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지에 대한 관심도가 바뀌어질까?  한번 갔던 곳을 다시 가고 싶어하지 않은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지자체에서는 오래전부터 알려진 관광지만이 능사가 아님을 알기에 새로운 관광지를 만들어내기에 부심한다. 새로운 것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욕구를 채워줘야 한다. 그래서 같은 여행지라도, 때로는 바뀌곤 한다. 사람 손으로 꾸며 치장을 하면 달라지는 것은 당연지사다. 제주도에는 우리가 기존에 알고 있던 유명 여행지 말고도 새로운 곳이 속속 모습을 드러낸다. 기존에 있던 자연 환경을 개발해서 하나둘씩 사람들을 유치하기 때문이다.

세계 100대 아름다운 길, 1112번 도로 삼나무 숲길
제주도에는 아름다운 드라이브 길이 아주 많다. 그중에서 1112번 도로에서 만나는 삼나무 숲길은 단언컨대,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길이다. 숫자로 만들어지는, 도로 이름까지도 낯설은 산간도로에 펼쳐지는 이 도로는 제주시 조천읍 교래리에서 구좌읍 평대리까지 이어진다.
한라산국립공원 북동부 끝 지점에서 시작해 제주시 동부 지역을 북동쪽으로 가로지르며 뻗어나가다 평대리 해안에서 끝나는 도로. 이 도로를 ‘삼나무 길’이라는 별칭이 붙어 있다. 교래 사거리에서 산굼부리, 대천동 사거리를 지나 송당까지도 길가에 가로수로 삼나무가 늘어서 있다. 길고 긴 도로 양쪽으로 하늘 높이 솟은 삼나무 가로수가 끝도 없이 펼쳐진다.
그 아름다움에 자꾸만 차를 멈추고 싶어진다. 각종 영화, 드라마, CF 등의 촬영 장소로 많이 이용되는 이 길은 2002년 건설교통부가 전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로로 선정했다. 차 세울 곳이 마땅치 않다고 차로 휑하니 지나치고 만다면 멋진 풍경을 놓치고 말 것이다.

건강은 책임지마, 사려니 숲길
1112번 도로, 초입에서 만나는 물찻오름(제주시 조천읍 교래리). 갑자기 멈춰 있는 많은 차량과 많은 사람들을 많이 만나게 될 것이다. 이유는 ‘사려니 숲길’을 걸으려는 관광객들이다.
물찻오름을 지나 서귀포시 남원읍 한남리의 사려니 오름까지 이어지는 숲길로 총 길이는 약 16km다. 왕복 5시간정도는 할애해야 한다. 결코 짧지 않은 숲길을 걷겠다는 사람이 많은 이유는 무엇일까? 이곳은 ‘제주시 숨은 비경 31’ 중 하나로 소개(2009년 7월)되었다. 서서히 사람들에게 알려지게 된 것은, 선정된 이유가 충분하기 때문이다. 졸참나무, 서어나무, 떼죽나무, 편백나무, 삼나무 등 다양한 수종이 서식하고 있는, 천혜의 숲. 청정한 공기를 온 몸으로 흡수할 수 있는 길이다.
자연림 숲길을 걸으면 건강에도 큰 도움이 된다. 길은 넓고 최고 550m 정도의 경사도가 있을 뿐 가파른 구간도 없다. 오소리와 제주족제비를 비롯한 포유류, 팔색조와 참매를 비롯한 조류, 쇠살모사를 비롯한 파충류 등 다양한 동물도 서식하고 있는 생태계의 보고. 천천히 사색하며 걸을만한 가치가 충분한 곳이다.

국내 5번째 람사습지로 지정된 물영아리 오름
제주도의 독특한 특징으로는 ‘오름’이다. 제주도는 한라산 산록과 중산간 지대에 집중 분포되어 있는 자그마한 산 ‘오름’을 갖고 있다. 오름이란 ‘기생화산’으로 일컬어지는데, 이는 큰 화산의 옆 쪽에 붙어서 생긴 작은 화산을 말한다.
제주시에는 제주시내권 59개 이외에 한림읍지역에 16개, 애월읍지역에 45개, 구좌읍지역에 35개, 조천읍지역 30개, 한경면지역에 13개, 우도면에 쇠머리오름까지 총 255개의 오름이 있다. 한마디로 ‘오름 천국’이라고 할 수 있다. 무수히 많은 오름 중에서도 독특한 곳이 ‘물영아리 오름’이다. 화산 활동의 결과로 형성된 분화구 내의 습지다. 여느 오름과 달리 정상부에 형성된 분화구에 물이 고여 습지를 이루고 있다. 2006년 10월, 국내 5번째 람사습지로 지정되었고 세계적으로는 1648번째 람사조약 습지로 등록되었다. 물영아리 오름에는 멸종위기종 2급인 물장군과 맹꽁이를 비롯하여 물여귀 등 210종의 습지식물과 47종의 곤충, 8종의 양서류와 파충류 등 다양한 생물군이 서식한다. 희귀 습지생물이 서식하고 있어, 생태 보전 지역이다.
수령산(水靈山) 일대 분화구 내에 형성된 습지로서 면적은 0.309㎢이다. 이 습지는 하천이나 지하수 등 외부에서는 물이 유입되지 않고, 오직 비가 내려야만 물이 공급되는 환경인데도 다양한 습지생물이 서식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분화구를 가려면 발품을 팔아야 한다. 처음부터 끝까지 계단을 따라 올라가야 한다. 해발고도 508m며 나무계단 820여 개를 올라야 했다. 계단 옆으로는 낮에도 어두컴컴하게 만드는 삼나무 군락지다. 계단을 다 오르면 내리막이다. 그리고 만나는 물영아리 오름. 여름이 되어야만 천연 습지의 느낌을 제대로 만끽할 수 있는 곳이다. 분화구 안에 들어서면 세상과 단절된 듯한 고요함이 가장 먼저 느껴진다. 이곳은 ‘늑대소년’이라는 영화 촬영지로 이용되면서 사람들에게 서서히 알려지고 있다. 전설이 있다. 먼 옛날 도망친 소를 쫓던 목동의 꿈에 백발 노인이 나타나 소들이 물을 찾아 헤매지 않게 해주겠노라 장담한 뒤부터 분화구에 물이 찰랑이게 됐다는 이야기다. 관리자, CCTV 설치등, 감시 눈빛이 이곳저곳에 있으니 유의해야 한다. 오름까지 가는 길목에는 초원지대가 있다.

■여행정보
○ 물영아리오름 ;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남원읍 수망리 산182-2  
○ 사려니 숲길 : 제주시 조천읍, 문의:064-730-7272
○ 찾아가는 방법 : 물영아리오름:제주국제공항 → 용문로 → 월성사거리에서 시청 방면 우회전 → 오라오거리에서 좌측 9시 방향 → 국립박물관사거리에서 표선, 봉개동 방면 우회전 → 번영로 → 남조로 교차로에서 남원 방면 우회전 → 남조로 → 물영아리오름
○ 대중교통 : 제주시외버스터미널에서 516행버스 이용 물찻오름 하차.

■글·사진  이신화  http://www.sinhwada.com

저작권자 © 중소기업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