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사람들은 하루에 몇 번이나 거짓말을 하며 살고 있을까? 캘리포니아 대 심리학과 제럴드 제리슨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사람들은 하루에 대략 200여번의 거짓말을 하고 있으며, 이는 평균 8분에 한번 꼴로 거짓말을 하는 셈이다. 이런 일상적인 거짓말은 인종, 성별, 사회적 지위나 나이에 상관없이 누구나 저지를 수 있으며, 특히 지극히 일반적인 사람들뿐만 아니라, 좋은 학교를 졸업해 훌륭한 직장에 다니는 발전가능성이 높은 사람들 조차 이러한 작은 거짓말에 취약하다는 연구 결과가 눈길을 끈다.
하지만 모든 사람들이 꼭 나쁜 의도를 가지고 자기 자신만을 위해 거짓말을 하는 것은 아니다. 좋은 인간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다양한 사람들의 이해관계 때문에, 때로는 상대방에게 상처 주지 않기 위해 거짓말을 하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그렇다면 어디까지가 허용되는 것이고, 어떤 거짓말은 지탄을 받아야 하는 것일까?
각자가 생각하는 도덕적 기준이, 처한 상황에 따라 다르게 적용되기 때문에 사소한 부정이 시작된다. 일단 한번 부정을 저지른 사람은 차츰 잘못에 무뎌지게 되고 갈수록 대담해 지는 현상을 보인다. ‘이 정도면 괜찮겠지’라는 마음과 ‘이왕 이렇게 된 거’라는 식의 사고가 그야말로 바늘도둑을 소도둑으로 만드는 것이다. 조직에서 사소한 부정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작은 부정이 눈덩이처럼 커져 조직에 치명적인 상처를 주거나, 나아가 조직을 무너뜨리는 엄청난 결과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이런 사소한 부정을 줄일 수 있을까? 지금부터 작은 거짓말을 줄이는 구체적인 방법에 대해 알아보자.
첫째, 모든 구성원들이 끊임없이 자기를 돌아보고 확인해야 한다. ‘나 또한 잘못을 저지른다’ ‘나도 이성적이지 않다’는 점을 인식하고, 잘못을 저지르더라도 ‘어차피 이렇게 된 거’라는 생각을 갖지 않도록 각고의 노력을 해야 한다.
하지만 개인이 이러한 도덕적 스테미너를 유지하는 데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선진기업들은 매년 ‘윤리서약’을 통해 구성원들에게 도덕적 새 출발을 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주고 있다. 듀폰은 매년 윤리서약서와 함께 지난 한 해 동안 본인이 경험한 도덕적 갈등 상황을 적어내도록 하고 있다. 이를 통해 그 당시의 상황을 다시금 정리해보고 어떤 상황에서도 최고의 도덕적 의사결정을 하도록 독려하는 것이다.
두 번째는 기업의 윤리강령을 만들고 공유하는 것이다. 윤리강령(Code of Conduct)이란 그 조직의 구성원들이 가지고 있는 도덕적인 가치와 규범을 말한다. 모든 기업이 그 조직만의 독특한 문화를 가지고 있는 것처럼, 말하지 않아도 지켜야 할 의무와 판단 기준을 세부적으로 마련해야 하는 것이다. 이미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존슨엔 존슨의 윤리강령인 ‘크레도’를 보면, 동료 직원들이 무단횡단만 하더라도 ‘이건 우리 크레도에 어긋나는 일이야!’라고 이야기 할 정도로 이에 대한 인지와 공유가 잘 돼 있다고 한다.
마지막은 경영진의 솔선수범 이다. 1999년 찰스 크루거 박사는 “임원의 행동은 곧 그 조직의 조직문화이고, 모든 의사결정의 기준이자 사고의 토대”가 된다고 했다. 모든 직원들이 임원들을 보고 행동한다 해도 과언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임원들은 단순히 회사의 규정을 잘 따르고, 윤리강령을 잘 지키는 것만을 솔선수범으로 생각해서는 안 된다. 깨끗한 풍토와 조직을 만들기 위해 한 단계 높은 수준의 사고와 행동을 보여주어야만 비로소 조직을 지켜낼 수 있다.
작은 거짓말이 불러오는 거대한 나비효과로부터 소중한 조직, 숭고한 자신을 지키는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최현수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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