기 때문에 무엇보다 품질이 중요한데, 이본과 동료들은 자신이 자기 장비의 최대 고객이었기에 ‘이 장비에 내 목숨이 달려있다’는 생각으로 제작에 임했다.
이런 정신은 제품을 등산복으로 확대했을 때도 이어졌다. 이본은 등산복이 ‘옷’이 아닌 ‘입는 장비’라고 생각했다. 고산지대에서 체온유지는 생명과 직결된 문제이고 그 역할을 담당하는 것이 바로 등산복이기 때문이다. 고산지대 등반에 나섰던 동료들이 혹한에 목숨을 잃는 것을 보고는, 생명을 살리기 위한 옷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이렇게 세상에 정말 필요한 것을 만들기 위한 노력은 수많은 등반가들의 생명을 구하는 ‘등산복’을 탄생시켰다.

경험이 최고의 무기다
피타고니아의 직원들은 근무하다가 언제든지 좋은 파도가 오면 파도타기를 하러 나갈 수 있다. 회장인 이본 역시 회사를 경영하는 동안에도 등반가이자 모험가로 전 세계를 누볐다 이본은 자기가 하고 싶은 등반을 하려고 회사를 만들었기 때문에 직업과 놀이를 별로 구분하지 않았다. 직접 즐겨본 사람만이 최고의 제품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파타고니아의 직원이 된 그 사람들은 누구보다 파타고니아 제품의 장점을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이 사람들이 판매를 담당하자 매상이 쑥쑥 올라가기 시작했다. 직원들을 함께 산을 오르는 동료로 생각하는 이본의 마음이 파타고니아를 재능 있고 도전정신이 뛰어난 사람들이 넘치는 곳으로 만들었다.

‘회사’ 이상의 것을 추구하라
파타고니아는 1980년대 중반에서 1990년 사이 매출이 2천만달러에서 1억달러로 증가할 정도로 승승장구했지만 1991년 경기침체가 찾아오면서 이러한 급격한 성장에 제동이 걸리게 됐다. 이 일을 계기로 이본과 직원들은 ‘우리가 왜 이 일을 해야 하는지’ 진지하게 고민하게 됐고 결국 ‘환경과 인간을 살리는’ 제품을 만들어야겠다고 결심하게 된다. 이때부터 지금까지 파타고니아는 제품의 소재는 물론이고 생산과정에서 소비되는 모든 유해물질을 파악해서 하나씩 하나씩 대체물질로 바꿔가고 있다. 뿐만 아니라 1985년부터 이익의 10%나 매출의 1%중 큰 금액을 환경보호를 위해 기부하고 있다.
한 등반가의 도전에서 시작된 피타고니아의 노력은 이제 세상을 바꿔나가고 있다. 이본은 결코 ‘사업가’가 되려하지 않았다. 그냥 자신을 산을 좋아하는 대장장이라고 생각했다. 어쩌면 그런 그의 기업가답지 않은 경영이 세상을 좀 더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고 있는 것은 아닐까?

홍현민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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