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의 자금조달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특히 한계기업들은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다. 동양 사태 등으로 회사채 발행이 어려워지고 은행 대출 문턱도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최근 금융감독원(원장 최수현)과 금융투자협회(회장 박종수)에 따르면 올해 1∼10월 회사채 발행액은 모두 58조9578억원으로 작년 동기(65조3939억원)보다 9.8% 줄었다.
이마저도 회사채 발행이 대기업에 쏠려 있는 실정이다.
올해 들어 9월까지 회사채 발행액은 대기업이 31조7331억원에 달했지만 중소기업은 200억원에 그쳤다.
대기업의 회사채 발행규모는 작년 동기보다 28.1% 줄었고 중소기업은 62.2% 감소한 것이다.
기업들의 회사채 발행을 통한 자금조달이 어려워진 것은 웅진, STX, 동양 사태 등을 겪으며 회사채가 외면 받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조선, 해운, 건설 등의 민감업종 회사채는 거래가 더욱 쉽지 않은 상황이다.
최근 회사채 양극화 현상은 더욱 심해지고 있다.
무보증 3년 우량(AA-), 비우량(BBB-) 회사채의 스프레드는 지난달 말 5.703%로 월말 기준으로는 작년 3월 말(5.710%) 이후 19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이 수치는 웅진 사태가 터지기 전인 작년 8월 말 5.350%에 그쳤으나 이후 꾸준히 증가해 작년 12월 말(5.510%) 5.5% 선을 넘었고 올해 3월 말(5.610%) 5.6% 선을 넘은 데 이어 8월 말(5.700%) 5.7% 선마저 돌파했다.
게다가 앞으로 은행들의 대출 문턱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여 기업들이 대출로 자금을 마련하기도 쉽지 않아 보인다.
국내은행의 올해 3분기 말 부실채권비율은 1.80%로 전분기(1.73%)보다 0.07%포인트 올랐고 부실채권 규모는 25조8000억원으로 9000억원 증가했다.
특히 신규 부실채권 중 기업여신 신규 부실이 전체의 79.5%를 차지해 은행들이 여신 건전성 강화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기업들이 회사채 발행에 어려움을 느끼는 상황에서 은행들까지 돈줄을 죄면 한계기업들은 이제 벼랑 끝으로 몰릴 수밖에 없다.
내수 부진과 불확실한 경제 상황으로 건설, 부동산, 조선, 해운 등 경기민감 취약업종은 해답을 찾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연말에는 계절적 요인으로 운전자금 수요도 늘어난다.
전효찬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최근 들어 은행들이 리스크 관리를 점차 강화하고 있다”며 “기업들이 회사채 발행으로 자금을 마련하려면 신용 리스크를 줄이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하지만 이마저도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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