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문정화(33)씨는 올봄 자전거를 타기로 마음먹었다. 퇴근 후 집앞 중랑천을 따라 의정부를 거슬러 올라가는 자전거 길은 온통 분홍 물결이다. 황홀할 정도로 아름다운 봄 자전거 길에 매료된 그. 자전거 타기에 익숙해지면 서울 근교로 여행을 떠날 계획도 세웠다. 벌써부터 가슴이 설렌다.

여행 목적이라면 MTB 스피드는 로드자전거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자전거 타기를 계획하는 사람들이 크게 늘었다. 하지만 초보인 경우 자전거 고르는 것부터가 만만찮다. 자전거를 타려는 목적에 따라 종류와 가격대가 천차만별이기 때문이다.
자전거 마니아들은 “자전거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레저용 자전거를 추천한다. 특히 견고하면서도 안전성을 내세운 MTB가 비포장도로 등 자전거 여행에 적격”이라며 “가벼우면서도 튼튼한 알루미늄 프레임으로 만들어졌고, 충격완충장치도 장착돼 있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MTB는 가격대가 수십만원에서 수천만원대까지 매우 다양하므로 신중히 선택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스피드 있는 자전거 여행을 즐기고 싶다면 로드자전거를 선택하자. ‘자전거의 스포츠카’ 또는 ‘도로의 제왕’으로 불리는 로드자전거는 타이어 폭이 좁고 매끈하며, 아래로 휘어진 ‘드롭바’ 형태의 핸들로 인해 빠른 속도감을 만끽할 수 있다. 가격은 10만원에서 수백만원대까지 다양하다.
자전거 초보자라면 가볍게 탈 수 있는 생활용 자전거부터 시작하는 게 안전하다. 일명 ‘바구니 자저거’로 불리는 클래식·빈티지 자전거는 프레임의 가운데 부분이 낮은 곡선 형태라 안정감이 높다. 가격도 10만~40만원대로 저렴한 편이라 크게 부담되지 않는다. 다만 여행 등 장거리나 운동용으로는 맞지 않다.
여성 사이엔 바퀴가 작은 미니벨로도 인기다. 디자인이 예쁜 데다 작고 가벼워 출퇴근은 물론 근교 나들이에도 적합하다. 20만원에서 수백만원에 이르기까지 가격대가 다양하므로 신중하게 선택해야 한다.
자전거 마니아 김효곤씨는 “미니벨로는 다양한 컬러의 비주얼에 자유자재로 접히는 기능성까지 뛰어나 여성뿐만 아니라 남성 자출족(자전거로 출근하는 사람들) 사이에도 인기가 높다”며 “지하철 등 실내에서도 접을 수 있어 큰 불편함이 없다”고 전한다.
MTB와 로드자전거의 장점만을 접목시킨 하이브리드 자전거도 요즘 대세다. 크고 얇은 바퀴에 일자형 핸들로 디자인돼 가벼우며서도 안정감 있게 속도를 즐길 수 있다. 출퇴근용은 물론 가벼운 운동도 가능해 활용도가 높다. 가격대는 20만~200만원대.

예쁜 도시 춘천·양평 빼놓을 수 없는 명소로

자전거를 선택했다면 이제 서울 근교로 자전거 여행을 떠나보자.
때마침 서울시가 봄철을 맞아 시민들이 자전거를 타는 데 길잡이가 되어 줄 ‘서울 자전거교통지도’를 제작해 무료로 배포하고 있다. 지도에는 서울시와 아라뱃길·북한강길의 자전거 전용도로와 자전거·보행자 겸용도로 등이 표시돼 있다.
특히 가로 67㎝×세로42㎝로 크게 제작돼 정보를 한눈에 보기 쉽고, 작게 접을 수 있도록 포켓형으로 제작해 휴대하기에도 편리하다. ‘서울 자전거교통지도’는 서울시청 시민청을 비롯해 각 구청 교통행정과 또는 지도과, 시내 26개 자전거대여소, 광화문·인사동 등 관광안내소에서 받을 수 있다.
서울 근교 자전거 천국으로 양평과 춘천을 빼놓을 수 없다. 양평의 자전거 길 명소는 팔당대교~양평까지 이어지는 폐철도 구간. 중앙선 복선화로 쓸모없어진 철도와 폐철교에 천연목재로 바닥을 깔고 폐철교 트러스에는 조명을 설치해 낭만적이다.
특히 두물머리 등 수려한 남한강의 경치를 만끽하며 달릴 수 있어 많은 라이더들이 찾는 코스다. 양평군은 양평 자전거 길 개통 2주년을 맞아 다음달 11일 양평읍 양근리 섬에서 제2회 남한강 자전거길 페스티벌을 개최한다.
춘천에는 의암호변의 경관을 살린 명품 여행 거리가 있다. 의암호변을 따라 바람을 가르며 돌 수 있는 순환 자전거 코스다. 공지천유원지∼춘천MBC∼중도선착장∼송암스포츠타운∼김유정문인비∼신연교∼서면 애니메이션박물관∼문학공원∼신매대교∼춘천인형극장∼소양2교∼소양강처녀상∼상중도배터∼공지천유원지로 이어진다.
코스 어느 지점에서 시작하든 의암호를 순환할 수 있다. 코스 대부분 자전거 전용도로가 개설돼 있어 자전거를 타고 안전하게 의암호의 아름다운 경치를 만끽할 수 있다.
특히 애니메이션 박물관을 지나면 물 위를 달리는 구간이 1㎞ 정도 펼쳐진다. 이곳은 의암호 수위가 얕은 편이라 수면 위에 데크형 자전거도로를 개설했다. 부표 같은 호수 위 데크를 지나다 보면 마치 물 위를 달리는 듯한 환상적 착각에 빠지게 된다.

- 노경아 jsjysh@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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