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바람에 옷깃을 여미게 되는 계절. 이맘때면 따뜻한 국물과 요염한 면발의 라면이 미각을 유혹한다. 특히 출출한 밤, 라면 만한 간식거리가 있을까. 우리나라에 라면이 처음 모습을 보인 것은 1963년 9월 15일이다. 삼양식품이 일본 묘조식품과 제휴해 닭고기 국물로 맛을 낸 ‘삼양라면’을 선보인 날이다. 6.25전쟁 이후 가난하고 힘들었던 1960~70년대 서민들의 굶주린 배를 채워준 라면은 ‘제2의 쌀‘로 등극했다. 1963년 라면 한 봉지 값은 10원. 시내버스 요금과 남대문시장 꿀꿀이죽이 5원, 커피 한 잔 값이 35원이던 그 시절 10원으로 한 끼를 맛있게 해결할 수 있었던 라면은 그야말로 ‘국민 음식’으로 귀한 대접을 받았다. 지난 반세기 동안 라면은 갖가지 재료와 요리법으로 화려한 변신을 거듭하며 2013년 지금까지도 국민 음식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특히 최근 ‘웰빙’을 추구하는 식생활 문화에 따라 맛과 더불어 건강까지 챙기며 무한변신을 꾀하고 있는 라면전문점이 인기몰이 중이다. 라면동호회가 추천하는 독특한 라면 세계를 구축한 라면전문점의 특별한 맛을 따라가 봤다.

#그놈이라면
독특한 상호 때문인지 라면동호회 회원이 아니더라도 라면 좀 먹는다는 사람들 사이엔 이미 많이 알려진 라면전문점이다.
특히 이곳에서 시선을 끄는 건 톡톡 튀는 메뉴. 국물 맛이 담백한 라면 ‘그놈’, 얼큰한 ‘매서운 놈’, 짬뽕라면 ‘잡놈’, 매콤한 짜장 소스에 새우를 볶아 라면에 얹은 ‘떼놈’ 등이다. 특히 ‘잡놈’은 일주일에 두 번씩 직접 구리농수산물시장에서 골라온 신선한 오징어, 홍합 등 해물과 숙주, 피망을 고추기름에 볶은 뒤 무와 다시마로 우려낸 국물에 끓여 낸 것으로 베스트 인기 메뉴다. 라면동호회원들은 햄, 당근, 우엉을 넣은 야채 주먹밥 ‘거시기’와 김밥 ‘친구’를 곁들여 먹으면 매운맛을 줄일 수 있다고 말한다.  
그놈이라면에서 내놓는 모든 라면은 무와 다시마, 파, 마늘 등을 우려낸 국물에 각 메뉴의 특성에 맞게 따로 주문 생산된 이곳만의 수프를 넣고 끓인다. 가격은 1000~3500원으로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

#맛좀볼래
퓨전 라면전문점 맛좀볼래에선 라면과의 조합을 상상하기 어려운 다양한 종류의 라면을 맛볼 수 있다. 국물 맛이 시원한 ‘명태알라면’, 매운맛이 알싸한 ‘최루탄라면’, 군대 개인 취사도구인 알루미늄 반합에 끓인 ‘반합라면’은 기본. 여기에 카레라면, 돈까스라면, 돼지불고기 비빔면, 반합 떡라면, 세숫대야 라면 등 한 끼 식사로 충분한 라면 등 50여 가지 메뉴가 있어 취향에 따라 골라 먹을 수 있다.
특히 이곳에서는 인공조미료를 전혀 사용하지 않고, 직접 만든 야채육수와 수프만으로 요리해 국물 맛이 좋다. 가장 인기 메뉴는 얼큰한 불짬뽕라면과 콩나물, 순두부 등을 듬뿍 넣은 해장라면. 화이트, 레드 두 가지 맛을 동시에 맛볼 수 있는 치즈라면 역시 지속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라면 땡기는 날
작은 규모의 라면전문점이지만 일본 잡지에 소개될 정도로 유명세를 타고 있다. 이곳 라면의 가장 큰 특징은 뚝배기에 끓여 나온다는 것. 때문에 다 먹을 때까지 탱탱한 면발과 뜨거운 국물을 즐길 수 있다.
오징어, 어묵, 게맛살에 주인장이 무, 양배추 등 천연재료만을 넣어 개발한 양념장을 넣고 끓여 매우면서 깔끔한 맛이 일품인 짬뽕라면이 베스트 인기 메뉴. 한 뚝배기 먹고 나면 온몸에 땀이 흐를 정도로 얼큰하다. 콩나물을 넣어 술 마신 후 속풀이용으로 좋은 해장라면, 삶은 배추를 일본 된장인 미소에 버무려 넣어 먹는 미소라면, 치즈를 얹은 치즈라면 등도 맛있다.
고춧가루와 무, 양배추 등 천연재료만으로 만든 이 집만의 양념장 때문에 모든 음식이 깔끔하다. 게다가 가격 또한 저렴해 부담 없이 찾을 수 있다.

#면빠리네
생활고에 시달리던 50대 3명이 개업, 재기의 성공한 라면전문점 ‘면빠리네’. 이곳의 대표 메뉴는 ‘해짬라면(해물짬뽕라면)’. 얼큰하고도 시원한 맛이 일품이다. 얇은 양은냄비에 조개, 오징어 등 해물과 야채를 풍성하게 넣고 다시마 분말, 미역, 고추장 등 9가지 천연재료를 넣어 직접 만든 특제 수프로 간을 해 이곳만의 특별한 맛을 낸다. 김치콩나물라면 ‘김콩라면’과 오뎅너구리라면 ‘오너라면’도 인기 메뉴다.

노경아 jsjysh@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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