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업승계를 하는데 있어 아버지와 아들, 즉 창업자와 후계자와의 관계는 가업승계의 성공을 좌지우지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중요하다. 두 사람의 관계는 후계자의 리더십을 개발하고 창업자의 경영철학과 핵심가치 그리고 수십 년 간 쌓아온 암묵지를 이전하는데 있어 가장 중요한 핵심요인이기 때문이다. 만일 두 사람의 관계가 좋지 않다면? 성공확률은 낮아질 수밖에 없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부친과의 갈등으로 어려움을 호소하는 후계자들이 의외로 많다. 한 중소기업의 후계자는 자신과 입장이 비슷한 후계자들 가운데 약 70% 정도가 아버지와의 갈등으로 정신적 문제를 겪고 있다고 했다. 그 원인을 살펴보면 대부분 유사하다. 후계자가 창업자의 강한 성격에 억눌려 자신감을 잃은 경우도 있고, 부친이 평생 일구어 놓은 사업을 자신이 지키지 못하면 어쩌나 하는 두려움도 있다.
그리고 미래에 대한 비전이나 방향이 서로 달라 잦은 의견 충돌을 겪기도 한다. 예를 들면, 아버지는 현재의 시스템을 고수하려고 하고, 아들은 변화를 모색하기 위해 신규투자를 하면서 갈등이 불거지기도 한다. 그리고 후계자를 사장에 임명하고도 실제적인 권한을 주지 않아 곤란을 겪기도 한다.
과연 이러한 문제들이 후계자의 책임이라고 할 수 있는가? 물론 처음부터 뛰어난 역량을 가진 후계자들도 많이 있다. 하지만 모든 후계자들에게 창업자와 같은 기질과 역량을 기대해서는 안 된다. 오히려 후계자의 리더십을 개발하고 역량 있는 리더로 훈련시켜야 하는 책임은 창업자의 몫이다. 한 연구에 따르면 성공적인 후계자들은 부모와 관계가 좋다. 만일 후계자와 좋은 관계를 맺고 싶다면 다음 3가지 사항을 유념해야 한다.
사람들이 상호 신뢰를 높이는 방법의 하나는 꿈과 비전, 가치를 공유하는 것이다. 승계를 준비하는 기업의 대부분은 기업의 역사가 20~30년이 넘는다. 이들의 성공요인은 창업자의 확고한 경영철학과 핵심가치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따라서 성공적인 승계를 위해서는 창업자의 경영철학과 핵심가치를 후계자에게 이전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를 기반으로 후계자가 함께 미래의 비전을 수립하고 이를 공유하는 경우 상호 협력을 높이게 된다.
승계에 있어 창업자와 후계자 간의 가장 흔한 문제 중 하나는 대화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좋은 관계는 일방적인 지시가 아닌 개방적이고 정직한 커뮤니케이션이 전제되어야 한다. 즉, 어떤 주제에 관해서도 서로 정직하게 이야기 할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되어야 한다. 이는 사람들 사이의 신뢰를 높이고 결속을 강화시키는 가장 중요한 요인이다. 경영자는 자신이 후계자와 함께 정직하고 개방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하는가 아니면 일방적으로 지시하고 명령하는가 점검해 보라.
승계과정에서 창업자와 후계자간 갈등이 발생하는 원인 중 하나는 공식적인 승계계획과 로드맵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후계자의 리더십과 역량을 체계적으로 개발하기 위해서는 초기부터 구체적이고 공식적인 계획을 마련해야 한다. 그리고 후계자의 성장에 따라 적절한 책임과 권한이 주어져야 한다. 그러면 후계자가 리더로서 필요한 자질을 더 많이 계발할 수 있다. 만일 계획 없이 승계가 진행된다면 후계자에게 다양한 경험과 도전의 기회가 줄어들 수밖에 없고 리더로서의 성장하는 것 또한 지연될 수 있다.
특히 승계계획에 임원들이 참여하는 경우 그들은 자신들이 존중 받는다고 생각되고, 후계자 개발과정에 적극 협조하게 될 것이다.

-글 : 김선화(한국가족기업연구소장 / 「100년 기업을 위한 승계전략」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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