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V 개그 프로그램 ‘애정남(애매한 것을 정해주는 남자)’이 한때 많은 인기를 누렸다. 세뱃돈·생얼 기준 등 일상생활 속 애매한 것들을 명확하게 정해 준다고 해놓곤 엉뚱하고 기발한 결론을 내려 큰 웃음을 줬다. 이 코너를 이끈 개그맨 최효종은 결혼 시즌 무렵 축의금 기준을 제시해 화제가 된 바 있다. 최효종은 “결혼식 축의금 애매합니다. 일단 3만원을 기본요금으로 우리끼리 약속하는 거예요”라며 운을 뗀 후 “4·5·9·10월 등 결혼 성수기에는 3만원, 나머지 비성수기 달에 결혼하면 5만원을 내는 거예요”라고 말했다. 그 이유에 대해 최효종은 “결혼 성수기에는 축의금이 많이 나가요. 그러니 결혼하는 분들이 이해해줘야 합니다. 5만원 받고 싶으면 비수기에 결혼하세요”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5만원은 친한 친구, 10만원은 정말 친한 친구”라며 “결혼하는 친구 부모님이 내 이름을 알면 10만원을, 이름을 모르면 5만원을 내는 거예요. 친구 부모님이 내 이름을 아는지 헷갈릴 때는 일단 5만원을 넣고 결혼식장에 가서 아버님께 인사를 드린 후 아버님이 내 이름을 알면 5만원을 더 넣으면 돼요”라고 자세히 설명해 다시 한번 웃음을 선사했다.

5월이다. 바야흐로 연인들의 사랑이 꽃피는 결혼식 시즌이다. 가수 장윤정, 아나운서 도경완 커플의 결혼 발표와 더불어 지인들로부터 연일 청첩장이 날아든다.
주변 결혼 소식에 진심으로 축하하는 마음이 드는 건 잠시. 축의금 때문에 고민도 하게 된다. 마음이야 놀랄 만한 축의금을 전하고 싶지만 현실을 생각하면 액수를 따질 수밖에 없다. 누구나 한 번쯤 해 봤을 고민, 축의금 액수. 축하하는 마음을 전하면서 생활에 타격받지 않을 축의금 액수는 얼마일까.
한국갤럽이 최근 전국 만 19세 이상 남녀 122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결혼식 관련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의 결혼식 축의금 평균은 6만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2005년 4만2000원에 비해 1만8000원 늘어난 것이다.
설문 대상자 중 결혼식 축의금으로 5만원을 낸다고 답한 그룹이 70%로 가장 많았다. 이어 10만원 이상(19%), 3만원 이상(8%), 무응답(4%) 순이었다.
이번 조사 결과에 네티즌들은 “특히 결혼 시즌인 4~5월엔 가계에 부담이 된다”, “개그맨 최효종이 예전에 애정남 코너에서 말한 대로 난 실천 중!”, “결혼 축의금 평균 6만원, 은근 부담된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또 ‘결혼식 축의금이 가계에 부담이 되느냐’라는 질문에는 68%가 ‘그렇다’고 답했다. ‘약간 부담스럽다’가 55%, ‘매우 부담스럽다’라는 응답도 13% 나왔다.
특히 결혼식 참석 시의 느낌을 묻는 조사에서는 절반 가량인 51%만이 ‘축하하러 간다’고 답했다. ‘의례적으로 돈을 내러 간다’ 31%. 반반이란 응답도 16%에 달했다.
결혼식 하객 범위를 묻는 질문에는 ‘가까운 친지만 참석하는 것이 좋다’는 의견이 61%로 많았다. ‘되도록 많은 사람에게 알리는 것이 좋다’는 의견은 36%에 불과했다.
한편 결혼정보회사 노블레스 수현이 최근 미혼남녀 718명(남성 345명, 여성 373명)을 대상으로 결혼식 민폐 하객에 대해 설문조사한 결과 ‘축의금 적게 내고 여러 식구 데려오는 사람’(남성 응답자 35.9%)과 ‘신부보다 예쁘게 하고 오는 사람’ (여성 응답자 39.6%)이 남녀 각각 1위에 올랐다.
남성이 생각하는 민폐 하객 2위는 ‘오자마자 밥 먹는 사람’(29.2%), 3위는 ‘신랑, 신부 흉보는 사람’(22.3%)’, 4위는 ‘지나친 음주’(12.4%)로 나타났다.
여성의 경우 ‘신랑, 신부 흉보는 사람’이 23.8%로 2위를 차지했다. 이어 ‘축의금 적게 내고 여러 식구 데려오는 사람’ 19.5%, ‘오자마자 밥 먹는 사람’이 13.6%, ‘지나친 음주’가 3.2%로 뒤를 이었다.
결혼정보회사 관계자는 “결혼을 앞둔 커플이나 부모의 경우 평상시 인맥관리가 중요하다”며 “평소 지인의 경조사를 잘 챙기고 주기적 만남을 통해 친분을 유지한다면 행복한 결혼식을 치를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결혼식은 사랑하는 남녀가 새로운 인생의 출발을 알리는 매우 의미 있는 날이다. 가족, 친지, 지인들과 함께 소중한 순간을 나누고 싶어하는 신랑신부의 마음을 헤아려 두 사람의 앞날을 진심으로 축복해 준다면 축의금의 많고 적음은 전혀 문제 되지 않을 것이다. 행복을 기원하는 마음보다 큰 축하는 없을 테니까.

- 노경아 jsjysh@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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