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윤재(숭실대 교수·한국중소기업학회희장)

갑오년 새해가 밝았다. 청말띠의 해라고 한다. 말을 생각하면 달리는 것이 연상된다. 올해는 달리는 말처럼 국내외 경제가 상승해 본격적으로 회복되길 기대해본다. 말은 생명력을 나타낸다. 생동감이 넘치고, 역동적이며 활력적이고, 기민한 기동력을 바탕으로 순발력을 연상시킨다. 중소기업의 속성과 딱 맞는다.
이런 의미에서 올해는 중소기업의 경영실적이 개선되는 진정한 의미에서 중소기업의 해가 되길 기원한다. 드넓은 초원을 향해 질주하는 청마와 같이 5대륙 6대양의 전세계 시장을 향해 틈새시장을 끝없이 개척해 나가는 글로벌 전문중소기업들이 많이 나오기를 기대한다. 또한 중소기업의 성장사다리가 잘 작동돼 소기업이 중견기업으로 성장하는 다수의 중소기업들이 많이 탄생되는 한해가 되길 기대한다.
어느 해나 마찬가지로 올해도 중소기업 경영자나 종사자들에겐 희망과 우려가 교차한다. 미국을 위시한 선진국 경제가 좀 나아진다고 하니 그 파급효과가 중소기업에까지 미치기를 기대한다. 국내 경기도 작년 보다는 좀 나아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니 중소기업의 내수경기에 도움이 될 것이다.

역동적인 중소기업 말과 닮아
하지만 지난해 12월에 단행된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로 인해 환율 및 자금시장에 변동이 심해질 경우 그 불똥이 중소기업의 경영난에 영향을 주지 않을까 우려되기도 한다. 국내의 경제환경도 녹록치 않다. 통상임금, 근로시간 단축 문제 등으로 중소기업 경영에 적지 않은 파급을 미칠 것이다. 인력난도 작년보다 나아질 것 같지 않다. 국내외의 경제환경에 적지 않은 위협요인과 불확실성이 도사리고 있다.
중소기업 경영에 언제 밝은 날만 있었던가. 경제상황이 어렵고 위기에 봉착해도 그로인해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 시장이 뒤흔들리고 불리한 경제환경에서 새로운 기회가 창출된다. 시장의 새로운 흐름에 예민한 감각을 지닌 기업가에겐 새로운 사업기회가 될 수 있다. 이스라엘의 저명한 경제학자인 커즈너(Kirzner)는 기업가정신의 요체를 기민성에 두고 불확실한 시장에서 남보다 한발 앞선 기민한 발견자를 기업가라고 했다.
중소기업의 생명력은 혁신에 있다. 중소기업이 자생적인 차별화된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선 혁신이 필수적이다. 혁신은 부단한 시도와 실패의 부산물이다. 마치 실패를 딛고 일어서는 운동선수 같다.

혁신은 계속된 실패의 산물
 LG트윈스의 이병규 선수가 2013년도 골든글로브상 수상식에서 한 인터뷰가 떠오른다. 그는 2007년 일본 주니치드래곤스에서 선수생활을 시작했지만 3년만에 초라한 성적으로 귀국했다.  야구인생이 끝난 것처럼 보였지만 그는 실패에 좌절하지 않고 부단한 노력으로 재기에 성공했다. 그의 지론에 따르면, 야구선수에겐 눈이 보배라고 한다. 좋은 공을 고르는 선구안을 유지하려면 눈을 쉬게 해줘야한다 해서 그는 TV도 안보고 스마트폰 사용도 자제한다고 한다. 철저한 자기관리이다. 그리고 항상 야구에 대해 생각하고 고민한다고 한다. 바로 혁신의 과정이다. 수많은 후배 야구선수들이 이런 성공한 선배를 벤치마킹하면서 자란다.
1998년 외환위기로 한국경제가 크게 위축됐을 때 온 국민에게 희망을 안겨준 사람도 박세리 선수였다. 미국의 프로골프 무대에서 무명의 박세리 선수가 공이 물에 빠진 최악의 상황에서도 침착하게 공을 쳐내 위기에서 벗어난 그 명장면을 많은 사람들이 아직도 기억하고 있다. 그때 그 명장면을 보고 수많은 한국의 어린 소녀들이 꿈을 키우면서 벤치마킹해 오늘날 미국 여성 프로골프계를 석권하고 있다.
중소기업계에도 이런 걸출한 중소기업 경영인들이 많이 배출돼야 한다.
중소기업계의 ‘박세리 키즈’들이 양성돼 건강하고 풍성한 경쟁력이 있는 중소기업 생태계가 조성되는 원년이 되길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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