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이 그리운 계절이다. 찬바람이 불 때마다 지난 일들도 새록새록 떠오른다. 어린시절 혹은 학창시절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 또한 간절하다. 오래전 이맘때는 가난해서 배고프고 추웠지만 지금 생각하면 그때의 불편함들은 그리움일 뿐이다. 모든 것이 부족했기에 불편했던 시절 즐겨 먹었던 주전부리들은 단순한 음식이 아니라 기쁨이었다. 어른이 된 지금 그 맛이 그리워지는 건 빛바랜 흑백사진 속 친근한 얼굴들처럼 그 느낌이 가슴속 깊이 새겨져 있기 때문이리라. 갑자기 쌀쌀해진 날씨에 추억을 끄집어 내는 주전부리들을 알아봤다.

어릴 적 즐겨 먹던 간식으로 군밤과 군고구마가 단연 첫손에 꼽힌다. 지방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40대 이상 중년들은 친구들과 동네 들판에서 모닥불을 피워 고구마, 감자 등을 구워 먹던 추억이 있을 것이다.
손을 호호 불어 가면서 입 주위가 숯검댕이가 되도록 먹던 군고구마의 맛은 결코 잊을 수 없다. 또 퇴근길 대폿집에서 술 한잔을 하신 아버지께서 거나하게 취한 모습으로 품속에서 꺼내 주시던 군고구마는 아버지의 정을 느낄 수 있었기에 더욱 달큰한 기억으로 남아 있을 것이다.
군밤은 또 어떤가. 찬 기운에 온기가 그리워지는 겨울, 할머니, 할아버지를 중심으로 3대가 화롯불에 옹기종기 모여 앉아 군밤을 까먹던 추억은 마음속 난로 역할을 하기에 충분하다. 소박한 먹거리이지만 할머니, 어머니의 손맛이 느껴지기에 세월이 흐를수록 더욱 잊히지 않는다.
먹거리 분야 파워블로거들은 “배고프던 시절 고구마는 가난의 대명사이기도 했지만 지금은 건강식품으로 인정돼 다양한 요리법이 개발되는 등 그야말로 웰빙식품으로 인기가 높다”며 “최근엔 직화구이냄비 등 조리기구들이 많으므로 가족과 함께 집에서 간편하게 맛난 군고구마, 군밤 등을 만들어 먹으며 행복을 쌓으면 좋을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파워블로거들에 따르면 군밤 만드는 법은 매우 간단하다. 먼저 품질 좋은 밤을 고른다. 밤의 품종은 다양한데, 구웠을 때 속껍질이 잘 벗겨지는 것으로는 단택, 옥광, 대보 등이 있다. 밤이 준비됐다면 칼집을 낸다. 아래쪽 둥근 부분에 속껍질까지 길게 내는 것이 좋다. 칼집을 내지 않을 경우 뜨거운 밤이 터지며 폭발사고가 일어날 가능성이 있으므로 반드시 이 과정을 거쳐야 한다.
굽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가장 간편한 방법은 전자레인지를 이용하는 것. 칼집 낸 밤을 빈 우유곽에 담거나 신문지에 싼 후 전자레인지에 돌리면 된다. 프라이팬을 이용할 경우엔 가장 약한 불로 이리저리 굴리며 20분 정도 구워야 한다. 센 불에 구우면 속은 익지 않고 겉만 타기 때문이다.  
파워블로거들은 “전자레인지를 이용하면 군고구마도 쉽고 빠르게 만들 수 있다”며 “깨끗하게 씻은 고구마를 신문지에 싸서 물에 적신 후 전자레인지에 10분 정도 돌리기만 하면 된다”고 했다.  
군고구마, 군밤과 더불어 추억을 불러내는 간식으로 찐빵도 빼놓을 수 없다. 김이 솔솔 나는 갓 쪄낸 찐빵은 어려운 시절 최고의 간식이었다. 손바닥에 전해지는 찐빵의 따뜻한 촉감이 그리운 계절이다. 군고구마, 군밤, 찐빵은 쌀쌀한 기운이 감돌 때 먹어야 제맛이다.        
 

노경아 jsjysh@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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