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승일(중소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정부가 경제정책의 중심을 ‘창조경제’에 두면서 창조경제를 이루기 위한 다양한 정책들이 추진되고 있다.
‘창조경제의 본질’은 무엇이고 그 방안은 무엇인가? 창조경제는 새로운 제품, 새로운 서비스, 새로운 기업을 통해 경제의 역동적인 성장을 이끄는 것이다.
창조란 말 그대로 새로운 것을 만드는 것이다. 에디슨은 창조의 힘을 “한 문제에 관해 지치지 않고 끊임없이 물리적, 정신적 에너지를 모으는 능력”에서 온다고 했다. 기업들이 시장에서 통할 창조에 집중하고 몰입할 때 창조경제는 성공할 수 있다. 말콤 글래드웰은 창의와 창조의 핵심에 도달하려면 1만시간 동안 훈련하고 숙달해야 한다고 했다.
또한 기업과 공공조직들은 구성원들의 새로운 시도와 학습가치가 있는 시행착오를 장려해야 할 것이다. 규율과 제도에 안주해 새로운 발상과 시도가 외면당하면 창조가 발생하기 어렵다.
스티브 잡스라는 장인은 기술과 예술, 디자인을 모방하고 융복합해 스마트폰을 탄생시켰다. 서로 다른 생각들이 만나 색다른 결과를 만든다. 창조란 이질적인 것 간의 소통, 섞임을 통해 변환되고 결합된 결과물들이다.
암묵지와 형식지, 온라인과 오프라인, 공학과 인문학, 마케팅과 생산, 이론과 경험, 현장과 관리부문, 기업 내부와 외부 등이 경계를 벗어나 교류하고 융복합될 수 있어야 한다.

이질적인 분야의 소통과 섞임
사실과 진실에 기반한 소통도 중요하다. 도미노 피자는 한 때 ‘최악의 피자’라는 고객 불만에 휩싸였다. 하지만 홈페이지에 그 불만을 그대로 등장시켜 자신의 치부를 적극적으로 공개했다. 문제점을 인식하고 개선하겠다는 솔직함에 고객들은 다시 돌아왔다. ‘새로운 피자’가 된 것이다.
누구나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것에 대해서 ‘정말 그런가’라고 되물을 수 있는 조직 문화도 필요하다. 거기에 문제 해결의 열쇠와 보물이 숨겨져 있다. 세계 2위의 건설장비 제조업체 고마쓰의 사카네 회장은 이를 ‘사실 발견(fact finding)’이라고 명명하고 직원들의 행동규범으로 삼고 있다.
보도자의 의향대로 만들어진 보도, 익명성에 숨은 인터넷의 의견들은 ‘사실’이 아니다. 앨빈 토플러는 “우리는 보통 의심 없이 가족, 친구, 동료와 주변 문화로부터 ‘합의된 진실’을 받아들인다. 무리의 뒤를 쫓아 모두가 호수로 뛰어들어 빠져죽는 나그네 쥐, 레밍의 신세가 될 수 있다”고 했다. 사실을 외면하면 창조는 소외되고 문제 해결에도 실패한다. 창조하고 혁신할 공간이 없다.

창조적 조직문화·공정경쟁 우선돼야
경제의 주역은 기업이다. 창조경제는 우리 기업들이 조직의 곳곳에서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 창조에 몰입하고 집중할 때 이룩된다. 제대로 된 상생으로 창조경제를 이루려면 작은 기업들의 아이디어 하나도 존중할 줄 알아야 한다. 그래야 이질적인 것들과의 결합이 가능하다.
사실과 진실에 기반해 소통하고, 잘못됐다는 지적도 수용할 때 제품과 서비스는 혁신을 시작한다. 폐쇄적이고 위계적인 조직문화에서는 개방형 혁신(open innovation)을 추진하기 어렵다. 외부의 아이디어조차 자신의 것으로 둔갑하기 십상이다.  
폐쇄적인 조직, 명령과 복종이 일반화된 조직에서 개방적이고 수평적인 소통, 이질적인 것들의 교류가 왕성한 조직으로 전환될 필요가 있다. 각종 자격증과 화려한 경력보다 분야별 전문성과 문제해결력을 존중하고 합당한 보상을 하는 기업, 조직이 돼야 한다. 안정추구보다는 도전의 가치를 인정하고 격려하는 사회여야 한다.
 창조적인 조직문화가 추구되고, 전문성에 기반한 공정한 경쟁이 자리 잡아야 한다. 그러한 시스템과 인프라를 만드는 것이 우리 모두가 감당해야 할 일이다.

김승일(중소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저작권자 © 중소기업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