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류동길(숭실대 명예교수)

기업경영을 취미로 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바둑 한 판을 두는 데에도 목숨을 건다고 했다. 기업경영은 순풍에 돛달고 떠나는 항해가 아니다. 언제 닥칠지 모르는 거센 파도와 폭풍우에 대비하는 목숨을 건 항해다. 어떤 상황에도 대비하면서 모든 노력을 쏟는 경영정신, 바로 그것이 기업가정신이다.
지난 10월 ‘기업가정신주간’ 행사에서 기업가정신의 중요성이 다시 강조됐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했던 2008년 위기극복의 해법을 기업가정신에서 찾아보자는 취지로 시작된 연례행사다. 박근혜 대통령은 축사에서 “기업가정신은 한강의 기적을 이룬 원동력이었다”면서 “불필요한 규제를 과감히 걷어낼 것”이라고 밝혔다.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도 “일부 과도한 규제 완화”를 언급했다.
그동안 규제철폐 목소리는 요란했다. 하지만 규제는 오히려 늘어났다. 위기극복의 해법이 기업가정신에 있다면서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왜 만들지 못하는가.
대통령을 비롯해서 국회의원, 지자체장, 초등학교 반장까지 모든 선출직에게 기대하는 건 리더십이다. 임명직 리더십의 중요성 역시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기업가는 자기노력으로 위대해진다
기업가는 선출직도 아니고 누구에게서 임명받지도 않은, 자기 스스로 그 자리를 맡은 자다. 다시 말해 셀프 임명직이다. 기업가의 능력과 자질, 리더십은 경영성과가 말해준다. 
어떤 사람은 위대하게 태어나고, 어떤 사람은 자기 노력으로 위대해지고, 또 어떤 사람은 강제로 떠밀려 위대해진다고 했다. 기업가는 자기 노력으로 위대해질 수 있는 사람이다. 기업가는 가시밭길을 헤치며 도전해서 무언가를 이뤄낸다.
이병철, 정주영 회장 등 창업세대 거장들은 손에 쥔 것이 거의 없이 특유의 기업가정신으로 시작했다. 그들처럼 무에서 유를 창조하려는 기업가들이 계속 출현해야 한다. 기업가정신은 대기업 경영자에만 요구되는 게 아니다. 중소기업 경영자는 물론 자영업자를 비롯한 모든 경영자에게 필요한 게 기업가정신이다.

 기업가와 기업에 힘을 실어주자
기업가정신으로 무장한 젊은이들이 계속 나타나야한다. 구멍가게에서 시작해서 세계적 대기업으로 키울 야망을 가진 젊은이들 말이다. 일자리를 찾아 거리를 헤매면서 일할 사람이 모자라는 중소기업을 외면하는 건 안타까운 일이다. 더욱이 창업에 관심도 없다면 미래는 누가 보장하는가. 학교를 졸업하고 대기업에 취업하는 것을 성공한 인생이라고 생각하는 풍토에서는 중소기업의 성장과 창업활성화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창업을 두려워하는 건 한 번 실패하면 낙오자로 취급하는 우리 사회의 풍토 때문이다. 성공은 실패를 딛고 일어선 결과가 아닌가. 실패는 성공으로 가는 과정에서 겪는 시련과 같은 것이다. 
기업과 기업가에게 힘을 실어주자. 특히 젊은이들에게 기업하려는 의욕과 창업을 부추기고 기업가정신을 가르치자. 역경을 이겨낸 기업가들의 모습을 보여주고 성공스토리를 읽어주자. 골프에서 박세리 선수의 성공을 보고 ‘박세리 키즈’가 수없이 나타나지 않았는가.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야한다. 기업은 규제해도 버틸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그건 대단한 착각이다. 일부 기업과 기업인의 비리와 일탈행태 때문에 반 기업정서가 팽배한 게 우리 사회다. 이런 정서를 바꾸는데 모든 기업인들이 앞장서야한다.
성공하려면 또 다른 도전이 필요하다. 새로운 아이디어와 기술개발, 과감한 투자는 도전의지의 실천항목이다. 기업경영은 종착점 없는 마라톤과 같은 것, 기업인들은 물론 특히 젊은이들이 도전정신을 갖고 뛰어야한다. 그래야 미래가 열린다.

류동길(숭실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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