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관 어려운 한류 미래…新한류로 거듭나야
1997년에 태동한 한류의 인기가 15년 만에 최고조에 달했다. 케이팝 외에도 드라마, 영화 등 한국 대중문화가 해외에서 선전하며 최상의 수출 성과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한류는 IT 경쟁력과 역동적 문화라는 강점에도 불구하고 콘텐츠 질 저하, 대중문화 편중 등의 문제로 향후 지속 여부가 불확실한 상황이다. 삼성경제연구소가 한국의 CEO를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40%만이 ‘5년 이상 한류가 지속할 것’이라고 답할 정도로 부정적인 견해가 우세했다. 한류가 일시적 열풍을 넘어 지속성과 세계성을 겸비한 ‘新 한류’로 거듭나기 위한 6가지 전략을 제시하고자 한다.
①한류 범위의 확장
스타 중심의 대중문화에서 한국문화 전반으로 한류의 범위를 넓혀야 한다. 케이팝이나 드라마처럼 1~2개 인기장르에 머물기보다는 순수예술이나 생활문화까지 풍부하게 포괄하는 ‘문화용광로 전략’이 중요하다. 대표적인 문화 강국으로 뽑히는 영국은 불과 1세기 전까지만 해도 무력으로 세계를 지배한 국가였지만 지금은 셰익스피어, 비틀즈, 해리포터, 007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풍부한 소프트파워로 세계 문화계를 호령하고 있다. 이처럼 한국도 소수의 장르에 편식하지 않고 다양한 문화 포트폴리오를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 
②한국적 가치 결합으로 독창성 강화
서구문화를 모방하는 수준으로는 한류의 성공을 보장하기 어렵다. 그러므로 글로벌 콘텐츠에 한국만의 문화유전자를 창조적으로 융합해 희소가치를 높여가야 한다. 한국 고유의 스토리와 문화원형을 발굴해 글로벌 감각으로 재창조할 필요가 있다. 미국은 전통 문화유산이 부족함에도 불구하고 슈퍼맨, 스파이더맨과 같은 영웅 콘텐츠를 만들어 냈는데 한국도 후대에 오랫동안 살아남을 수 있는 새로운 문화적 소재를 발굴해야겠다. 
③건전한 창작 생태계 구축
튼튼하고 건강한 한류 창조의 생태계를 조성해 시장을 확대해야 한다. 새로운 창작 인력과 자본이 모이지 않으면 문화산업 시장은 급격히 위축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아이디어만 참신하면 아마추어나 고객까지도 자유롭게 진입해 활동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최근 아마존은 신개념의 전자책 서비스인 ‘킨들 월드’를 구상 중인데 재능이 뛰어난 사람은 누구라도 작가로 등단해서 작품을 창작하게 하고 이들에게 인세를 지급하는 구조이다.  
④교류·협력 강화로 공감기반 조성
한류의 핵심 소비국가인 일본, 중국 등의 반한류ㆍ혐한류는 한류의 지속발전에 걸림돌이자 난제다. 이를 풀어가기 위해 ‘우리 문화가 최고’라는 시각에서 벗어나 이해와 존중을 바탕으로 양방향 문화교류를 추진해야 한다. 또한 해외 현지 업체와의 공동 제작을 통해 한국 문화에 대한 견제를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
⑤온·오프라인 플랫폼의 전방위적 활용
온·오프라인 플랫폼을 전방위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한류는 유튜브와 같은 온라인 매체 때문에 폭발적으로 확산했는데 이제는 다국어를 기반으로 하는 토종 온라인 플랫폼 구축으로 한류 전파력을 극대화해야 한다. 오프라인 공간에서는 한국문화를 한꺼번에 체험할 수 있도록 ‘클러스터’를 만들어 관광객을 유도하고 한국문화원, 코리아타운, 세종학당 등 해외 거점기관을 한류 전파의 교두보로 활용해야겠다.
⑥국가별 맞춤형 마케팅 전개
동일한 콘텐츠로 다양한 국가의 한류 소비자를 공략하기는 어렵다. 따라서 국가별로 선호하는 콘텐츠를 파악해 보다 세밀한 해외진출 전략을 세워야 한다. 싸이 등을 계기로 한류에 관한 관심이 촉발된 신흥국가에는 케이팝 인기를 활용, 다른 장르로까지 인기를 확산시키고, 아프리카 같은 한류 무풍지대에는 시장개척 차원에서 콘텐츠를 무료 수출하면서 한류 보급에 힘써야겠다.
정부는 지원은 하되 간섭은 배제하는 ‘팔길이 원칙’에 따라 창작자에게 최대한 자율성을 부여할 필요가 있다. 기업은 문화계와의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창조적 한류 마케팅’을 구사하고, 산업 전반에 문화를 결합해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해야 한다. 한편, 뛰어난 예술가를 육성하는’ 엘리트 예술교육’을 넘어서 ‘누구나 즐기는 예술교육’으로 한류의 밑거름을 다져야 할 것이다.

서민수(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

저작권자 © 중소기업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