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소재 D기업은 월 600~ 700만 달러의 계약을 성사시키는 수출기업이다. 연간 7000만 달러를 수출로 벌어들이지만 널뛰는 환율에도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수출대금이 들어오는 3, 6개월 후의 환율 변동에 대비해 달러를 미리 내다팔아 ‘헤지’를 해 온 덕분이다.
이 기업은 한 번에 꼭 30만 달러씩 한 달에 월 10~12번 선물환 거래를 한다. 매주 화, 금요일 두 차례 요일까지 못 박았다. 나머지 2~4번은 환율이 눈에 띄는 변수로 뚜렷하게 상승하는 날 여러 가지 시장정보를 종합해 달러매도에 나선다. 이렇게 한 달에 총 300만 달러, 월 수주금액의 50% 가량을 헤지 하고 나머지는 시장 상황을 봐 가면서 현물거래를 한다. 현물거래는 시장정보를 분석하고 은행에도 문의해 가장 좋은 타이밍이라고 판단될 때 행동에 나선다.
이 기업의 접근방식을 소위 “先확보, 後탐색” 전략이라고 할 수 있다. 실제 수출대금이 들어왔을 때 달러당 환율이 크게 떨어진다 하더라도 이미 선물환으로 일정 마진을 확보했기 때문에 큰 손실은 막을 수 있다. “하루 종일 환율만 쳐다보느라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 “이렇게 힘든데 정부는 뭐하고 있느냐”고 성토하는 대부분의 기업들과는 차별화 된다. 이 기업은 지금까지 8회에 걸친 칼럼의 핵심내용이 모두 적용된 ‘제대로 된 환위험관리’의 모범사례이다.
지금까지 언급했던 핵심내용을 세 가지로 요약해서 정리하면서 연재를 마치고자 한다.
첫째 환위험 관리지침을 마련한다. 헤지시기·비율·기간·상품 등을 미리 정해 놓으면 실무자의 업무범위도 명확해 지고 꾸준한 관리가 가능하며 나중에 헤지 성과평가도 쉬워진다. 둘째 데이터에 의하여 관리한다. 대표적인 것이 목표환율이다. ‘대략’이 아닌 ‘원가와 마진 감안 후 ‘달러당 얼마가 좋고, 얼마가 나쁜지’ 정확한 수치에 근거하여 판단한다. 세째 시장예측을 최소화하여 시장의 움직임에 독립적으로 행동하는 것이다. 시장예측은 ‘後탐색’ 시 열심히 하면 된다. 즉, 첫 번째에 얘기한 관리지침에 근거하여 ‘기계적으로 헤지’ 하는 것이다.
아무쪼록 적은 노력으로 위험을 효과적으로 줄일 수 있는 각자의 해법을 찾았으면 한다. 바로 그것이 나에게 맞는 가장 좋은 환위험관리방법이다.
문의 : 02-729-7043

전정준
기업은행 자금운용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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