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정세 ‘안갯속’…리스크관리가 우선이다
전세계적으로 불확실성이 가중되고 있다. 우선 미국과 중국관계가 재정립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고, 중동 정정불안이 지속되고 있으며, 유로존 등에서 긴축처방이 한계에 도달해 경기침체와 극심한 실업난이 나타나는 등 정치·사회적 불안이 고조되고 있다.
◇미중관계 재정립 추세
지난 6월 미 캘리포니아주 서니랜즈에서 개최된 미중 정상회담은 ‘세기의 회담’으로 불리며 전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이번 회담은 올 3월 중국인민대표대회 이후 공식출범 한 시진핑 정권이 미국과 처음으로 개최한 정상회담이었다. 이번 회담에서 가장 주목받은 부분은 양국의 관계를 ‘새로운 형태의 대국관계’로 재정립시킨다는 데에 합의했다는 것이다.
특히 중국은 이제 지역강대국에서 ‘세계강대국’으로 도약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그런데 미국과 함께 ‘세계’를 경영하기 위해서는 국력신장에 맞는 국제적 책임도 성실히 수행해야 한다. 중국은 미국이 중국의 ‘핵심이익’을 존중해주면 핵문제, 기후변화 등 글로벌 이슈에서 국제적 책임을 다하겠다고 말하고 있다. 
이처럼 미중 양국이 새로운 패턴의 관계정립을 강조하는 것은 상호의존의 현실을 인정하고 협력의 필요성을 더욱 크게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의 입장에서도 미국과의 호혜협력의 관계 정립이 필요하다. 현재 중국은 미국의 ‘아시아 중시’(Pivot to Asia) 정책으로 압박감을 느끼고 있다. 이러한 압박감을 완화시키면서 ‘중국의 꿈’을 실현하기 위한 시간적·전략적 공간을 확보하려면 대미 관계의 틀을 새로이 마련해야 한다. 향후 동북아에서는 미국과 중국이 한편으로는 전략적 경쟁을 지속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협력을 모색하는 ‘평화적 경쟁’(peaceful competition)의 양상이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중동 정정불안 확대
2013년 하반기에도 이란 핵문제와 시리아 내전 문제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지난 6월 이란에서는 중도 개혁 성향의 하산 로하니가 대통령에 당선됐다. 그는 전임 대통령과의 차별화를 위해 합리적 온건주의를 내세우고는 있지만, 핵정책에 있어서는 대동소이한 입장이다. 따라서 이란 핵문제는 좀 더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다. 미국과 이스라엘은 군사력을 사용하는 것에는 상당히 신중한 입장이지만, 경제제재는 더욱 강화하고 있다. 
시리아의 경우 미국, 러시아 등 주요국의 대리전 양상이 가열되면서 알 아사드 정권의 퇴진이 더욱 불투명해지고 있다. 2011년 1월 반정부 시위 발생 이후 내전으로 확대되면서 2년반 이상 장기화되고 있다. 지난 5월 미국이 시리아 정부군의 화학무기 사용을 이유로 반군에 무기지원을 하겠다고 하자, 러시아는 알 아사드 정권에 대한 헬기 지원 등으로 맞서고 있는 상태다. 이처럼 시리아 사태가 장기화 되고, 미국 대 러시아의 대결 구도뿐만 아니라 이스라엘과의 분쟁으로 확대될 경우 중동 정세 불안이 더욱 가중될 전망이다.
◇유로존 내 정치·사회적 불안 고조
세계금융위기 이후 유로존에서는 고강도 긴축정책을 실시했다. 3년간 2147억유로(유로존 GDP의 2.7%)에 달하는 재정적자를 축소했다. 이러한 긴축조치는 전후 최악의 경기침체를 낳았다.  그런데 이러한 경기침체로 인해 극심한 실업난이 나타나고 있다. 특히 청년실업이 심각하다. 스페인은 56.4%, 이탈리아는 40.5%, 프랑스는 26.5%의 청년실업률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정치·사회적 불안이 고조되고 있다. 작년 11월부터 유럽 23개국에서 반긴축 시위가 발생했고, 긴축처방의 지속을 주장하는 독일에 대한 정서가 악화되고 있다.
긴축처방이 한계에 도달하자, 올 6월 EU 정상회의는 긴축 목표를 완화하기로 했으며, 청년 일자리 창출에 60억유로를 투입하기로 하는 등 제한적 성장정책을 추진할 계획이다. 9월 예정된 독일의 총선 이후 유로존에서는 긴축기조를 좀 더 완화하고, 성장정책 기조를 강화는 쪽으로 선회할 것으로 전망된다.
◇기회와 도전으로 활용전략 수립을
미중 G2 체제의 새로운 관계설정은 양국간 호혜적 경제통상 협력조치들로 나타날 것이다. 양국 간 투자협정 협상의 조속한 마무리를 위한 노력이 예상되고, 재생에너지·세일가스 등에서의 양국기업 간 협력도 강화될 것이다. 향후 미중 경제통상관계의 협력 패턴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 생각된다.
한편, 올 하반기부터 유로존은 ‘성장 및 고용정책’ 성향을 보다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유로존 경기침체를 완화해 세계경제 성장 및 금융시장 안정에 기여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생각된다.
그러나 중동지역에서의 정정 불안은 세계 경제의 저성장과 수요 위축에도 불구하고 유가 하락을 억제하는 지정학적 리스크로 지속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란 핵문제와 시리아 사태가 복합적으로 악화될 경우 국제 유가의 급등도 우려되고 있다. 우리 기업들은 긍정적 트랜드를 어떻게 활용하지를 숙고하는 한편, 부정적 트랜드에 대한 상시적 모니터링과 리스크 관리에 더욱 신경 써야 할 것이다.

최명해(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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