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brand)란 제품의 얼굴로 판매자의 제품이나 서비스를 경쟁사와 차별화 시키기 위해 사용하는 이름과 상징물(로고, 패키지 디자인, 트레이드마크 등)의 결합체를 말한다. 간단히 말해 차별화된 제품을 브랜드라고 한다.
브랜드관리는 전통적 4P(Product, Pricing, Place, Promotions) 관점에서 보면 광의로 상품(Product)관리 영역에 속하지만, 오늘날 대부분의 마케팅활동은 기업들이 보유하고 있거나 향후 개발하고자 하는 개별 브랜드를 중심으로 행해지고 있다. 따라서 상품관리와 구분해 브랜드관리 내용을 간단하게 살펴보기로 하자.

‘브랜드’는 현대 마케팅의 중심
기업의 제품이 소비자들의 마음속에 우호적(favorable)이고 독특하면서(unique) 강력한(strong) 연상(association)을 만들어 낼 수 있다면 그 제품은 다른 경쟁제품에 비해 상대적으로 소비자들에게 더 많은 사랑을 받을 것이고 그 결과 그 기업은 보다 높은 가격프리미엄을 누릴 수 있다. 이렇게 브랜드가 창출하는 부가가치를 브랜드자산(brand equity)이라고 부른다. 브랜드자산의 가치와 관련된 일화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어느 과자회사가 경영상의 이유로 회사를 팔아야만 했다. 몇십년을 쌓아온 아성이 하루 아침에 무너질 위기에 처했고 사원들도 불안한 미래에 떨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날 어떤 대기업이 이 회사를 흔쾌히 사겠다고 나섰다. 과자회사 사장은 배짱을 부리며 “우리가 키워 온 것은 개개의 제품이 아니라 우리 제품의 브랜드다. 어디가서 이만큼의 브랜드로 키우려면 돈이 얼마나 드는지 따져 보라”며 큰소리를 쳤다. 큰소리에 그치지 않고 사장은 회사가 지니고 있는 자산 값어치 보다 10배나 높은 값을 불렀다. 결국 대기업은 그 회사 사장이 부르는 대로 자산가치 보다 10배나 높은 값에 회사를 사들였다.
이 이야기는 지난 1988년에 있었던 크래프트(kraft Food Inc.)라는 식품회사의 실제 이야기다. 크래프트는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리츠, 오레오, 크래프트 크림 치즈 등의 제품을 생산하는 회사다. 아마 크래프트의 제품 하나쯤 안 먹어본 독자는 없을 것이다.
이 크래프트사를 담배회사로 알려진 필립모리스가 지난 1988년에 합병했다. 당시 크래프트가 필립모리스에 회사를 판 가격은 129억 달러(약 16조 7700억 원)라는 천문학적인 액수다. 이 값은 크래프트의 총자산(13억 달러)보다 10배나 많으니 ‘남겨도 좀 남긴 장사’가 아니라는 결론이 쉽게 나온다. 이 사건은 세계 시장에 길이 남을 만한 교훈을 남겼다. 즉 필립모리스는 크래프트라는 회사를 샀다기보다 크래프트가 키워 놓은 엄청난 브랜드와 시장을 샀다는 교훈이다.

소비자들의 신뢰 얻어야
엄청난 값을 지급한 필립모리스는 이후 어떻게 됐을까? 바가지를 옴팡지게 뒤집어쓴 탓에 큰 타격을 입었을까? 천만에! 필립모리스는 담배라는 식품(?)군을 중심으로 은근슬쩍 제품 라인을 확장해 명실상부한 세계 제1의 식품회사로 군림하는 데 성공한 것은 물론 크래프트라는 브랜드를 중심으로 형성된 소비자층까지 몽땅 사들인 성공적인 M&A의 살아 있는 교훈으로 남게 됐다.
브랜드자산의 관리는 예쁜 과일바구니를 만드는 과정에 비유될 수 있다. 먼저 과일이 많이 들어 갈 수 있는 바구니를 만들어야 하고 그 후 바구니 속에 담을 예쁜 과일을 선택해야 한다. 과일바구니를 크게 만드는 과정은 브랜드인지도를 높이는 과정에 해당되며, 과일바구니 속에 담을 예쁜 과일을 선택하는 것은 브랜드와 관련해 호의적인 이미지를 소비자들의 마음 속에 심어 주는 과정에 해당된다.
어떤 과일을 바구니에 담아야 하는가? 즉 바람직한 브랜드 이미지란 소비자의 마음 속에 ‘호의적’이고 ‘강력’하면서 ‘독특한’ 연상들을 가지고 있을 때, 형성됨을 잊지 말자.

이명호(한국외국어대학교 세계경영대학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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