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몽, 김윤후, 이성계 그리고 조선 정조. 이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바로 역사적으로 활을 잘 쏜 인물들이다. 우리나라는 예부터 활을 잘 쏘기로 유명했다. 활을 잘 쏘는 민족답게 활과 화살의 혼과 맥이 대대로 이어져 내려오는 곳이 있다. 경기도 파주시에 있는 영집 궁시박물관이다. 중요무형문화재 47호 궁시장 영집 유영기 선생이 세운 활과 화살 전문 박물관으로, 5대째 이어 내려온 활과 화살에 대한 애정과 전통문화에 대한 신념과 고집이 오롯이 남아 있는 곳이다.
영집 궁시박물관에서 헤이리 예술마을이 지척이다. 한립 토이 뮤지엄, 한향림 세라믹 뮤지엄 등 다양한 박물관과 전시관, 체험 시설이 있어 가족 단위 근교 여행지로 손색이 없으며, 독특한 건축물에 분위기 좋은 카페와 전시관, 북 카페 등이 많아 데이트 코스로도 제격이다. 모산목장에서 낙농 체험도 즐겨보자.

‘신궁’의 맥을 잇다 … ‘영집 궁시박물관’
영집 궁시박물관은 고유의 전통문화를 묵묵히 지키는 곳이다. 중요무형문화재 47호 궁시장 영집 유영기 선생이 평생 연구·수집한 우리나라의 전통 활과 화살, 해외의 활과 화살을 전시한 공간이다.
1층 전시관에는 우리나라 전통 활과 화살의 역사가 함축돼 있다. 물소 뿔과 쇠심줄, 대나무와 뽕나무, 민어의 부레(부레풀 재료) 등 각궁을 만드는 데 필요한 재료부터 시대별로 다양한 화살까지 만나볼 수 있다. 적이 다시 사용하지 못하게 한 편전(아기살), 임금의 명령을 전달할 때 쓰던 신전, 소리 나는 명적, 고구려를 대표하는 육량시, 태조 이성계가 주로 사용했다는 명중률 높은 유엽전 등 화살에 숨은 이야기도 재미있다.
팔순에 가까운 궁시장 유영기 선생의 얼굴에는 굴곡진 삶의 흔적이 역력하다. 선생의 고향은 파주와 가까운 북한 땅 장단면이다. 예부터 예천은 활, 장단은 화살이라 할 정도로 장단은 화살로 유명한 고장이었다. 당시 활과 화살을 만드는 장인들은 격이 높았고, 유영기 선생의 아버지는 한국전쟁 때 집문서를 두고 살 만드는 도구와 부레풀만 챙겨 피란할 정도로 장인 정신이 투철했다.
활 만드는 과정은 복잡하고 다양한 과정을 거친다. 하루아침에 뚝딱 만들어지는 것도 아니다. 대나무의 물이 빠지고 가장 단단해지는 겨울이 되면 전국을 돌며 대나무를 구하는데, 해풍을 맞으며 2년 정도 자란 대나무가 가장 좋다. 대나무는 약 한 달간 건조 과정을 거쳐 숯불에 갈색이 될 때까지 구운 뒤, 저울로 무게를 달아 분류한다. 이는 사수의 신체 조건에 맞는 화살을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숯불을 피운 대잡이통에 살대를 넣고 구울 때는 졸대로 화살을 곧게 펴는 교정 작업을 한다. 이를 ‘졸을 본다’고 한다. 살대가 마련되면 더 복잡한 과정을 거친다. 대나무의 마디를 갈아 없애고, 살대의 표면을 매끄럽게 다듬는다. 활시위가 걸리는 오늬와 촉을 끼우기 위해 살대의 끝을 깎는 작업부터 오늬를 끼우고, 깃을 달고, 촉을 만들어 끼운 뒤 다시 졸을 보면 비로소 화살 한 개가 만들어진다.
영집 궁시박물관에서는 활 만들기와 활쏘기 체험도 할 수 있다. 활 만들기는 전통 방법 그대로 하는 알짜배기 체험으로 추천할 만하다. 만든 활과 화살 한 개는 가져갈 수 있으며, 체험 비용은 2만원이다. 활쏘기는 바른 자세를 숙지하고 직접 활을 쏘아보는 체험이다. 자세에 따라 화살이 날아가는 모습이 제각각이다.

예술·문화 백화점…‘헤이리 예술마을’
헤이리 예술마을은 박물관과 미술관, 갤러리 카페와 체험 시설이 많아 가족이나 연인들이 자주 찾는 곳이다. 가족과 함께 가볼 만한 곳으로는 한립토이뮤지엄, 연인과 함께라면 한향림 세라믹 뮤지엄을 추천한다.
한립토이뮤지엄은 40년 가까이 완구회사를 운영하면서 각국에서 수집한 장난감을 전시한 완구 박물관이다. 한정판 교복을 입은 흑백 아톰부터 한국을 대표하는 뽀로로까지 어른들에게는 향수와 동심을 자극하고, 아이들에게는 신나는 장난감의 세계를 선사한다. 지하 1층에는 경찰서, 소방서, 방송국 등 18개 체험 시설로 꾸며진 스토리 랜드가 있다. 아이들이 직업의 세계로 들어가 미래의 이야기를 맘껏 풀어낸다.
한향림 세라믹 뮤지엄은 옹기박물관과 현대도자미술관으로 구성된다. 옹기박물관은 규모는 작지만, 각 지역의 특성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옹기들이 지역별로 전시돼 있다. 소주를 내리는 소줏고리, 제주의 물허벅, 300년 전 청자 기법으로 제작된 강진옹기 등 다양하고 독특한 옹기를 만나볼 수 있다. 현대도자미술관은 근현대 도화 작품을 전시한 공간으로, 조선 순종의 어진을 그린 김은호 선생과 피카소의 작품도 만나볼 수 있다.
현대도자미술관 건물은 모 제약 회사의 CF가 촬영된 곳이기도 하다. 최근 종영한 SBS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가 촬영된 갤러리 카페 아다마스253도 들러볼 만하다.
영집 궁시박물관 인근에는 모산목장이 있다. 송아지 우유 주기, 여물 주기, 젖짜기, 아이스크림과 치즈 만들기 등 다양한 체험을 한 번에 즐길 수 있다. 피자 만들기 체험을 곁들이면 가볍게 한 끼 식사도 가능하다.

■여행정보
○당일 여행 코스 
모산목장 체험→영집 궁시박물관→헤이리 예술마을(한립토이뮤지엄, 한향림 세라믹 뮤지엄)
○1박 2일 여행 코스 
첫째 날 / 모산목장 체험→영집 궁시박물관→헤이리 예술마을(한립토이뮤지엄, 한향림 세라믹 뮤지엄)
둘째 날 / 오두산통일전망대→반구정→임진각 평화누리→자운서원→벽초지문화수목원→파주삼릉
○관련 웹사이트 주소  
 - 파주시 문화관광 tour.paju.go.kr
 - 영집 궁시박물관 www.arrow.or.kr
 - 헤이리 예술마을 www.heyri.net
 - 한립토이뮤지엄 www.hanliptoymuseum.co.kr
○문의 전화 
- 한향림 세라믹 뮤지엄 070-4161-7271
 - 모산목장 031-946-8026
○대중교통 정보 
[버스] 서울 광화문역 6번 출구나 서울역 YTN 앞에서 9709번 광역버스 승차(혹은 합정역 1번 출구에서 2200번 광역버스 승차), 맥금동 종점에서 하차, 영집 궁시박물관까지 도보 약 1km.
* 문의 : 신성교통 www.shinsungbus.com 맥금동 종점 031)949-6040
[전철] 서울-금촌, 경의선 하루 25회(05:50~23:30) 운행, 50분 소요. 공덕-금촌, 경의선 하루 56회(05:32~23:10) 운행, 45분 소요. 금촌역에서 900번 시내버스나 036번 마을버스 이용, 시그네틱스 에서 하차, 도보 약 0.7km.
* 문의 : 서울메트로 1577-1234, www.seoulmetro.co.kr 금촌역 031)946-0788
○자가운전 정보 
서울외곽순환도로 자유로 JC→문산 방면 자유로→금촌·법흥리 방면 오른쪽→파주프리미엄아울렛 경유 통일촌삼거리에서 금촌 방면으로 우회전→법흥삼거리에서 좌회전→영집 궁시박물관
○숙박 정보 
- 마당안숲 : 탄현면 헤이리마을길, 031)8071-0127, www.forestgarden.kr
 - 게스트하우스 모리 : 탄현면 헤이리마을길, 031)944-0760, heyrimori.com
○식당 정보 
 - 프로방스 레스토랑 : 스파게티, 탄현면 새오리로, 031)945-0230, www.provenc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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