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양구군 하면 한반도 정중앙에 위치하고 있어서 ‘한반도 배꼽마을’이라고도 한다. 이 지역의 또 하나 특징은 대표적인 군사지역이라는 점이다. 그런 점을 대변이라도 해주듯  양구군에서 내로라하는 절경인 두타연은  손쉽게 들어갈 수 있는 곳이 아니다. 지난 2006년에서야 군부대의 허가 하에 일반인들에게 공개됐다.
두타연으로 들어가는 진입로는 자차 이동이 가능하나 동선의 촬영이 금지돼 있어 블랙박스 장착은 안된다. 오전 10시, 오후 2시에 두타 갤러리에 모여 출입 허가 신청서를 작성해야 한다.
갤러리에는 배우 소지섭 사진첩들로 가득하다. 거기에 소지섭 길(51km) 안내 팻말과 소지섭의 손 조형물이 있다. 그는 어느 해 양구에서 드라마를 촬영했고 그 인연으로 DMZ을 배경으로 한 사진 에세이 ‘소지섭의 길’을 출판했다. 양구군에서는 그가 좋아하는 숫자 51에 착안해 총 51km의 ‘소지섭 길’을 만들었다.
갤러리를 거쳐 또 군부대 검문소를 거쳐 ‘관광’ 허가를 받아야만 부대 안으로 들어설 수 있다. 비포장 도로를 10여분 정도 들어가면 이목정 다리부터 생태길(소지섭 길) 팻말이 나선다. 하지만 사방팔방으로 보이는 것은 ‘지뢰’ 표시. 아픈 전쟁의 상흔이다.
이목정을 지나면 이내 두타연 주차장에 다다르고 더 이상 차량 이동은 불가능해진다. 거의 50년 동안 철조망과 지뢰밭이 가려준 곳. 그래서 더욱 사람들의 관심을 받고 있는 ‘두타연’이라는 지명은 천년도 넘은 고찰 ‘두타사’라는 사찰에서 비롯됐다.
폭포는 20m 높이의 바위가 병풍을 두른 듯 감싸고 있다. 높이 10m, 폭 60m의 계곡물이 한 곳에 모여 떨어진다. 높이가 낮아서 웅장하다는 느낌은 없지만 계곡 주변으로 큰 바위가 잘 어우러져 멋진 모습을 보여준다. 하지만 물살이 세고 그 주변은 접근할 수 없을 정도로 수심이 깊다.
이 폭포 바로 아래에 있는 물 길을 두타연 혹은 두타소라고 한다. 폭포 동쪽 암벽에는 3평 정도의 굴이 있는데 바닥에는 머리빗과 말구박이 반석 위에 찍혀 있다.
또 폭포를 발아래로 바라볼 수 있게 ‘데크’ 길을 만들었다. 두타정 바로 옆 데크에 서면 내금강에서 발원해 수입천으로 몰려 드는 물줄기를 내려다 볼 수 있다. 동면 비아리와 사태리의 하류 지점이다. 천길 물속에는 오염되지 않아 천연기념물인 열목어의 국내 최대서식지지만 육안으로는 보기 힘들다.
두타정에서 수입천 계곡을 따라 가면 계곡을 건널 수 있는 징검다리가 있다. 징검다리를  건너 에둘러 돌면서 출렁다리(두타교)까지 한 바퀴 돌아보면 된다. 더 이곳에 머물고 싶다면 생태길 따라 걸으면 되는데 지뢰 안전표시는 꼭 염두에 둬야 할 것이다.
두타연을 보고 나면 멀지 않은 해안면으로 여행지 발길을 돌려보자. 해안면은 해발 400~500m의 고지대에 발달한 분지로 마을 면적은 여의도의 6배가 넘는다.
해안면은 한국전쟁 당시 지형이 화채(Punch) 그릇(Bowl) 같다고 해서 외국 종군기자가 펀치볼이라 불렀다. 그래서 지금도 해안면은 펀치볼이라는 별명이 더 익숙하다. 펀치볼은 남북 방향으로 길쭉하며 남쪽으로 좁아진 접시와 같다. 이곳은 한국 전쟁 당시 펀치볼 전투, 도솔산 전투, 가칠봉 전투가 벌어졌던 격전지다.
이를 기념하기 위한 전적비와 전쟁기념관이 있다. 당시 양구에서 벌어진 9개 전투를 재조명한 곳으로 입구에 우뚝 선 9개 기둥은 각 고지의 높이와 전투 기간을 상징하고 있다. 이곳 양구통일관에서는 제4땅굴과 을지전망대를 관람할 수 있는 신청을 받는다.
해안면 북서쪽에 있는 제4땅굴은 지난 1990년 발견됐다. 을지전망대에 오르면 드넓게 펼쳐진 풍광이 시원하다.
특히 이 지역은 고품질의 고랭지채소와 감자, 산나물 등이 생산된다. 요새는 시래기 덕장을 볼 수 있다. 해안면 시래기가 맛있다는 소문이 나면서 시래기 무 재배 면적도 해마다 늘어나고 있다. 10월 말 즈음부터 한두달 시래기를 말린다. 마치 황태 덕장처럼 시래기를 말린다.
시래기는 일교차가 심할수록 부드럽게 잘 마른다. 해안면 지역은 일교차가 커서 시래기가 서리를 맞아 얼었다 녹았다 하면서 연해지고 맛이 좋다. 시래기를 만드는 사람들은 완성품이 될 때까지 잠시도 손길을 멈추지 않는다. 여느 곳에서 볼 수 없는 진풍경이다.

■여행정보
주소 : 양구군 방산면 건솔리
휴무일 : 매주 월요일 / 입장료:2000원
출입신청 : 양구군 홈페이지(www.yanggu.go.kr)
출입시간 : 오전 10시, 오후 2시
문의 : 양구군청 경제관광과 033-480-2251, 양구군청 문화관광과:033-480-2251, 양구관광안내소:033-480-2675
찾아가는 방법 : 서울춘천고속도로 춘천 IC → 46번 국도 → 배후령터널 → 추곡터널 → 양구읍 → 31번 국도 → 도사리 → 항령도고터널 460번 지방도 → 고방산교 우회전 → 두타연
대중교통 : 서울-양구, 동서울종합터미널에서 양구터미널까지 하루 22회(06:30~19:35) 운행, 2시간 10분 소요/춘천~양구, 춘천시외버스터미널에서 하루 20회(07:10~21:20) 운행, 50분 소요/양구시외버스터미널에서 해안면까지 하루 4회(06:40~19:00) 운행
추천 별미집 : 풍미식당(033-481-0036, 중식, 양구군 동면 팔랑리 1463-1), 광치막국수(033-481-4095, 막국수 등, 남면 가오작리 1051-1), 장수 오골계(033-481-8175, 오골계 구이, 양구읍 상리 519-5), 시래원(033-481-4200, 시래기정식, 남면 도촌리 192-13)등을 꼽을 수 있다.
숙박정보 : 광치자연휴양림(033-482-3115, 남면 광치령로 1794번길, www.kwangchi.or.kr), 포시즌펜션(033-481-6666, 양구읍 금강산로, cafe.daum.net/ygfourseason(굿스테이), 양구KCP호텔(033-482-7700, 양구읍 파로호로, www.yanggukcphotel.com(베니키아)) 등이 있다.
주변 볼거리 : 박수근미술관(033-480-2655, www.parksookeun.or.kr), 국토정중앙천문대(033-480-2586, www.ckobs.kr),  이해인 시문학의 공간, 김형석, 안병욱 철학의 집’(약칭 이해인 시문학관, 033-482-9800), 선사박물관(양구읍 금강산로) 등이 있다. 그 외 팔랑폭포(양구군 동면 팔랑리)도 가을 운치가 아주 좋다. 탄산약수인 후곡 약수터(양구군 동면 후곡리)가 있다. 또 파로호 낚시도 좋다.

■글·사진 : 이신화 (on the camino 저자)
www.sinhwad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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