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포춘지의 일하기 좋은 기업 1위로 선정된 구글. 2012년에 이어 2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 그 비결은 무엇일까?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특히 구글만의 빅 데이터를 활용한 인사혁신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구글에는“직원과 관련된 모든 의사결정은 데이터와 분석에 기초한다”는 모토를 가진 독특한 인사부서가 있다. 통상 People Operations, POPS라고 불리고 있다. 스물다섯명의 통계학, 심리학, MBA 출신의 전문가로 구성된‘직원분석팀(people analytics team)’과 People & Innovation Lab(PiLab)이 있는데, 빅 데이터를 활용해 인사혁신을 주도하고 있다.
첫 번째 혁신 사례는‘옥시젠 프로젝트(Oxygen Project)’이다. 좋은 리더야말로 조직의 산소(Oxygen)와 같다고 해서 붙인 이름인데, 수만건의 인사 빅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성과가 상위 25%에 드는 팀과 하위 25%인 팀을 구분 짓는 결정적인 요인이 관리자의 훌륭한 리더십이라는 점을 밝혀냈다. 또한 구글은 2009년부터 좋은 리더들이 어떻게 행동하고 있는지를 분석해 ‘성공하는 리더가 갖추어야 할 8가지 조건’을 찾아냈다.
그 첫 번째는 ‘좋은 코치되기’이다. 둘째, 팀원에게 권한을 주고 잔소리 안하기, 셋째, 부하의 성장과 행복에 관심 두기, 넷째, 생산성과 결과를 중시하기, 다섯 번째, 팀원 말에 귀 기울이기, 여섯 번째, 부하의 경력개발 돕기, 일곱 번째, 뚜렷한 미래와 전략을 팀에 제시하기, 여덟 번째, 팀을 도울 수 있는 잘하는 기술 익히기이다.
구글은 리더양성을 위해 2010년부터 본격적인 리더십교육을 실시했다. 매년 두 번씩 글로벌 사업담당 리더를 위한 Upward Feedback Survey(UFS)와 엔지니어 리더를 위한 Tech Managers Survey(TMS)를 통해 진단을 하고, 그 결과를 피드백, 리더 자신들이 부족한 부분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개선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그 결과 2012년 조사에서 리더에 대한 긍정적인 응답이 88%로 2년 전보다 5%포인트 증가했다.
두 번째 혁신 사례는 ‘야누스 프로젝트(Janus Project)’이다. 그리스신화의 문지기 신인 야누스(Janus)를 본 따 이름을 붙인 것이다. 구글은 엄격하게 채용하기로 유명한 기업인데, 채용과정에서 지원자에 대한 수십 페이지의 보고서가 만들어질 정도이다.
이러한 채용 관련 빅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기존의 채용과정이 너무 길고 복잡하다는 점을 발견했다. 즉, 인터뷰는 4번이면 충분하다는 것이다. 또한 지원자의 대학 학점이나 채용시험 성적이 성과 창출과는 상관이 없다는 충격적인 분석결과도 나왔는데, 이를 해결하기 위해 구글은 최근 채용 프로세스를 단순화하는 방향으로 바꾸고 있다.
세 번째 혁신 사례는 여성인력에 대한 것이다. 구글은 여성인력 확보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성인력의 퇴직률이 높다는 문제에 봉착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빅 데이터를 활용해 분석한 결과, 출산한 여성의 퇴직률이 직원 평균의 2배나 된다는 점을 발견했다.
따라서 휴직기간을 5개월로 늘리고 휴직기간동안에도 휴직전과 동일한 급여와 복리후생을 제공했다. 그 결과, 출산 여성의 퇴사율이 50%나 감소했고, 전체 여성 직원의 퇴직률도 산업평균 수준보다 낮은 수준으로 하락했다.
구글이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빅 데이터의 숫자나 크기, 과학적인 첨단분석기법 때문만은 아니다. 결국 회사가 얼마나 직원의 생각과 마음을 읽기 위해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고 그 답을 찾으려고 노력했는가가 중요하다.
많은 기업들이 구글과 같이 직원의 생각과 행동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인다면 더 탄탄한 조직, 계속해서 성장하는 조직이 될 것이다.

엄동욱(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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