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고를 통일했던 징기스칸은 성을 쌓고 그 성안에서 안주하는 자는 망한다고 갈파했다. 수백년 전의 말이지만 지금 우리 시대에도 잘 들어맞는 말이다.
국내 굴지의 재벌 그룹 총수가 마누라와 자식을 빼고는 모두 바꿔야 한다는 경영선언을 한 후 그 기업은 세계적인 굴지의 기업으로 성장했다. 변혁의 시대이다. 변화와 혁신은 모험이 따르고 미래가 불투명해 두렵다. 작금의 국내외 경영환경은 과거에 비해 훨씬 더 불확실성이 높고 불투명하기까지 하다.
세계경제 전망의 불투명성과 저성장 기조는 수출주도형인 우리나라의 경제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점차 높아지는 불확실한 경영환경도 힘든데 글로벌 시장에서 기업 간의 경쟁은 초경쟁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게다가 일본의 양적완화정책의 일환으로 엔화 약세는 한국의 많은 중소기업들에게는 직격탄이 되고 있다.
환율변동과 같은 한시적인 기업환경의 변화는 시간이 지나가면 해소되겠지만, 구조적인 변화는 그렇지 않다. 지난 1990년대 중반이후 2000년대 초반의 저물가-고성장으로 표상되던 신경제의 호시절은 지나가고 과거와는 다른 패턴(구조적인 변화)이 나타나고 있다. 저성장, 저소비, 고실업, 고위험, 규제강화 등으로 특징지어지는 뉴노멀시대에 접어들어 기업을 경영하기 힘든 시기이다.

해외 틈새시장 적극적 개척 필요
중소기업 포럼에서 중소기업 사장님들을 종종 만난다. 이런 악조건 하에서 중소기업을 경영하는 사장님들에 대한 존경심이 절로 나온다. 어렵지만 그래도 각종 경영난관을 헤쳐 나가는 것을 보면 그런 분들로 인해 우리 경제의 버팀목이 되고 있다는 것을 느낀다. 힘든 경영난 속에서도 직원들의 급여를 챙겨야 하는 것 자체가 얼마나 큰 부담인가.
대다수의 중소기업은 모든 게 부족하다. 기술력도 변변치 못하고, 자금도 부족하고, 인력도 부족하고 그래서 체계적인 시스템이 갖춰지지 않았다. 국내 시장은 대기업에 의한 독과점적인 시장구조로 시장 진입도 어렵고 수익내기도 힘들다.
대기업에 납품하는 협력업체들은 납품단가 후려치기로 경영난을 겪고 있다.
중소기업이 대기업만을 쳐다보는 천수답 경영에서 탈피하는 것이 급선무다. 적극적으로 틈새시장인 적소(niche)를 찾아야만 한다. 대기업의 영향력이 미치는 국내의 독과점적인 시장구조 하에선 틈새시장을 찾기가 쉽지 않다.

글로벌화로 창조경제 꽃 피워야
그래서 차라리 과감하게 세계시장으로 진출하는 것이 낫다. 글로벌 시장은 새로운 기회의 땅이기도 한다. 물론 그만큼 위험과 모험이 따르지만 그에 대한 보상도 크다. 수출기업의 영업 이익율이 내수기업보다 높은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강소기업(히든챔피언)의 특징 중 하나는 글로벌 전략을 채택하고 있다는 점이다. 틈새시장을 찾고 글로벌 전략에 성공한 국내의 한 중소기업(히든챔피언)인 J사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약국자동화 시스템을 개발해 국내의 병원 및 약국시장 석권은 물론이고 세계시장 점유율도 1위이다. 얼마 전까지 만해도 이 분야는 일본기업이 세계시장을 독점하고 있었는데, 혁신적인 기술로 일본기업을 뛰어 넘었다.
J사는 북미의 병원과 약국의 약처방 및 병원관리 시스템까지 바꾸게 만든 작지만 강한 글로벌 혁신적 기업이다. 북미시장과 유럽시장 개척 시에 기술력과 안전성을 이유로 수많은 거절과 난관을 겪었지만 탄탄한 기술력으로 시장을 넓혀 나갔다.
우리나라는 전형적인 개방소국경제(small open economy)이기 때문에 글로벌화 해야 한다. 이제는 중소기업이 그 주역이 돼야 한다. 성을 쌓고 그 안에서 머무르면 망한다는 징기스칸의 말은 오늘날의 중소기업 경영에도 적용된다. 성 밖으로 나와 드넓은 세계시장을 지배할 때 비로서 창조경제가 꽃 피울 것이다.

이윤재
한국중소기업학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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