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백필규(중소기업연구원 연구위원)

중소기업에 사람이 오지 않는다고 한다. 그 이유를 중소기업 경영자들은 구직자의 눈높이가 높아서라고 한다. 그러나 구직자들은 당장 받는 급여는 낮더라도 미래비전이 있으면 가겠는데 그런 미래비전에 관한 정보를 기업이 아닌 구직자 입장에서 제공하는 중소기업은 별로 없다고 말한다.
창업과 벤처 생태계가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담보에 기초한 융자중심의 자금조달이 기업의 미래가능성에 기초한 투자 중심의 자금조달로 바뀌어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투자를 해서 수익을 거둘만한 기업인지 아닌지에 대한 정보도 거의 없고 평가할만한 능력도 없다 보니 담보와 융자에 매달릴 수 밖에 없다.
성장단계별로 필요한 자원과 경영자 능력이 다르기 때문에 기업성장이 제대로 이뤄지기 위해서는 다른 기업의 자원과 경영자 능력을 접목시키는 M&A가 필수불가결하다고 말한다. 그러나 상대가 M&A할 만한 기업인지에 대한 정보가 크게 부족하다보니 리스크가 너무 커 M&A할 염두가 나지 않는다.
기업가정신을 제고하기 위해서는 패자부활에 대해 관대해져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실패한 기업인이 과거의 실패를 거울삼아 부족한 점을 보완해 성공할 가능성이 있는 사람인지 아니면 과거의 실패원인을 그대로 답습해 또 한번의 실패를 겪을 사람인지에 대한 판단정보가 빈약하다보니 제대로 된 지원이 되기 어렵다.

정보 부족·비대칭 문제 심각
벤처기업이나 이노비즈 기업 등 혁신형 중소기업이 창조경제의 주역이 돼 성장과 고용창출을 주도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중복을 빼면 4만7천여개에 이르고 있는 혁신형 중소기업들이 그동안 어떤 지원을 받았고 어떤 성과가 있었으며 어떤 문제점이 있었는지에 대한 이력정보가 축적돼 있지 않다보니 묻지마 지원이나 중복지원이 이뤄지면서 기대한 만큼의 성과를 올리지 못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상에서 살펴본 것들을 요약해서 말하면 정보부족, 혹은 정보비대칭에서 생기는 문제들이다. 정보는 올바른 의사결정을 위한 가장 중요한 요소지만 현실에서는 필요한 정보를 충분히 입수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각 경제주체들은 자신에게 유리한 정보는 공개하려고 하지만 분식회계정보처럼 자신에게 불리하거나 우수인재에게 기업의 미래비전에 관한 정보를 제시하는 것처럼 정보공개에 비용이나 번거로움이 수반되는 정보는 공개하려고 하지 않는다.

정보 투명성은 창조경제의 꽃
그러나 사실은 공개하지 않는 정보에 의사결정에 필요한 중요한 내용이 담겨 있는 경우가 많다. 특히 중소기업은 CEO리더십이 기업의 성장이나 경쟁력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데도 불구하고 CEO리더십에 관한 정보는 거의 없는 것이 현실이다.
그 결과 그럴듯한 기술과 미래비전으로 포장한 기업들이 CEO의 독선이나 도덕적 해이로 어느날 갑자기 부실기업으로 전락하는 경우도 드물지 않게 일어난다. 제대로 된 CEO리더십이 있었다면 대기업으로까지 성장할 수도 있었을 기업이 허약하거나 잘못된 리더십으로 영세기업 수준에 머무르거나 실패기업으로 추락하는 경우도 적지 않은 것이다.
이런 문제들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CEO리더십에 관한 평가기준을 만들어 정보를 축적하고 공개하며 활용하는 노력이 하루빨리 이뤄져야 한다. 얼마전에 1억건 이상의 공공정보를 공개해 투명성과 경제활성화의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정부 3.0비전이 발표된 바 있지만 민간기업의 정보공개 노력도 그에 못지 않게 중요하다.
정보부족이나 정보비대칭의 그늘 속에 서식하는 좀비기업들이 사라지고 투명하고 혁신적인 기업들이 우대받고 기업가정신을 발휘하는 사회가 돼야만 창조경제도 비로소 꽃을 피울 수 있다. 

백필규(중소기업연구원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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