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이 하고 있는 사업을 무엇으로 정의하는지는 경쟁전략 수립에 있어 기본적이면서도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사업을 어떻게 정의하느냐에 따라 사업의 범위와 필요한 역량, 주요 경쟁자가 달라지게 된다.
사업을 정의하는 것은 마치 축구 경기장의 그라운드 경계선을 결정하는 일과 유사하다. 골 라인, 사이드 라인을 정확히 인지하는 것은 플레이어들의 기본이다. 어디가 라인인지 모르고 플레이를 한다면 경기에서 질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또한 같은 팀 선수끼리 각기 다르게 그라운드 경계를 이해한다면 혼선이 생기고 팀은 와해될 것이다. 비즈니스도 이와 마찬가지이다. 사업의 범위, 경쟁의 장을 명확히 설정하고 구성원들이 그것을 공유할 때 한 마음으로 게임에 나설 수가 있다.

사업경계와 핵심사업을 파악하라
예컨대 코카콜라는 콜라회사인가? 음료회사인가? 코카콜라는 자신의 사업 분야를 단순히 콜라만이 아니라 모든 음료로 정의했다. 그 덕분에 브랜드 이미지에 의한 잠재력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었다. 반면 델 컴퓨터는 1990년대 초 할인점과 도매 클럽들을 겨냥한 판매 프로그램을 도입해 컴퓨터 직접 판매라는 자신의 핵심 분야를 넘는 사업 확장을 결행했다. 얼마 되지 않아 회사는 손실을 보기 시작했다.
1993년 3·4분기에만 6억 달러 매출에 3,700만 달러의 적자를 기록했다. 마이클 델과 그 중역들은 재빠르게 소비자 직접판매라는 핵심전략에서 벗어나 경쟁 기업들처럼 소매점 판매로 확장한 것이 문제였던 것으로 상황을 분석했다.
마이클 델은 “소매점 판매를 통한 사업확장은 사업전략의 혼동을 가져 왔고, 결국 핵심사업은 축소됐습니다. 우리는 상황을 파악한 즉시 소매점 판매 사업에서 철수했습니다. 철수 비용도 많이 발생해 고통스러운 결정이었지만 그 결정은 회사가 내린 가장 중요한 결정 중의 하나였고, 결과적으로 회사는 재앙에서 벗어나게 됐습니다”라고 말했다. 당시의 PC산업은 매년 20% 이상씩 성장하면서 사업 환경은 급격히 변하고 있었다. 고속으로 주행하던 델은 자동차 바퀴의 방향을 조금 틀었다가 차는 갓길로 빠졌고 놀란 운전자는 다시 제 길을 찾았던 것이다.
과거에 디지털 영상은 문서관리의 한 분야로서 제록스의 핵심사업인 복사기 사업 주변에 위치한 사업 영역이었다. 그러나 새로운 워드프로세싱 소프트웨어와 결합한 고속 프린터가 출현했다. 디지털 영상은 제록스에게 중대한 위협으로 다가왔지만 동시에 새로운 핵심 수익원으로 등장하게 됐다.
이와 같이 사업 경계와 핵심사업에 대한 명확한 개념을 갖는 것은 성장 전략을 수립하는 가장 중요한 출발점이다. 사업의 경계는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가? 반드시 유지해야 하는 영역은 어디이고 어떤 부분이 전략적으로 덜 중요한가? 어떤 영역을 미래의 사업 영역으로 설정할 것인가? 그리고 경쟁기업과의 전투에서 승리하기 위해 필요한 차별화 역량의 원천은 무엇인가? 변화하는 사업경계를 고려할 때 현재의 역량에 어떠한 변화가 필요한가?
이와 같은 문제에서의 오류는 자기 사업의 정의를 제대로 설정하지 못하는 데에서 출발한다. 그 결과 핵심사업을 너무 일찍 포기하거나 새로운 사업에 잘못 뛰어들어 본래의 핵심사업까지 위태롭게 만든다.

고객과 제품의 정체성 확보를
오늘날 사업경계는 불투명해지면서 동시에 점점 급격하게 변화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방송과 통신, 유선과 무선 등의 분야를 예로 들 수 있다. 핵심사업이 쇠퇴의 기미를 보이고 인접 사업들이 전략적으로 더 중요한 사업으로 등장하는 추세들이다.
이와 같은 추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데 새로운 기술과 경쟁자의 등장, 아웃소싱의 확대, 디지털 기술의 영향력 증가, 지역간 경계를 허무는 강력한 세계화 등이 그 요인이다.
사업을 정의하기 위해서는 우선 핵심 고객과 제품을 분명하게 파악해야 한다. 때때로 경영진과 핵심 멤버들 조차 핵심 고객과 제품군에 대해 서로 다른 의견을 보인다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새로운 분야 또는 기술로 사업 범위를 확장할 것인가? 핵심사업을 위한 협력과 제휴는 어떠한 방향으로 진행해야 하는가? 등에 관한 논의와 숙고가 자신의 사업을 정의하는 하나의 과정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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