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정희(중앙대 경제학부 교수)

지난해 12월부터 협동조합기본법이 시행되면서 금융·보험업을 제외한 전분야에서 5인 이상이 모이면 협동조합 설립이 가능하게 되면서 협동조합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협동조합의 성공사례는 세계적으로 많은 분야에서 찾아 볼 수 있다. 세계적인 오렌지쥬스 브랜드로 잘 알려진 선키스트는 일반 식품기업이 아닌 1893년에 캘리포니아와 아리조나의 6500여 오렌지 생산농가가 설립한 협동조합이다. 2011년 매출액이 약 1조원이고 조합원들이 생산한 농산물의 45%를 해외 수출하고, 쥬스 등 가공식품 20%를 해외에 수출하는 글로벌 농업 협동조합의 대표적인 사례이다.
2012년 매출액 10조8000억원의 덴마크 축산기업, 대니쉬크라운(Danish Crown) 또한 협동조합이다. 조합원 9000명, 직원2만3000명으로 1887년에 시작된 덴마크 양돈농가의 협동조합이다.
현재는 전세계를 상대로 하는 육류수출 세계1위, 돼지 도축규모 유럽 1위의 세계적인 돈육 가공기업으로 성장했다. 덴마크 농축산물 총수출량의 43%, 전체 수출량의 4%를 차지하고, 매출 90%는 해외에서 이뤄지고 있다.

세계시장서 통하는 협동조합
농산업뿐만 아니라 유통 및 서비스 분야에서도 협동조합의 많은 사례가 있다.
2012년 세계 소매업체 순위 19위인 독일의 REWE Group도 협동조합 기업이다. 아시아의 대표적 협동조합 사례로는 일본의 CGC Japan이 있다. 1973년에 중소 슈퍼마켓의 바잉파워를 높이기 위해 설립된 중소 슈퍼마켓 협동조합인 CGC는 현재 약 3700개 슈퍼마켓 회원과 2011년 매출액 약 9조원를 자랑하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세계적 축구스타 메시와 최근 우리나라를 방문한 브라질 대표팀의 네이마르가 소속한 세계 최고의 프로축구팀의 하나인 FC바르셀로나도 협동조합이다.
이렇게 소규모의 농산물 생산자, 제조·가공 중소기업, 중소유통업체, 그리고 소비자들이 힘을 모아 협동조합을 결성하고 바잉파워와 판매 경쟁력을 높여서 세계적인 협동조합 기업으로 발전한 많은 사례가 있다.
그러나 우리의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실상을 살펴보면 가슴이 답답하고 안타까움이 큰 것이 사실이다. 그동안 우리 경제가 성장과 효율성에 입각해 대기업의 성장과 그 시장지배력이 커져 오면서 상대적으로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의 입지가 점점 좁아져 온 것이 오늘의 현실이다.

전문성 갖춰 협업 효과 극대화를
지금까지 그리고 앞으로도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의 경쟁력 증대를 위한 지원정책의 공통 핵심은 조직화와 협업화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이러한 조직화와 협업화로 과연 대기업과 경쟁이 가능할 수 있을까 하는 것이다. 그 답은 세계적인 협동조합 사례에서 보았듯이‘가능하다’라고 말할 수 있다.
세계적인 협동조합들을 보면 일반 대기업을 뛰어넘는 경쟁력과 규모를 보이며 세계시장에서도 글로벌 경쟁력을 자랑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우리의 문제는 그 조직화와 협업화라는 큰 방법은 맞지만 추진방법과 운영에서 세계적인 협동조합들과 다르고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큰 차이의 하나는 운영에 있어서 소유와 경영의 분리를 통한 경영 전문성을 통한 경쟁력 제고이다. 
전문성이 부족한 회원들이 직접 경영하려고 한다면 경쟁력 증대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아무리 조직화하고 협업화해 규모화를 이뤘어도 사업 운영의 전문성과 경쟁력을 갖지 못한다면, 그 성과는 낮을 수밖에 없다는 것임을 알아야 한다.
이제 협동조합의 시대라고도 할 수 있는 지금, 우리의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협동조합들도 세계적인 협동조합 사례에 그 이름을 올릴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기대한다.  

이정희(중앙대 경제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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