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소(43.여)씨는 대학 동창의 어머니가 돌아셨다는 소식에 장례식장을 찾았다. 친구 몇몇과 함께였지만 긴장됐다. 그동안 장례식장을 찾은 적이 거의 없어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몰랐기 때문이다. 미리 준비해 간 부의금 봉투를 건네고 고인과 상주에게 예를 갖춰 인사를 한 후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과 술 한잔을 하고 집으로 돌아왔다. 그런데 뭔가 실수를 한 듯한 느낌에 지금까지도 마음 한 구석이 무겁다.
‘장례’는 죽은 사람과 산 사람이 함께 치르는 의례다. 고인은 이생에서의 삶을 마감하는 시간이고, 유족은 고인과의 시간을 정리하는 중요한 절차다.
우리나라는 199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집안에서 장례를 치르는 게 일반적이었다. 상을 당하면 그 집안의 어른은 물론 각지에 흩어져 생활하던 가족, 친척, 친구들이 집으로 모여들어 고인을 모셨다. 지금은 장례문화도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간편해지고 간소화되는 등 크게 변했다.
하지만 장례 예절만큼은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조문 복장, 헌화 방법, 인사법 등 올바른 장례식장 예절에 대해 알아본다.   
 
조문복장…화려하지 않고 차분하게
장례식장 에티켓의 가장 기본은 옷차림이다. 남자는 검정색 양복에 흰 와이셔츠, 검정색 넥타이를 매는 것이 기본이다.
만약 검정색 양복이 준비되지 않은 상황이라면 감청색, 진회색 등 어두운 톤의 옷을 입어도 된다.
여성 역시 검정색 옷을 입는 것이 예의다. 화려한 색상의 의상과 핸드백은 반드시 피해야 한다. 화장은 튀지 않는 차분한 스타일로 하되 목걸이, 귀걸이 등 액세서리는 하지 않는 게 좋다. 신발 역시 검정색을 신고 맨발이 보이지 않도록 검정색 스타킹이나 양말을 신는 게 좋다.
만약 준비 없이 장례식장을 찾아야 할 경우라면 장례식장에서 대여해 주는 정장을 입는 것도 방법이다.

두번 절한 후 목례 또는 반절
조문 시엔 영정을 향해 두 번 절을 한 후 목례 또는 반절을 하면 된다. 그러고 나서 상주와 맞절을 한 번 한다. 여자 상주와는 맞절 또는 목례를 한다. 이때 상주에게 애도의 말을 전하는데 ‘얼마나 상심이 크십니까’, ‘뭐라 위로해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등 지나치지 않고 예의 바른 표현이 좋다.
주의할 점은 절할 때 남자와 여자의 손모양이 다르다는 것이다. 남자는 오른손이 위로, 여자는 왼손이 위로 가도록 포개 절을 하는 게 원칙이다. 장례식장에서 회사 동료 등 지인을 만났을 때는 가볍게 목례를 하는 것이 좋다. 큰 소리로 인사를 하거나 웃으며 대화를 나누는 건 절대 금기다.

분향·헌화…고인 넋 기리며
조문 시 가장 먼저 하는 게 분향이다. 향은 세 개를 피우는 게 원칙이다. 이는 천신·지신·조상에게 고한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최근 한 개를 분향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한 개만 피워도 예의에 벗어나지 않는다. 홀수가 길한 숫자를 뜻하므로 하나 혹은 세 개를 분향하는 것이 좋다. 분향할 때는 향의 불을 끈 후 향로에 꽂는데, 이때 불꽃은 왼손으로 흔들어 끈다.
헌화 시에는 꽃 봉오리 방향 때문에 고민하는 사람이 많다. 꽃은 받는 사람이 향기를 맡을 수 있도록 봉오리가 고인의 영정으로 향하도록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차정우 오봉산 추모공원 부사장은 ‘헌화 방향은 크게 고민하지 않아도 된다’며 ‘먼저 헌화된 방향에 따라 놓으면 된다. 어느 방향이든 고인을 생각하는 마음이 중요하다’고 전한다.
 
음식에 치중하는 조문은 큰 결례
최근 바쁜 스케줄로 인해 점심시간을 이용해 조문하는 경우가 많다. 점심도 먹고 조문도 하고 일석이조의 효과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조문 시 음식에 치중하는 건 큰 결례다. 유족들 앞에서 음식을 마구 먹어대는 건 그야말로 꼴사나운 행위다.
또 장례식장에서 지인을 만났다고 반가워하거나 크게 떠들어서도 안 된다. 물론 웃는 것 역시 금기사항이다. 술은 조용히 마셔야 한다. 건배를 하거나 취할 정도로 마시는 건 반드시 피해야 한다.
차정우 오봉산 추모공원 부사장은 이 외에도 △여럿이 함께 조문 시 분향은 대표 한 사람만 할 것 △조의금 봉투엔 ‘부의(賻儀)’ ‘謹弔(근조), ‘弔儀(조의)’, ‘香燭臺(향촉대)’ 등을 쓸 것 △유족들에게 계속 말을 시키거나 악수를 청하지 말 것 △큰소리로 떠들지 말 것 등을 조언했다.
차 부사장은 “슬프고 어려운 자리인 만큼 유가족에게 위로가 되도록 예의 바르게 행동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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