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학협력 핵심축은 중소기업과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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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학협력 핵심축은 중소기업과 현장
  • 중소기업뉴스팀
  • 호수 1968
  • 승인 2014.03.17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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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용호(경북대학교 명예교수·산학연구원 이사장)

국내 공학계의 앞자리에 있는 서울대학교 공과대학이 최근 ‘SNUe 컨설팅센터’를 개소했다. 이제까지의 연구중심의 학풍에서 벗어나, 연구개발(R&D) 역량이 부족한 중소·중견기업들의 기술고충을 원스톱으로 해결해주겠다는 강한 의지를 담고 있다. 
대단히 신선한 뉴스다. 물론 지금도 여러 대학에는 산학협력단과 산학협력 선도대학(LINC)등이 이와 비슷한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은 정부에서 일괄적으로 만든 조직이기 때문에 산업 현장이나 지역실정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번에 문을 연 이 센터는 자발적 수요에 의해 상향식으로 만들어졌다는 점이 큰 특색이라 하겠다.
돌이켜보면 20년 전만 하더라도 산학협동이란 단어가 매우 낯설게 느껴졌다. 선진국에서나 이루어지는 것처럼 생각됐다. 그러나 이제는 산(産)과 학(學)의 유기적인 협력 없이는 개별 기업의 성장은 물론, 지식기반사회에로의 진입이나 선진경제에로의 도약이 불가능하다는 인식이 보편화돼 있다. 

제조업·이공계 편중 심각
그간 한국 산학협력의 실태를 살펴보면 정부주도의 하향식 추진이었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재원과 인식이 부족한 지방정부는 항상 뒷전에 밀려나 있었고, 중앙정부가 방향을 잡고 예산을 편성하면서 앞에서 끌고 가는 체제였다.
둘째로 민간부문에서는 대기업과 소수 대학이 주도해온 것이 특징이다. 기술개발의 필요성을 먼저 느낀 대기업들이 잘나가는 대학의 우수 연구진과 계약을 맺어 R&D시장을 거의 독과점 해왔다. 중소기업들이 대학의 연구진과 공동연구를 시작한 것은 극히 최근의 일이라 하겠다.
현재 국내 기업연구소 수는 모두 2만8771개인데, 이 중 94.4%가 중소기업의 연구소다. 얼핏 보면 중소기업들의 R&D활동이 활발할 것 같지만 연구인력·투자규모·연구역량을 보면 대기업과 엄청난 격차를 보이고 있다.
셋째로 산업별로는 제조업이, 협력분야에서는 이공계가 거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농림·어업 등 1차 산업이나 서비스산업에서는 산학협력에 대한 인식이 매우 저조한 편이다. 협력분야는 이공계에 치우쳐 있으며 마케팅이나 인사조직·회계 등의 경상계통은 걸음마 단계에 있다.

지방정부·산업계·대학 뭉쳐야
이러한 현상인식을 토대로 앞으로의 산학협력 방향을 생각해 보자. 먼저 산학협력 사업은 지방정부와 지역경제계 그리고 지방대학이 굳건한 3자 동맹을 맺어 상향식으로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스럽다. 중앙에서는 비전과 기본방향만 제시하고, 지방이 주체가 돼 지역의 산업구조와 인력구조 등을 최대한 반영해 자율적으로 추진할 수 있도록 행·재정적 뒷받침에 주력해야 될 것이다.
둘째로 대기업의 R&D투자는 정부의 지원 없이도 가능한 단계에 와있으므로 중소기업 친화적 협력체제 구축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지역산업계의 수요에 맞는 기술개발과, 우수인재의 양성이 이뤄지도록 현장위주의 협력체제가 마련돼야함은 두 말할 나위가 없다.
중소기업인들도 지역대학의 우수두뇌와 연구시설을 활용하지 않고서는 발전이 어렵다는 사실을 깊이 인식하고, 산학협력 활동에 열정과 능동성을 보여줘야 할 것이다.
셋째로 기존 제조업중심의 산학협력을 농어업과 서비스산업 분야로 확대하고, 내용면에서는 이공계를 넘어 경상계통과 인문·예술 등 모든 분야에서 협동이 이뤄질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대학교원들에 대한 평가시스템이 획기적으로 바뀌어야 한다. 현재와 같이 논문 위주의 연구 실적물 중심의 평가를 고집해서는 산학협력이 제대로 이뤄질 수 없다. 각 대학의 실정에 맞게 지역 산업계에의 기여를 중요한 평가 항목의 하나로 삼아야 할 것이다.

최 용 호 (경북대학교 명예교수·산학연구원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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