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백필규 (중소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청년백수가 300만을 넘었다고 한다. 공식 실업자 외에도 취업기회를 찾기 어려워 구직을 단념하거나 취업준비중인 사람을 포함한 잠재실업자도 200만을 넘는다고 한다. 
이들에게 어떻게 일자리를 마련해줄 것인가? 어떤 사람은 중소기업에 가면 일자리가 있는데, 눈높이가 높아 실업자가 되는 거라고 말하기도 한다. 그러나 그런 일자리는 최대로 25만개 정도이고 필요한 일자리는 그보다 훨씬 많다.
이런 일자리를 정부는 근로시간 단축을 통해 만들어내겠다고 한다. 장시간 노동으로 새로운 일자리가 창출되지 않고 근로자들도 인간다운 삶을 살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일자리와 인간다운 삶을 위해 근로시간 단축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이런 방식이 원하는 대로 목표를 이룰 수 있을까? 기업에 여유가 많이 있고 국내에만 머물러 있다면 이런 방식도 일자리 창출의 한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기업에 여유가 별로 없고 사업환경이 좋은 곳을 찾아 언제든 이동할 수 있다고 한다면 근로시간 단축은 일자리 창출의 효과적 대안이 되기 어려울 것이다.

쉽지않은 일자리 만들기
일자리 창출의 근본적 해법은 일자리 나누기가 아니라 새로운 일자리 만들기, 즉 창업에서 찾아야 할 것이다. 이렇게 말하면 창업이 그렇게 쉬운 거냐, 창업을 해도 대부분 망하지 않느냐는 반론이 나올 것이다. 맞다. 창업은 쉽지도 않고 대부분 실패하기도 한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창업을 보다 쉽게, 실패를 보다 적게 하는 것뿐이다.
우리나라의 창업 문제를 간단히 요약한다면 준비없는 창업, 생계형 창업, 나홀로 창업이다. 그러니 당연히 어렵게 한 창업마저 실패의 나락에 빠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렇게 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준비된 창업, 기술형 창업, 힘모아 창업으로 바꿔야 한다.
만약 초등학교부터 창업교육을 필수과목으로 배우고 세계최고의 교육열로 육성해낸 인재들이 안정성보다는 창업의 위험을 과감히 선택하고 그러한 인재들이 힘을 모아 제대로 된 창업을 한다면 실패의 확률을 크게 줄이고 새로운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될 수 있도록 우리는 우리의 시스템과 마인드 및 정책을 제대로 된 창업이 이루어지는 방향으로 전면적으로 혁신해가야 할 것이다.
 
창업으로 ‘일자리 한류’를
창업훈련을 모든 교육기관의 필수과목으로 하고 취업스펙에서 가장 우대받는 것으로 하는 것, 중소기업에 가는 것이 취업이 아니라 또다른 중소기업을 만드는 창업의 훈련장이 되도록 하는 것, 최고의 우수인력들이 고용안정을 목표로 교수나 공무원이 되기보다 고용창출을 목표로 벤처창업을 하도록 인센티브시스템을 바꾸는 것 등은 그러한 혁신의 몇가지 예이다.
이렇게 해서 제대로 된 창업의 물꼬가 트이면 우리 국민에 내재된 창업DNA는 엄청난 잠재력을 발휘해 국내에서의 일자리 창출은 물론, 전세계로 뻗어나가는 일자리 한류도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다.
준비된 싸이가 창조한 ‘강남스타일’이 전세계를 정복했던 것처럼, 제대로 된 창업이 창출하는 ‘양질의 일자리’들은 일하고 싶은 사람에게 일자리를 주는 창조경제의 목표를 넘어 전세계를 우리의 경제영토로 끌어들이면서 한국을 21세기 몽골제국의 주인으로 만드는 핵심동력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백필규 (중소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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