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일(중소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개방형 혁신(open innovation)은 기업이 외부의 아이디어, 지식, 기술을 적극적으로 획득해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를 창조하는 활동을 말한다. 애플, 구글, P&G, 시스코, 히타치, 월마트 등 수많은 기업의 성공사례는 개방형 혁신이 기업 생존과 성장의 핵심요소가 됐음을 보여준다.
이들은 사업 자체를 사용자, 고객, 외부 기업 네트워크를 통해 개발했거나 외부의 아이디어와 기술을 활용해 획기적인 경영성과를 거뒀다. 이같은 협업적 창조활동들은 개별기업이 지닌 역량의 한계, 융복합 혁신이 확산되는 환경, 기업 외부의 집단지성을 활용하는 추세에서 비롯되는 것으로 분석된다.
창조경제에 있어 개방형 혁신활동은 매우 중요하다. 개별 기업의 경쟁력을 향상시킬 뿐만 아니라 국가 전체의 창조성을 자극해 경제 활성화로 연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무엇보다도 기업들의 문화와 마인드가 개방형 혁신에 적합하도록 형성되고 기업행동에서 구현될 필요가 있다.

개방성이 경제 전체를 자극한다
첫째는 외부와의 협업에 개방적인 마인드와 자세를 가질 필요가 있다. 나와 계열사, 거래 기업 중심의 폐쇄성에서 벗어나야 한다. 외부의 아이디어와 경험들을 폭넓게 수용해 자신의 경영과 기술에 반영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현재의 파트너는 물론 새로운 외부자와 상생하는 획기적인 여건을 만들어 자신의 경쟁력과 지속가능성을 높여가야 한다. 무엇보다도 기업 외부의 고객, 관련 기업 등의 지식과 경험, 아이디어를 존중하고 충분히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나 중심의 폐쇄적인 구조와 조직 이기주의를 극복해야 한다.
둘째는 무형 요소인 인간의 창의성을 존중하는 풍토이다. 공장, 기계, 건물, 현금 등 유형자산 이상으로 개인과 기업의 창의성, 지식, 기술을 인정하고 그 가치를 정당하게 보상할 줄 알아야 한다. 특히 융복합 촉진을 위해서 암묵지와 형식지, 과학과 인문학, 현장과 사무실, 기업 내부와 외부 등 이질적 요소 간의 소통과 섞임, 조정과 통합 등 수평적이고 개방적인 정서와 문화를 정착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동반성장도 개방적 관점이 필요
정책적으로는 기업들의 개방적이고 협력적인 창조에 동기를 부여하고 자극하는 방향의 대안들이 필요하다. 특히 기업 간 관계에서 대기업이 현재 거래 중인 기업과의 관계뿐만 아니라 새로운 기업과의 상생에도 관심을 갖도록 범위를 확장할 필요가 있다. 지금까지 거래가 없었던 기업들의 아이디어, 기술, 지식 등도  적극적으로 수용해 사업과 제품을 창조하고 혁신하는 활동들을 조장, 지원해야 한다.
동반성장 정책도 현재 거래관계에 있는 대·중소기업만이 아닌 보다 개방적인 관점에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거래 여부와 관계없이 모든 대기업과 중소기업, 개인까지로 동반성장의 대상범위를 확대하는 것이다.
R&D 지원도 개방형 혁신의 속성인 개방성, 융복합성, 호혜성 등을 주요 기준으로 정립해 지원 대상을 선정하고 관리할 필요가 있다. 개방형 혁신을 추구하는 기업에게 가점을 주는 방향이다. 
또한 중소·벤처기업의 창의성이 존중되고 충분한 보상이 주어지는 풍토를 만들어가야 한다. 우선 대기업과 거래 중인 중소기업들의 기술과 지식을 보다 적극적으로 보호할 필요가 있다. 소프트웨어나 영상물의 저작권 등을 대가 없이 발주자가 가져가는 계약 관행을 시급히 개선해야 한다.

김승일(중소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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