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뉴스=중소기업뉴스팀] 핵 항공모함, 경찰 특수 기동대(SWAT). 최악의 환경에서도 맡은 바 임무를 철저히 완수하고 작은 실수도 용납하지 않는 조직을 경영학에서는 ‘고신뢰 조직’(HRO, High Reliability Organization)이라고 부른다. 최근 불확실성이 높아진 경영 환경 속에서 위기대응 역량을 제고하려는 기업들은 고신뢰 조직의 운영 원칙을 도입할 필요성을 크게 느끼고 있다.
특히 시장, 산업에서의 비즈니스가 긴밀하게 상호 연결돼 위기의 파급 범위를 예측하기 어려울수록 고신뢰 조직의 진가가 발휘될 수 있다. 리스크의 파급 효과가 증대됨에 따라 기업은 한 차례의 위기만으로도 돌이키기 어려운 타격을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위기 감지, 대응 준비, 대응 수단, 대응 조직 이라는 리스크관리의 네 가지 관점에 따라 고신뢰 조직의 특성을 다음과 같이 구분해 볼 수 있다. (위기에 강한 ‘고신뢰 조직’ 삼성경제연구소 SERI 경영노트 보고서 인용)

위기 감지
작은 실패에 대한 큰 관심을 기울인다. 외견 상 사소한 오류 일지라도 지속적으로 반복되는 실수 나 사고는 대형 참사의 사전 징후 일 확률이 높다. 따라서 피해 크기에 상관없이 모든 실수나 사고에 주목할 수 있도록, 구성원들이 실패 경험을 죄악시하거나 숨기지 않는 조직 문화를 만들어야한다.

대응 준비
일상화된 위기 대응 체계를 갖추고 있다. 현실적으로 모든 위기 상황을 예측하고 대 비책을 세우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끊임없이 준비함으로써 위기 상황의 적응력을 제고할 수 있다. 긴박한 상황에서도 동요하지 않고 주어진 임무를 완벽하게 수행 하려면, 사전에 철저한 준비와 반복적 인 훈련이 필요하다.

대응 수단
일정 수준의 여유 자원을 확보한다. 자원 운영의 효율성을 일부 희생하더라도 사전에 여유 자원을 충분히 확보해야만 위기 상황이 발생했을 때 해결책을 지속적으로 탐색 할 수 있다. 다만, 지나치게 많은 여유 자원은 오히려 조직 내 긴장감을 저해하기 때문에 적정 수준을 유지하는 운영의 묘를 발휘할 필요가 있다.

대응 조직
신뢰를 바탕으로 조직 내 권한을 위임·분산한다. 전 조직원이 위기 앞에서 ‘운명 공동체’라는 의식을 기반으로 개개인의 의사 결정을 강화할 수 있어야 한다. 의사 결정이 상층부에 집중 될 경우, 과도한 정보량으로 인해 그릇된 의사 결정을 내릴 위험이 증대되기 때문이다.
아울러 최고의 해결책을 도출할 수 있도록 조직 구성원이 분야별로 충분한 수준의 전문성을 확보해야 한다.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이 증대됨에 따라 기업은 고신뢰 조직의 운영원칙을 긍정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특히 업무프로세스가 복잡다단하게 연결돼 위기 상황에 취약한 기업 일수록 고신뢰 조직의 운영원칙과 특성이 더욱 필요할 것이다.
‘무엇을 상상해도, 그 이상을 보게 될 것이다’라는 광고의 카피와 같은 일들이 경영 현장에서 종종 벌어진다. 최악의 지진에도 치명적인 영향을 받지 않는 건물은 항상 있게 마련이다. 주변이 폐허로 변해도 그 건물만 무너지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과거보다 불확실성과 예측 불가능성이 매우 커지면서 부정적 요소를 얼마나 잘 극복하는지 여부가 그 기업이나 조직의 가치를 결정짓는 잣대가 되고 있다.
적극적이고 능동적으로 과거에 경험하지 못했던 ‘블랙스완(Black Swan)’에 대비하는 자세가 중소기업 CEO에게 그 어느 때보다도 필요한 시점이다.

-글 : 이희정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 이사 / 「리스크 인텔리전스: 불확실성 시대의 위기경영」 역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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