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해야죠

중국 최고의 시인으로 추앙받는 ‘이태백’이 국내에서는 ‘이십대 태반이 백수’라는 씁쓸한 뜻으로 쓰인다. 이를 통해 많은 20대 청춘들이 자신의 꿈을 꾸기보다는 좁은 취업의 문에서 좌절을 느끼고 있는지 알 수 있다.
올 해 대학졸업을 앞두고 있는 안혜인씨도 또래들과 마찬가지로 올해  최대 관심사로 ‘취업’을 꼽았다. 안 씨는 “중소기업에 취업하는 것도 개인의 능력개발 측면에서 대기업보다 오히려 좋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중소기업에 대한 정보가 너무 없어 선뜻 이력서를 내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한 에피소드도 있다. “작년에 평소 관심있던 중소기업에 면접을 보러 갔었습니다. 면접 말미에 연봉과 복리후생에 대해 면접관에게 물어보니 매우 언짢아했고 결국 그 면접에서 떨어졌습니다”라며 “중소기업이 적은 연봉에 대해 숨기기 급급하기 보다는 그 회사만의 비전 등을 어필하는 것이 중소기업의 구인난을 해결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안 씨가 생각하는 ‘좋은 직장’, ‘가고싶은 직장’이란 무엇일까.
그는 “연봉이나 안정성 등도 물론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점은 가족같은 분위기”라며 “좋은 회사라면 가족처럼 조직 구성원들끼리 서로 신뢰할 수 있어야한다”고 말했다.
그가 이렇듯 ‘신뢰’를 중요시하게된 계기는 작년에 한 기업에서 인턴으로 일하면서 겪었던 일 때문이다. “터무니없이 적은 월급이었지만 제가 하고싶은 직무를 미리 배울 수 있다는 생각에 지원했었습니다. 하지만 제가 했던 일은 청소 등 허드렛일 뿐, 배울 것이 전혀 없었습니다”라며 “인턴제도를 ‘대학생을 저렴하게 고용하는 제도’로 악용하는 회사라면 정규직으로 전환되더라도 기대할 것이 없다는 생각에 그만뒀습니다”고 말했다.
안 씨의 장래 희망은 교육사업가다. 이를 위해 작년에 교직과정을 이수하고 모교에서 교생실습도 마쳤다. “잦은 결석으로 제가 많이 혼냈던 장난꾸러기 남학생이 최근 ‘선생님 덕분에 학교 잘 다니고 있다’고 문자를 보내줘 뿌듯했었다”며 “다른 사람을 긍정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는 점이 교육의 매력”이라고 말했다.
말띠 여성이 드세다는 속설에 대해서는 “이리 저리 좌충우돌하는 제 모습을 보면 잘 맞아 떨어지는 것 같다”며 “말띠의 해가 돌아온 만큼 올 해는 ‘취업’이라는 목표를 향해 드세게 뛰어나갈 것”이라며 포부를 밝혔다. 
청마의 해인 올해, 또 한 명의 청년이 사회라는 넓은 들판으로 뛰어나오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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