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스카나 공국의 역대 대공비 가운데 유일하게 대공비의 관을 쓴 초상화가 남아 있지 않은 비앙카 카펠로의 숨겨진 사랑 이야기, 사보이 공국을 구하기 위해 적장 투르크의 해적 알리를 대면하고 위기를 모면하나 오히려 한번 보았을 뿐인 알리를 사랑하게 되는 백작부인 ‘피앙카리에리’의 이야기….
베스트셀러 ‘로마인 이야기’ 시리즈의 작가 시오노 나나미가 서양 중세부터 르네상스 시대에 걸친 러브스토리 9편을 특유의 상상력으로 묘사한 에세이 ‘사랑의 풍경’(한길사 刊·백은실 옮김)이 최근 발간됐다.
1975년 처음 출판된 이 책은 시오노 나나미가 10세기 말에 발견된 가짜 고문서에서부터 베네치아 공화국의 해군사를 공부하던 중 눈에 띈 작은 이야기 등을 토대로 재구성한 에세이들.
시오노 나나미는 역사 속에 묻혀있던 낭만적인 이야기들을 역사적 사건과 상상력을 바탕으로 흥미진진하게 들려준다.
사랑의 이야기는 지금이나 그때나 신파적이다. 사랑에 속아 울고 질투에 눈이 멀어 파멸을 자초한다. 그런가하면 겉잡을 수 없는 욕망에 몸을 떤다.
피렌체와 멘토바, 베네치아의 연대기를 토대로 피렌체의 명문가 알비치 가문의 서출로 태어나 정략결혼의 희생양이 된 줄리아의 운명을 그린 ‘줄리아 델리 알바치의 이야기’, 돈 많고 미남에다 성격도 활발해 여자들에게 인기가 많은 판돌포가 헌신적이고 정숙한 유부녀와 사랑에 빠졌으나 연인이 세상을 떠나며 판돌포를 같이 묻어달라고 유언하는 바람에 꼼짝없이 죽을 뻔한 ‘판돌포의 모험’ 등 중세 유럽의 러브스토리가 ‘로마인 이야기’에서 많은 독자를 사로잡은 시오노 나나미 특유의 열정적인 목소리로 드라마틱하게 펼쳐진다. 260쪽·1만2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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