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락폭포

충남 도립공원인 대둔산(878m)은 사시사철 인기를 누린다. 등산로가 여러 곳이지만 크게 세 군데로 나눌 수 있다. 가장 대표적인 곳으로는 완주군 운주면을 손꼽지만 충남 논산시 벌곡면의 수락계곡과 금산군 진산면의 태고사도 유명하다. 운주면보다는 찾는 이가 많지 않은 논산에는 멋진 수락계곡이 있다. 특히 이곳은 겨울이면 얼음 축제를 펼친다. 거기에 멀지 않은 연산면은 대추 산지. 달디 단 대추즙을 별미로 즐길 수 있다.

대둔산의 시작…‘선녀폭포’, ‘수락폭포’
차로 휑하니 달려갈 수 없는 여행지는 차일피일 일정을 미루게 마련이다. 논산시 관할인 대둔산도 마찬가지다. 그곳의 멋진 계곡을 오랫동안 가슴속에 담아두고 몇 해를 훌쩍 넘기고서야 올 가을 발길을 옮긴다.
이 곳에서는 승전탑, 선녀폭포, 군지계곡, 수락폭포, 석천암, 낙조대, 구름다리, 마천대를 수락 8경으로 꼽고 있다. 마천대 정상까지 산행 목적도 아니고 수락 8경을 다 돌아볼 생각은 없다. 이미 산행 들머리에서 승전탑, 선녀탑을 만났고 조금만 걸으면 군지계곡, 수락폭포를 볼 수 있으니 8경의 절반은 본 셈이다.
주차장에서 10분정도 걸어가면 승전탑이 나온다. 이곳에서부터 본격 산행을 시작해야 한다. 길은 험하지 않은 오솔길. 맨 처음 만나는 곳이 선녀폭포. 하늘나라 선녀들이 목욕을 하고 춤을 추며 놀다갔다는 폭포는 아쉽게도 가뭄 탓인지 물줄기가 아주 약하다. 폭포는 마치 실타래처럼 약하게 물길을 떨구고 있다. 선녀폭포를 지나서 15분 정도 가면 수락폭포다. 이곳 역시 마찬가지로 물줄기는 볼품없다. 대둔산 산행 코스 중 수락계곡은 빼어난 계곡미를 자랑하는 곳이지만 계절에 따라 그 모습이 많은 차이를 보여준다.

짜릿한 구름다리 건너…‘석천암’
수락폭포를 기점으로 길이 나뉜다. 그동안 없던 새 등산로가 생겼다. 깎아지른 듯한 암석에 220계단의 철 계단을 냈다. 아찔한 그 길을 택한 것은 구름다리까지 오르기 위함이다. 암석이 많아서 일까? 아니면 경사도가 심해서일까? 아마 둘 다 일 것이다. 쉽지 않은 철 난간을 꼭 부여 잡고 오르는 동안 대둔산의 비경이 펼쳐진다. 이름 모를 나무에는 빨간 열매를 많이도 달고 있다. 이내 내림 철계단을 따라가면 구름다리다. 길이 45m, 폭 1.05m, 지상고 47m의 다리는 아찔하다. 계속 그 길을 따라 오르면 마천대 정상으로 향하게 될 것이다.
이곳에서 만난 부부 산행객은 겨울철에는 암벽장으로 바뀐다는 정보를 준다. 물론 설경 또한 아름다우리라. 그래서 이곳에서는 지난해부터 ‘대둔산 논산 수락계곡 얼음축제’를 펼치고 있다. 어쩌면 가을을 놓친 사람이라면 그때를 기약해도 된다.
어쨌든 더 이상 발을 옮기지 않았다. 왜냐하면 석천암을 가기 위해서다. 올라왔던 철계단을 다시 내려와 폭포 앞에서 석천암을 향해 오른다. 간간히 만나는 산행객들이 참으로 반갑다. 그들은 늘 서로 독려한다. 석천암과 장군바위 팻말을 앞에 두고 망설임 없이 암자 쪽으로 발길을 옮긴다.
그런데 지척에 있을 듯한 암자까지 이르는 길이 생각보다 힘겹다. 그동안 암자는 딱히 변하지 않았다. 깊은 산 속에 있는 옛날 암자 그모습 그대로다. 그도 그럴 것이 이곳은 모든 것을 등짐을 짊어지고 와야 한다. 대찰이 아니라서 헬기도 없고 도르레를 이용해 식량을 옮길 수도 없다.
석천암의 사찰 이름은 침석(枕石)과 수천(漱泉)이라는 글자에서 연유된다. 약수터 암벽에는 우암 송시열이 새긴 글자가 남아 있다고 한다. 우암이 태고사에서 공부하다가 다시 석천암으로 와서 공부를 했는데, 그때 남긴 글씨라고 한다. ‘침석수류’(枕石漱流)라는 고사성어는 ‘돌베개를 베고 흐르는 물에 양치질 한다’는 뜻을 지니고 있다. ‘침석’과 ‘수천’의 한 글자씩을 붙여 ‘석천’이 되었단다. 그래서인지 이 암자의 물 맛이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약숫물에 목을 축이고 법당인지 요사채인지 구분 안되는 툇마루에 앉아 한참을 한갓지게 머문다. 그리고 해가 서해로 지는 것을 볼 수 있다는 낙조대는 지척에 두고 포기하고 만다. 낙조대에서 바라보는 멋진 풍치가 유혹하고 있지만 다음에 꼭 다시 오리라 남겨둔 것이다.

등산 뒤 꿀맛…‘연산대추’
2~3시간 등산을 마치고 나서는 휴식으로 수락랜드 유황천에서 온천욕을 즐겨도 좋다. 또는 멀지 않은 연산읍내에 들러 대추즙을 먹어보는 것도 해봄직하다. 연산 대추는 해마다 축제를 펼칠 정도로 유명세를 타고 있다. 연산 대추는 연산면과 인근의 벌곡면, 양촌면, 전라북도 운주면 일대에서 많이 생산되는 것을 사들여와 팔기 시작하면서부터 명성을 얻게 되었다. 현재 전국 대추의 40% 이상이 집산지로 이미 자리잡고 있다. 집집마다 맛이 틀리지만 맛이 달고 진하다.
또 양촌은 곶감축제도 펼칠 정도로 유명하다. 양촌면은 대둔산과 접해 있어 일교차가 크고 안개가 많아 예부터 곶감 생산지로 유명한 곳이며, 쫀득한 맛과 높은 당도를 자랑한다.

■여행정보
○ 주소: 논산시 벌곡면 수락리 논산시 벌곡면 수락계곡길 산 14-1/문의:041-746-6156/주차비: 승용차: 2,000원
○ 찾아가는 방법
자가용: 경부고속도로 → 비룡 분기점에서 서대전 남부순환도로로 진입 → 안영 IC → 금산방면으로 난 1번 국도 → 신대4거리에서 팻말따라 가면 68번 지방도  → 태고사 입구 지나 벌곡방향 → 벌곡면소재지 3거리 → 수락리
대중교통: 대전 서부터미널에서 21번 버스 이용. 벌곡소재지에서 수락행 버스 이용/논산 직행버스터미널 옆 시내버스정류장이나 금산에서 버스 이용
○맛집: 수락계곡 쪽에서는 칼국수와 보리밥, 도토리묵을 파는 토속음식점이 있다. 잉스힐(041-733-2639, 양식), 계룡가든(041-734-1919, 토종닭, 오리), 물바위송어장(041-734-4207, 송어비빔회) 모리화(041-734-9408, 중식), 어린정(041-741-6330,  장어구이), 이가네숯불갈비(041-741-2040, 돼지갈비, 제육쌈밥) 등이 모범 음식점이다. 연산시장 안의 시장 순대국이 잘한다.
○숙박정보: 잉스힐 펜션등을 이용하면 된다. 또는 양촌자연휴양림(041-746-6481, 논산시 양촌면 매죽헌로 1723번길 176-23)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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