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지상사는 금형 제작에서부터 산업용 장비 부품의 유통까지 책임지고 있는 회사다. 이 회사의 여성 CEO 김애순씨는 특유의 강단과 화통함으로 30년 가까운 시간동안 회사를 탄탄히 성장시켜 왔다. 남성적인 금형 시장에 섬세한 여성 대표의 감성이 적절히 조화를 이룬 것이다.

여성 대표의 부드러움은 회사 분위기를 가족 같이 만드는 데도 큰 역할을 했다. 계절이 바뀔 때 마다 직원에게 제철 과일을 보내고, 매해 블루베리, 두릅, 장뇌삼 등을 선물로 챙겨주며 직원과 직원의 가족까지 챙긴 것이다.
직원들의 복리 후생에 관한 프로그램에도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연초와 연말에 복지지원금 명목으로 급여 외 성과급을 주고, 문화활동비 등을 적극적으로 지원해 직원들의 삶의 질 개선에도 힘쓰고 있다.
매년 여름에는 워터파크로, 겨울에는 스키장으로 떠나는 워크숍은 직원들뿐만 아니라 가족들까지 동행하는 연례행사다. 하루는 회사 동료들과 교류하고, 둘째 날에는 가족들과 오붓한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배려하기도 한다.
김 대표의 따뜻한 리더십 덕분인지 이 회사에는 20년 이상의 장기 근속자가 많다. 대부분 직원이 이곳에 입사해 결혼하고 출산후에도 복귀해 열심히 근무하고 있다. 3D업종이라 불리는 금형제조업에서는 흔치 않은 현상이다.
최근 연지상사는 음악을 통해 회사에 전 임직원이 함께 활기와 수다를 가져오고 있다. 개인적으로 성악 교습을 받던 김 대표가 좋은 것을 직원들과 함께 공유하고 싶다는 마음에서 시작됐다.
매출의 증가를 꾀하거나 업무의 효율을 높이기 위한 결정이 아니었다. 즐거운 회사 생활을 위해 시작한 이 프로그램은 2년여의 시간동안 직원들에게 가장 좋은 추억을 선물하고 있다.
하지만 프로그램을 처음 시작할 때는 어려운 성악을 편안하게 인식시키는 것이 중요했다. 무뚝뚝한 남성 직원들이 많아 노래 부르는 것을 어색해 했기 때문이다. 낯선 음악장르라 무작정 겁내하는 직원들도 있었다.
성악으로 하나된 직원들…일할 때도 에너지 넘쳐
김 대표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기로 했다. ‘아름다운 목소리 연구회’프로그램을 통해 직원들 눈높이에 맞춰 쉽고 재미있는 곡을 선정하고, 전문 강사진의 도움에 따라 유동적으로 커리큘럼을 구성했다.
음악 강사를 섭외해 일주일에 1번 2시간씩 교육으로 일정을 잡았다. 처음에는 목소리의 발생과 톤을 잡는 것부터 시작했다. 가요와 트로트에 익숙했던 발성법을 한순간에 바꾸기가 쉽지 않아 기본기를 다지는 데만 한 달여의 시간이 흘렀다.
이어 우리 가곡을 한 곳 선정해 악보를 읽는 법부터 화음을 넣는 것까지 차근차근 배워갔다. 그렇게 2년여 동안 보리밭, 청산에 살리라 등 우리 가곡은 물론 뮤지컬 지킬앤하이드 음악 등 점차 난이도를 높여갔다. 최근 연지상사의 합창단은 성악에 거부감을 없앤 것은 물론이고, 프로 못지않은 노래 실력도 선보이고 있다.
회사에서 시간과 강사를 제공해 문화를 체험해볼 수 있도록 유도한 것은 듣기만 하는 감상의 차원에서 벗어나 목소리를 통해 음색을 만들어내는 창작활동이었다. 이는 사원들에게도 고무적인 일이었다. 몇 달이 채 지나지 않아 결과는 회사 분위기의 상승세로 나타났다.
사람들이 자신의 목소리의 장점을 알고 성악의 발성법을 이용해 가장 아름다운 목소리를 찾았다. 업무 중 가곡을 흥얼거리는 일이 많아졌고, 직원과의 대화와 웃음도 늘었다. 새로운 곡이 나올 때 마 다 기대하며 수업에 참여하는 직원들의 긍정적인 태도는 기분 좋은 에너지가 됐다.
연지상사는 앞으로 보다 다양한 문화활동을 회사에 도입할 예정이다. 김 대표는 “음악을 도입하니 예전에는 없던 흥겨움이 생겼다. 직원들이 뿜어내는 즐거운 에너지가 업무와 직원들의 삶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한다”며 “앞으로도 문화를 통해 서로에 대한 이해를 넓히고, 회사 분위기를 더욱 가족적으로 만드는 데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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