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휴가로 제주도 가족여행을 다녀온 김기혁(47)씨. 2박3일 일정의 여행 계획을 세우면서 가장 부담스러웠던 부분은 4인 가족 기준 100만원에 달하는 항공료였다. 전체 여행비용 중 항공료가 절반 가까이 차지했던 것. 중고생 두 딸과 함께 저가 항공을 이용하자니 ‘안전’ 문제가 걸렸다. 각종 매체를 통해 저가항공의 사고 사례에 대해 살펴본 김씨는 안전에 대한 확신이 생겼다. 항공사별 가격을 비교해 A항공을 이용하기로 마음을 굳혔다. 여행 당일 비행기에 탑승한 김씨는 서비스와 친절도 면에서 대형사에 절대 뒤지지 않는 저가항공에 만족했다. 거품을 뺀 실속 있는 서비스였다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운다.    

올 여름 여행 트렌드에서 빠지지 않는 것 중 하나가 ‘저가항공’이다. 대형사에 비해 30~70% 저렴한 가격과 질 높은 서비스로 승승장구하고 있다.
국내 저가항공은 2005년부터 차례로 설립돼 현재 제주항공, 이스타항공, 에어부산, 티웨이항공, 진에어 등 5개사가 대한항공·아시아나의 틈새시장을 파고들고 있다. 저가항공의 가장 큰 무기는 뭐니 뭐니 해도 ‘가격’. 항공사의 이벤트를 잘만 활용하면 제주도를 2만원대에 다녀올 수도 있다.
또 많은 이용자들이 걱정하는 ‘안전’ 면에서도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 특히 갖가지 아이디어와 이벤트로 불신과 반감을 한 방에 날리며 ‘알뜰족’들의 입가에 미소를 번지게 하고 있다.
저가항공사인 B항공 관계자는 “과거 기체 결함을 비롯해 안전 문제가 발생하며 운항 지연·결항이 초래된 바 있지만 지금은 많이 개선됐다”며 “저가항공이 가격·안전 면에서 수준이 높아졌다는 의식이 확산되며 이용자가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티웨이항공을 대표하는 건 단연 얼리버드 요금제다. 매주 금요일 오후 2시 홈페이지를 방문하면 2개월 뒤 2주간의 항공권을 최저 1만5000원에 구입 가능하다. 결항률이 낮은 것도 큰 장점이다. 한국공항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지연·결항률은 0.17%로 가장 낮다.
취항 4년6개월 만에 탑승객 1000만명을 돌파한 에어부산은 대형 항공사에 맞먹는 기내 서비스와 넓은 좌석이 강점이다.
좌석 간격이 국내 저가항공사 중 가장 넓은 33인치로 편안함을 제공한다.
최근엔 예약부터 발권까지 한 번에 가능한 모바일 웹사이트(m.airbusan.com)을 공개해 편리함을 더했다. 애플리케이션 설치 없이 스마트폰과 태블릿PC에서 바로 이용 가능하다. 물, 주스, 커피도 무료 제공된다.
국내 항공사 중 유일하게 청바지 차림의 승무원을 만날 수 있는 진에어는 지정좌석제를 없애고 선착순 시스템을 도입했다. 컬러로 구분한 A존, B존, C존만을 지정해 먼저 도착한 사람이 자리를 정하는 방식이다. 시간 절약은 물론 혼선도 줄일 수 있다. 아울러 진에어는 신입 승무원의 안전교육을 대한항공에 위탁하는 등 안전사고 방지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이스타항공은 ‘짜릿한 가격으로 추억을 파는 국민항공사’를 슬로건으로 내걸었다. 1호기부터 6호기까지 스카이, 스페이스, 프린스, 크루즈, 타임머신, 페어리파크 등 우주 비행선 콘셉트를 적용, 실내 디자인을 차별화했다. 2009년 첫 취항한 이후 지난 23일 무사고 비행 10만 시간을 돌파하는 등 안전한 항공사로 자리 잡았다. 비행 중간에 승무원이 사진도 찍어준다.
제주항공은 안전성 강화를 위해 국내 저가항공사 최초로 항공기상 감시 시스템을 운영한다. 또한 고객 서비스 개선을 위해 예약·발권 시스템 성능도 강화한다. 인터넷 예약 속도를 높이고, 예약센터 등을 통한 오프라인 예약정보도 온라인에서 확인 가능토록 바꾼다.
특히 여름휴가철을 맞아 8월 4일까지 김포, 청주, 부산에서 제주로 출발하는 항공편에 탑승한 만 12세 이하의 모든 어린이에게 제주항공 항공기 모양의 비치볼을 선물한다.

꼼꼼히 검색하고 신중히 구입해야

저가항공 이용 시 반드시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 먼저 일정이 변경될 가능성이 있다면 저가항공은 피하는 게 좋다. 항공권 취소 수수료, 날짜 변경 수수료, 좌석 지정 수수료 등이 규정돼 있고, 특히 탑승자 이름 변경 시 수수료 부과는 물론 변경 자체가 매우 까다로우므로 티켓 양도에 주의해야 한다. 특가항공권의 경우 계약 해지 시 전액 환불받지 못할 수도 있으므로 신중하게 구입해야 한다.
또 날짜, 시간, 여행기간 등에 따라 항공료가 천차만별이므로 비교는 필수다. 아울러 일반 항공사보다 위탁수하물 운임기준이 까다롭고 기내 휴대 수하물이나 무료 위탁 수하물 기준이 항공사별로 차이가 있으니 반드시 체크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일반 항공사와 체크인 절차에 다르므로 공항에 30분 정도 일찍 도착하는 게 안전하다.  

노경아 jsjysh@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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