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가구의 25%…소비시장 ‘큰손’떠올라
1인 가구가 빠르게 늘면서 경제에서 차지하는 규모와 영향력이 확대되고 있다. 2012년 현재 전체 가구에서 1인 가구가 차지하는 비중은 25.3%로, 네 가구 중 한 가구가 1인 가구이다.
가구원 수 기준으로 전체 가구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가구도 2010년 들어 4인 가구에서 1인 가구로 변화했고, 전체 가계 소비지출에서 1인 가구 소비지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2006년 6.7%에서 2012년 9.2%로 증가했다. 1인 가구가 새로운 소비주체로 부상하고 있는 현 시점에서 1인 가구 증가가 소비 등 경제에 미칠 영향력 점검이 필요하다.
통계청의 인구총조사와 가계동향조사 결과를 토대로 1인 가구의 인구구성, 소득, 소비지출 측면에서 구조적 특성을 분석한 결과, 세 가지 특징이 나타났다.
첫째, 인구구성 측면에서 볼 때, 성별로는 남자, 연령별로는 40∼50대 중년층 1인 가구가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다. 중년층 1인 가구가 전체 1인 가구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10년 29.4%로 2000년보다 5.1%포인트 증가했는데, 40~50대 미혼 및 이혼 남성의 확대가 중년층 남성 1인 가구 증가의 주요인인 것으로 파악됐다.
둘째, 소득 측면에서는 금융위기 이후 1인 가구 소득이 큰 폭으로 감소한 데다, 이후에도 소득개선이 상대적으로 더디게 진행되면서, 1인 가구와 2인 이상 가구 사이의 소득격차가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2년 기준 1인 가구의 월평균 실질 처분가능소득은 2인 이상 가구 소득(균등화 소득 기준)의 65.2% 수준에 불과할 뿐만 아니라, 2008년 이후 5년 연속 실질 처분가능소득 증가율도 2인 이상 가구 수준을 하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소득 중 90% 이상을 근로소득에 의존하고 있는 청년층의 경우 금융위기 이후 경기둔화와 근로소득 여건이 악화되면서 소득증가세가 크게 둔화됐고, 고령 1인 가구도 소득의 상당 부분을 이전소득에 의존하고 있어 소득 수준과 증가율이 모두 낮게 나타났다. 다만, 1인 가구 중 상대적으로 비중이 낮은 40∼50대 중년층 1인 가구만이 2인 이상 가구보다 소득개선세가 양호한 것으로 파악됐다.
마지막으로, 소비지출 측면에서는 2인 이상 가구의 평균소비성향은 하락세를 지속한 반면, 1인 가구의 평균소비성향은 상승세를 지속했다. 연령대별로는 60세 이상 고령층 1인 가구의 평균소비성향이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났고, 상승속도도 가장 빠르게 진행됐다.
2011년 기준 70세 이상과 60대 1인 가구의 평균소비성향은 각각 101.4%, 100.3%로 모든 연령대 중 가장 높은 수준이며, 2006∼2011년 평균소비성향 상승 폭도 70세 이상과 60대 1인 가구가 각각 13.8%포인트, 11.9%포인트로 가장 높았다. 39세 이하 청년층 1인 가구의 경우도 근로소득 개선 지연으로 소득개선이 부진했음에도 불구하고 교통, 통신, 오락, 문화 등 선택적 소비지출이 늘면서 평균소비성향이 빠르게 상승했다. 반면, 상대적으로 소득수준이 높은 40대의 경우 평균소비성향이 70% 내외로 안정적인 모습을 나타냈다.
1인 가구 확대가 소비시장에 미칠 영향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특히, 1인 가구의 세대별 특성을 고려한 차별화된 접근이 요구된다. 소득수준은 높으나 소비성향이 낮은 중년 1인 가구의 니즈에 대응한 다양한 고급형 상품 개발뿐만 아니라, 노후 준비관련 상품과 서비스 개발도 강화해야 할 것이다. 반면, 소득수준은 낮으나 소비성향이 높은 청년층과 고령층 1인 가구에 대해서는, 소비자의 니즈를 충족할 수 있도록 저렴하지만 간편하고 알찬 실속형 맞춤상품을 제공할 필요가 있다.

이은미(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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