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임지는 지난 3월, 우리의 삶을 변화시킬 10가지 혁신아이디어를 발표했다. 아이디어들 중에는 공상과학 소설에나 나올 만한 놀라운 아이디어가 있는가 하면, 이런 아이디어가 과연 쓸모가 있을까 싶은 조금은 황당한 아이디어도 있다. 그 중에서 우리 생활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음식, 주거, 의학과 관련된 아이디어들을 살펴보도록 하겠다.
◇시험관 버거(Grow a Burger)
먼저, 음식관련 아이디어로 ‘시험관 버거’를 제시했다. 해마다 미국에서만 90억 마리의 가축들이 단지 인간이 먹을 고기를 제공하기 위해 도살되고 있다. 여전히 우리가 먹는 햄버거의 고기는 도축장으로부터 공급되지만, 연구실에서 제조되는 인공고기를 즐길 수 있는 날이 가까워지고 있다.
네덜란드 마스트리흐트 대학은 수개월 내에 첫 인공고기로 만들어진 시험관 버거(Vitro Burger)를 공개할 예정이라고 한다. 동물의 근육조직을 극소량 떼어내 시험관에서 배양시켜 만들어지는 이 인공패티는, 생산비용이 1장 당 1억원에 육박해 우리가 실제로 햄버거 가게에서 바로 접하기는 어렵겠다. 하지만 인공육을 이용하면 가축을 길러서 얻어내는 고기에 비해 필요한 에너지는 45%, 가축을 키우는데 필요한 부지는 99% 가까이 절약할 수 있어 개발 가치가 충분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소형 주택(Shrink Your Living Space)
둘째, 주거와 관련된 아이디어로 ‘마이크로 아파트’를 선정했다.
미국의 뉴욕, 보스턴, 시애틀 등의 대도시는 주거비 상승으로 한창 일할 나이인 청년층의 도시 유입이 크게 줄어들어 이슈가 됐는데, 기존 건축법상 400 제곱피트이던 최소주거가능 면적을 최근 법 개정으로 축소하면서, 마이크로 아파트들이 속속 건설되고 있다. 공간이 좁은 대신 천장은 높이고, 접이식 가구들을 적극 활용하는 등 공간 활용도를 극대화하고, 젊은이들의 취향에 맞게 세련된 인테리어를 구축해 매력을 높였다. 대도시 생활을 즐기고 싶은 많은 청년들의 주거비용 문제를 크게 덜 수 있어 인기는 식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입는 주치의(Wear Your Doctor)
혁신아이디어에서 빠지지 않는 것은 바로 의학분야인데, 이번 타임지가 선정한 아이디어에서도 그 이름을 올렸다. 보통 몸이 아프면 병원을 방문해 의사의 진찰을 받는데, 마치 상처부위에 작은 밴드를 붙이는 것처럼 간단히 진료를 볼 수 있는 세상이 도래할 것으로 보인다.
생체전자분야 기술을 선도하는 업체인 MC10社는 심장박동, 체온, 체수분율 등을 체크하고 와이파이(무선인터넷)으로 센서와 연결된 스마트폰에서 이를 분석해 의사에게 실시간으로 전송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환자의 몸 상태에 관한 빅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하면, 의사의 주기적인 진단 없이도 상태 변화를 지속적이고 세밀하게 감지할 수 있게 된다. 프로테우스社에서 개발중인 모래알 사이즈의 전자알약은, 섭취한 사람의 장기 내부상태를 점검하고 분석해 그 정보를 의사에게 전송해 주는 기능도 가능하다고 한다.

안현상
삼성경제연구소 선임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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