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이후 회사채 발행이 전반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2012년 일반 회사채 발행은 57.1조원으로 2011년(61.5조원)에 비해 7.2% 감소했고, 올해 들어 3월까지 회사채 발행도 10.9조원으로 2012년 3월까지(18.1조원)에 비해 39.5%나 감소했다. 비우량회사채 즉, 신용등급이 BBB 등급 이하인 회사채의 경우는 더욱 심각하다. 전체 회사채 발행 가운데 비우량회사채 비중은 2012년 7.2%로 2011년(7.9%)에 비해 낮아졌다.
비우량회사채는 주로 중소기업이 발행하므로 현 상황이 지속될 경우 중소기업들의 자금조달은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최근 비우량회사채 발행이 전반적으로 경색된 원인을 분석하고 그 대책에 대해 살펴볼 필요가 있다.
비우량회사채 발행이 어려워진 원인은 세 가지 측면에서 찾아볼 수 있다.
첫째, 국내외 경제 불확실성의 지속이다. 미국 등 일부 국가의 경기반등 조짐에도 불구하고 유럽 재정위기 지속 등 글로벌 경제의 불안요인은 여전하다. 글로벌 자금은 대부분 안전자산에 투자되고 있고, 국내 자금 역시 국고채나 우량회사채 위주로 투자가 이뤄져 비우량회사채에 대한 수요가 급감했다.
둘째, 일부 업종 침체에 따른 관련기업 신용위험 상승을 들 수 있다. 2012년 하반기 들어 일부 취약업종에 속한 기업에서 부도가 발생하면서 우량등급 회사채 발행까지 위축됐다. 그 결과 A 등급 회사채 발행까지 큰 폭으로 감소하는 현상이 나타났다.
셋째, 신용등급을 상향 평가하는 경향도 한 원인이다. 국내 신용평가사가 부여하는 신용등급은 선진국 신용평가사보다 높지만 실제 기업 내용은 이에 못 미친다. 그 결과 국내 평가사에 대한 신뢰도가 낮아지게 됐다. 이와 함께 국내 신용평가사가 부여한 신용등급이 기업의 신용위험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중소기업 자금조달 어려움 심화…전용 회사채 시장 활성화해야

이 같은 비우량회사채 발행 위축 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첫째, 보증부 회사채 발행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 비우량회사채 발행의 가장 큰 걸림돌인 신용위험을 보강함으로써 회사채 발행을 활성화시키자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 신용보증기금이나 기술보증기금을 통해 회사채 보증 규모를 늘리고 금융기관 보증부 회사채 발행도 확대해야 하겠다.
둘째, 회사채 전용펀드를 조성할 필요가 있다. 연기금 등은 비우량회사채 투자를 확대하기 어렵기 때문에, 정책금융공사 등이 참여해 회사채 전용펀드를 조성하고 비우량회사채를 일정 비율 이상 편입하도록 하자는 것이다.
셋째, 중소기업 전용 회사채 시장을 활성화해야 하겠다. 적격기관투자가, 즉 QIB 시장은 중소기업들이 회사채를 쉽게 발행하게 할 목적에서 설립됐으나 실제로는 거의 활용되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QIB 시장에서 회사채 발행이 가능한 기업의 요건을 신용등급에 따라 완화할 필요가 있다. 또한 시장 참여자도 벤처 캐피털, 중소기업진흥공단, 외국 금융회사 등으로 다양화해 투자기반을 확대해야 한다.
넷째, 신용평가제도를 개선해야 하겠다. 이를 위해 장기평가계약제도를 도입해 신용평가사와 기업이 장기간 계약을 하게 함으로써 피평가 기업의 신용평가사에 대한 영향력을 약화시키는 것이 좋겠다. 중장기적으로는 국내 금융회사들이 자체적으로 신용평가 시스템을 구축해 기존 신용평가사 평가와 함께 활용하도록 유도함으로써 신용평가에 대한 신뢰성을 높여가야 하겠다.

전효찬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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