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정희(중앙대 경제학부 교수 )

지난 8일 소상공인진흥원과 시장경영진흥원이 합쳐져 새로운 모습의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소진공) 출범식이 열렸다. 그동안 소상공인진흥원과 시장경영진흥원은 전통시장 상인을 제외한 소상공인은 소상공인진흥원이 담당하고, 전통시장 상인은 시장경영진흥원이 담당하며 독자적인 지원활동을 펼쳐왔었다.
그러나 넓게 보면, 전통시장 상인도 소상공인에 속하는 것이고 지원에 있어서 공통된 내용도 많이 있기 때문에, 통합해 규모화 된 지원기관으로 승격시킨 것은 바람직한 결정이라 하겠다. 두 기관의 통합은 지원에 있어서의 효율성 증대와 시너지 효과를 높여서 전체적으로 소상공인에 대한 지원효과가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소상공인 지원정책의 효과가 높아지려면, 먼저 소상공인이 처한 현실에 대한 정확한 진단이 필요하다. 정확한 진단에 따른 적절한 처방을 통해 소상공인의 어려움을 덜어 주고 궁극적으로 시장에서의 경쟁력이 높아지도록 해야 한다.

소상공인에 희망의 날개 달아라
중소기업청의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에 창업한 소상공인의 82.6%가 생계 목적으로 창업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성공 가능성이 있어서 창업했다는 동기는 14.3%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상공인 창업동기에서 생계 목적의 비중이 2007년 79.2%에서 2013년 82.6%로 계속 증가하고 있다는 것은 명예퇴직이나 정년퇴직 후 재취업은 어렵고 생계를 위해서는 어쩔 수 없이 창업을 할 수밖에 없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소상공인 창업이 증가하면서 기존의 소상공인들의 어려움도 커지게 되고, 경쟁 심화와 함께 전체적인 경영 상태는 더욱 나빠질 수밖에 없게 된다. 정부의 소상공인 진흥정책은 성공적 창업과 기존 소상공인의 경쟁력 증대를 위한 효과적인 정책방안 마련일 것이다.
소상공인이 시장에서 직면하고 있는 현실은 분명히 어렵고 미래 또한 어두운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소상공인들이 희망을 갖기가 어렵고 의지 또한 약해지면서 경쟁력이 떨어지는 악순환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어려움에 처한 소상공인에게 희망의 날개를 달아줘, 의지를 갖게 하고 나아가 경쟁력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기 위한 정책적 노력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베스트 프렉티스’만들어 내자
다행히도, 소상공인에게 기회로 다가오는 변화도 나타나고 있다. 소비자들의 구매 행태가 가까운 곳에서 조금씩 자주 구매하는 행태로 바뀌고 있는 것이 그 하나이다. 전국적으로 4가구 중 1가구가 1인가구인 것으로 나타났으며, 65세 이상 인구 비중 역시 2020년에는 약15%로 증가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러한 인구통계적 변화는 주거지역 가까운 곳에서 필요한 만큼 구매하려는 소량 다빈도 구매행태의 증가를 의미하며, 이는 골목상권의 수요가 높아짐을 의미하는 것이다. 따라서 골목상권을 터전으로 하는 소상인이 그들의 터전을 잘 지키고 경쟁력을 높여갈 수 있도록 하면, 소상인의 전망은 어둡다고만 할 수 없다.
또한 소상공인의 변신도 증가하면서 베스트 프렉티스(Best Practice)도 상당히 나타나고 있다. 변화에 대한 의지가 높아지고, 규모화도 조금씩 진전되면서, 강소 소매점의 성공사례가 증가하고 있다는 것은 희망의 불씨가 꺼지지 않고 있다는 증거이다.
따라서 소상공인을 위한 정부정책에는 골목상권을 소상공인의 생계 터전으로 만들어 주는 것과 함께 골목상권에서는 소상공인 간 경쟁이 촉진되고, 소상공인들이 변화를 능동적으로 받아들이면서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지원정책이 병행돼야 한다.
새롭게 출범한 소진공은 소상공인들이 경쟁력을 가질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는 역량을 잘 모아야 할 것이다. 먼저 소상공인의 베스트 프렉티스를 잘 발굴해, 소상공인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도록 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이정희(중앙대 경제학부 교수 )

저작권자 © 중소기업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