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20대 여성 직장인 이모 씨의 화장대는 기능성 화장품이 넘친다. 눈밑·광대·팔자 주름 개선을 위한 아이크림은 물론 태반크림, 콜라겐부스터도 있다. 피부관리 주1회, 예쁜 몸매를 위해 요가와 필라테스도 꾸준히 하고 있다. 이렇게 지출하는 비용이 1년에 800만원. 연봉이 3000만원인 그녀에게 3분의 1에 가까운 비용이지만 아깝지 않다.
#2. 30대 직장인 남성 박모 씨는 젊음을 유지하기 위해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 새벽은 피트니스센터에서 뱃살빼기로 하루를 시작하고, 출근할 때는 BB크림을 빼먹지 않는다. 햇볕이 많이 쬐는 날은 썬스프레이, 건조한 날은 미스트를 뿌린다. 모공의 블랙헤드를 없애기 마스크팩까지 화장품 구입을 위해 한 달에 20여만 원을 쓰고 있다.

경기침체 속에 건강과 미용에 돈을 아끼지 않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불경기 때는 여가활동 등을 줄인다는 통설에서 벗어나 빠듯한 살림에도 젊음과 아름다움을 유지하려는 소비수요를 지칭하는 ‘노무(NoMU: No More Uncle)족’, ‘노마(NoMA: No More Aunt)족’이 새로운 소비주체로 뜨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최근 국내 소비자 500여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안티에이징 산업에 대한 소비자 인식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들의 81.8%가 최근 3년간 소비지출여력이 ‘빡빡했다’고 표현했지만 안티에이징 지출은 크게 늘린 것으로 조사됐다.
응답자의 86.9%는 과거보다 젊음에 대한 관심이 많아졌다고 답했으며, 63.9%는 외모가 곧 능력이자 자기관리의 척도라도 생각한다고 응답했다. 이런 결과는 자신을 꾸미고 관리하는 데 지출을 하는 것을 사치로 보는 사회 분위기가 많이 바뀐 것으로 분석할 수 있다.
자신을 가꾸는 데 지출이 늘어난 응답자의 절반 이상은 젊음을 유지하기 위한 식품을 꾸준히 복용하고 있었다. 61.2%는 비타민, 홍삼제나 영양제 등 건강보조제를 복용 중이었고, 58.6%는 블루베리, 견과류 등 건강식품류를 섭취하고 있었다.
대부분 소비자들은 1년에 안티에이징 활동을 위해 연평균 40만원 이상의 돈을 소비하고 있었다. 피트니스·요가활동 등에 연평균 70만9천원을 지출하고, 화장품은 평균 38만4천원, 연간비타민·홍삼 등 영양제류 지출에 들어가는 돈은 35만9천원 가량으로 집계됐다. 피부과나 성형시술, 치아미백과 교정 등 미용목적의 의료비 지출하는 소비자들은 연간 61만2천원 가량을 지출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아저씨티’를 벗으려는 노무족도 급격히 늘고 있다. 지난 3년간 건강보조제, 건강식품류 섭취를 늘린 남성은 31.4%, 피부클리닉의 방문이 잦아졌다는 남성도 15.7%였다. 기능성화장품 사용을 늘린 남자도 11.6%에 이르렀다. 남성이 안티에이징 위해 소비하는 제품으로는 헤어케어제품 활용도가 36.8%로 기능성화장품(24.4%), 뷰티가전(16.9%), 치아미백(7.9%), 피부과·성형외과 시술(3.7%) 등을 압도했다.
박종갑 대한상의 상무는 “12조원 규모의 안티에이징 시장이 매년 10%씩 급성장한데는 수명연장과 저출산 고령화, 여성의 사회진출 등 사회적 요인이 큰 몫을 했다”며 “불황에 뷰티관련제품이 더 잘 팔리는 ‘립스틱 효과’가 최근에는 보다 폭 넓게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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