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윤재(숭실대학교 교수·중소기업학회 회장)

이제는 해외 어디를 가든 한국 사람뿐만 아니라 한국 기업을 쉽사리 만나게 된다. 삼성이나 현대 등의 세계적인 초일류 기업의 간판은 공항에서 도심으로 진입하는 곳에서 쉽게 볼 수 있다. 여기서 한걸음 더 나아가 이제는 중견기업이나 웬만한 규모가 있는 중소기업도 해외에 지사나  공장을 두고 있어 글로벌화를 실감할 수 있다.
무더위가 한창 기승을 부리던 8월말에 중소기업중앙회, 유관기관 및 중소기업학회가 함께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현지에서 중소기업의 신흥시장 개척에 관한 포럼(백두포럼)을 개최했다. 올해 4회째로 중소기업의 제반 현안 문제를 해외의 현장에서 현지 진출한 기업인들과 함께 논의하자는 취지에서 백두포럼을 개최해오고 있다.
올해는 최근에 새롭게 부상하고 있으며, 무한한 잠재력을 지닌 신흥시장중 하나인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개최했다. 현재는 인도네시아 경제 사정이 잠시 주춤하지만 미래의 성장가능성에 대해선 이의가 없는 듯하다.
미국의 양적완화 출구전략으로 인도네시아의 루피아 환율등락이 심하고, 경상수지 적자규모가 커지는 가운데 외국자본이 빠져나가 외환위기나 금융위기 있을지도 모른다는 국내의 뉴스를 보고 출국했다.

외환위기설 인니, 의외로 차분
그러나 정작 자카르타 현지에 도착해 보니 의외로 차분하고 생각보다 안정적이었다. 천연가스, 고무 등 풍부한 천연자원이 있어서 외환보유고에 대한 우려가 우리보다 덜 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우리의 산업통상자원부에 해당되는 부처 차관과의 면담 과정에서도 외환위기에 대한 우려는 거의 없고, 인도네시아 중소기업의 글로벌화에 대한 관심을 많이 표명하며 한국의 중소기업과 협력방안에 대해 관심이 많았다.
인도네시아에 22년전에 진출, 현지화에 성공한 한국 기업을 방문했다. 도자기를 현지에서 만들어 전세계 30여개국에 4500만달러를 수출하는 글로벌 기업이다. 도자기는 제작과정에서 많은 에너지가 소비되는데 인도네시아의 값싼 천연가스를 활용할 수 있는 장점과 저렴한 임금으로 원가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어 진출했다고 한다. 현지 근로자들이 성실하게 매뉴얼대로 일하고 있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균형감 있는 글로벌화 전략 필요
인도네시아에 진출한 국내기업들이 이구동성으로 하는 말이 현지 근로자들은 지시된 사항에 대해 정확하고 성실히 일해 생산성이 높다고 한다.
인도네시아의 구매력도 매력 포인트로 작용하고 있다. 전체 인구가 2억5천만명으로 세계 4위의 대국이며 30세 미만의 인구가 3분의 2 이상을 차지하는 잠재력이 매우 높은 신흥시장이다. 인구의 10%인 상류층은 소득수준이 높고 한류 열풍을 타고 한국의 고가제품에 대한 수요가 높다고 한다. 
개별 기업의 입장에선 해외직접투자가 유리하고 사업 확장의 기회도 돼 장려해야 할 사항이다. 그런데 기업의 해외직접투자는 국내의 고용감소로 연결된다. 앞에서 소개한 도자기 생산 기업만해도 현지 고용인인 평균 1800명에 달하지만 한국인은 고작 관리직 20명도 안된다.
이제 우리나라의 중소기업들도 국내의 좁은 시장에서 안주하기 보다는 넓고 기회가 널려있는 해외시장으로 나가야 한다. 동시에 외국의 유수 기업유치에도 박차를 가해야 한다. 이제는 탄탄한 기술력과 제품 경쟁력을 갖춘 히든챔피언 같은 유수한 중소기업 유치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글로벌화를 밖으로 진출하는 전략을 주로 생각하는데, 외국의 유수한 중소기업을 유치해 국내중소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과감한 전략도 함께 구사할 필요가 있다. 국내 중소기업의 경쟁력 제고와 함께 국내 일자리 창출의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을 것이다. 해외직접투자의 유입과 유출의 균형을 갖춘 글로벌화 전략이 필요한 때이다.

이윤재(숭실대학교 교수·중소기업학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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