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토종 PDA(개인휴대단말기) 업체들이 내수시장에서 HP 등 외국브랜드 제품에 압도적으로 밀리며 매출이 작년의 3분의 1 미만으로 급감했다.
이는 PDA 등에 대한 보조금 지급을 검토하겠다던 정보통신부가 진대제 장관 취임 이후 방침을 바꿔 지난 7월부터 보조금 지급이 사실상 중단되면서 휴대전화 겸용 모델을 주로 생산해 오던 토종 PDA업체들의 가격경쟁력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최근 업계에 따르면 한국HP는 우리나라 시장에 진출한 지난 90년대말 이래 지난 7월말까지 국내에 25만대 이상의 PDA를 판매, 누적 판매량 1위 업체로 올라섰다.
이는 8월말 현재 셀빅의 17만대, 싸이버뱅크의 12만대보다 많으며 무선핸드PC와 지능형복합단말기를 합한 삼성전자의 PDA 내수판매실적 12만5천대보다도 훨씬 많은 수치다.
특히 PDA로 KT의 무선랜 서비스 ‘네스팟’을 쓰는 사용자들의 경우 압도적인 다수가 HP, 후지쯔, 도시바 등 외국산 제품을 선호하며 그 중에서도 HP 아이팩 모델들이 인기 순위 1, 2위에 올라 있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전했다.
외산 제품들이 이처럼 국내 PDA 시장을 급속히 잠식하면서 토종 업체들의 매출은 지난해의 3분의 1 미만 수준으로 급락했다.
싸이버뱅크의 경우 작년에는 상반기에 1만9천대를 판매해 140억원의 매출을 올린 데 이어 하반기에는 3만9천대를 팔았고 올해도 1분기에 2만7천대, 2분기에 1만9천대를 판매하는 등 ‘선전’했으나 PDA에 대한 보조금이 완전히 중단된 3분기 들어 매출이 급감했다.
싸이버뱅크 관계자는 “올해 3분기 판매량이 9천대에 그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외국 브랜드 제품과는 달리 국내업체 제품들은 모두 휴대전화 기능이 내장돼 있어 가격이 최소한 10만원 가량 높을 수밖에 없는데 그 동안은 이 부분을 보조금으로 메워 왔으나 이것이 불가능해지면서 시장을 잠식당했다”고 말했다.
셀빅의 경우 2001년에는 휴대전화가 내장돼 있지 않은 모델로만 4만9천대를 판매해 89억원의 매출을 올렸으며 작년에는 휴대전화 내장 모델 위주로 7만대를 팔아 18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으나 올해 상반기 판매실적은 매우 저조하다.
셀빅 관계자는 “기존 제품이 단종되는 가운데 신제품 출시가 늦어지는 등 특수상황으로 올해 상반기 판매실적은 공개치 않기로 했다”며 “상반기에는 사실상 판매가 거의 없었다고 보면 되며 하반기 이후 매출회복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작년에 6만5천대 가량 판매된 윈도CE 기반 무선핸드PC ‘넥시오’ 브랜드를 1년도 되지 않아 단종키로 결정하고 지능형복합단말기 ‘미츠(MITs)’시리즈에 집중키로 했으나 역시 판매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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