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0년을 이어온 ‘별신굿탈놀이’ …‘얼쑤’ 나도 몰래 어깨춤
유네스코가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한 안동 하회마을에서는 12세기 중엽부터 마을의 안녕과 풍년을 기원하며 하회별신굿탈놀이를 즐겼다. 80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서민의 애환과 웃음을 담아 탈춤을 춘 것이다. 양반과 선비로 대변되는 지배 계층을 비판하고, 파계승을 통해 종교의 타락을 비꼬는 내용이 인상적이다. 해학과 풍자가 넘치는 탈춤을 보며 21세기 관객이 웃음을 터뜨린다. 신명과 흥겨움이 가득한 공연은 꼬마 관객도 지루할 틈이 없다. 풍산 유씨 대종가 양진당과 서애 유성룡 선생의 충효당 같은 고택과 흙담이 아름다운 하회마을을 구석구석 거닐고, 하회마을로 들어가는 길에 있는 안동한지전시관과 하회세계탈박물관도 들러보자. 안동민속박물관은 안팎이 두루 알차다. 월영교와 안동호반나들이길도 봄볕 아래 걷기 좋다.

중요무형문화재 69호로 지정된 하회별신굿탈놀이는 안동 하회마을에서 고려 시대부터 마을 사람들이 해온 탈놀이다. 별신굿은 ‘별난 굿’ ‘특별한 굿’을 뜻하는데, 마을의 안녕과 풍년을 기원하며 5~10년에 한 번씩 큰 굿판을 벌였기에 붙은 이름이다. 1928년 마지막 별신굿이 있고 40여년 간 중단된 것을 1970년대에 하회별신굿탈놀이보존회 회원들이 복원해 다시 세상에 선보였다.
지금은 안동을 대표하는 공연 예술이자, 하회별신굿탈놀이를 보기 위해 사람들이 일부러 안동에 들를 정도가 됐다. 우리나라 대표 축제 중 하나로 꼽히는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의 근간이기도 하다.
올해부터는 연중 상설 공연을 하고, 찾는 이들이 많아 주중에도 공연이 마련된다. 공연이 끝나면 탈을 벗고 인사한 다음 춤을 추며 빠져나가는데, 이때 관객이 한데 어우러져 춤추기도 한다. 풍자와 해학, 웃음과 눈물이 있는 탈놀이에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빠져든다.
하회별신굿탈놀이는 춤판이 벌어지는 동안 배우와 관객이 자연스럽게 소통한다. 백정은 관객을 향해 연신 말을 걸고, 할미는 관객에게 동냥하는 시늉을 한다. 이를 걸립이라 하는데, 풍물과 재주를 부려 돈이나 곡식을 구하는 일을 뜻한다. 실제로 관객이 뛰어나와 불쌍한 할미의 바가지에 돈을 넣어주기도 한다. 관객이 “잘한다” “얼씨구” 같은 추임새를 넣거나 크게 손뼉을 치면 배우들도 흥이 나는 것은 당연지사. 추우나 더우나, 관객이 많거나 적거나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면 절로 박수가 나온다.
탈춤 공연은 현재 하회마을 주차장 옆 임시 공연장에서 펼쳐진다. 마을 안에 자리한 전수관과 공연장 공사가 끝나는 5월 말까지는 임시 공연장 신세를 질 예정이다. 상설 공연은 1~2월은 토·일요일, 3~12월은 수·금·토·일요일 오후 2시에 열린다. 7~9월에는 토요일 오후 7시 안동댐 개목나루, 일요일 오후 7시 낙동강 변 음악분수 옆 공연이 더해진다.
탈놀이가 끝나면 느긋한 걸음으로 하회마을을 둘러본다. 안동 하회마을은 경주 양동마을과 더불어 2010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됐으며, 우리네 역사가 고스란히 살아 숨 쉬는 곳이다. 풍산 유씨의 동성 마을로, 낙동강 줄기가 마을을 S자로 휘감아 흘러 물돌이(하회)라 했다.
 마을에는 풍산 유씨 대종가 양진당(보물 306호), 서애 유성룡 선생의 종택 충효당(보물 414호), 전형적인 사대부가의 멋을 보여주는 화경당(북촌댁) 등 빼어난 고택이 즐비하다. 흙과 돌로 반듯하게 쌓아 올린 담장과 미로처럼 이어진 골목, 정겨운 초가, 수령 600년에 이르는 삼신목, 강변에 자리한 만송정 솔숲, 절벽 위에서 마을을 굽어볼 수 있는 부용대 등 볼거리로 가득하다.
안동 시내에서 하회마을로 들어가는 길에 들러보면 좋은 곳이 두 군데 있다. 먼저 안동한지전시관은 닥나무에서 한지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볼 수 있는 한지 공장, 한지 제품과 공예품을 전시·판매하는 전시관, 하회탈을 비롯해 다양한 한지 공예품을 만들어볼 수 있는 체험관 등이 한군데 있어 흥미롭다.
하회탈 모형에 한지를 여러 장 겹쳐 바른 다음 색깔 한지로 장식하는 탈 만들기 체험이 인기다. 하회마을 주차장을 지나 매표소 가는 길에 자리한 하회세계탈박물관은 하회탈을 비롯한 우리나라 각 지역의 탈, 아시아와 유럽 등 세계의 탈을 함께 전시해 비교하며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안동은 ‘지붕 없는 박물관 도시’라고 해도 좋을 만큼 역사 유적과 고택이 많다. 안동민속박물관에서는 선조의 유교적인 삶을 한눈에 그려볼 수 있다. 출생부터 관혼상제까지 삶의 궤적에 따라 전시물이 구성됐다. 야외 박물관에는 석빙고, 선성현객사, 돌담집, 초가, 초가도토마리집, 까치구멍집 등 고가 20여 채가 마을을 이루듯 모여 있다.
야외 박물관과 강 서쪽을 이어주는 월영교는 낮에도 좋지만, 조명이 들어오는 저녁이나 달 밝은 밤에 더 운치 있다. 월영교에 불이 들어오기를 기다리며 안동호반나들이길로 접어든다. 지난 12월에 완공된 이 산책로는 법흥교까지 2km 남짓한 거리로, 강바람을 느끼며 가볍게 걷기에 그만이다.
안동의 맛으로는 헛제삿밥, 안동찜닭, 간고등어구이, 안동국시 등이 있다. 주전부리가 생각난다면 안동역 맞은편에 자리한 하회탈빵이나 정도너츠 안동점, 미슐랭에서도 인정한 맘모스제과가 제격이다.

■여행 정보
○당일 여행 코스 
안동한지전시관→하회세계탈박물관→하회별신굿탈놀이 상설 공연→하회마을→월영교
○1박 2일 여행 코스 
첫째 날 / 안동한지전시관→병산서원→하회세계탈박물관→하회별신굿탈놀이 상설 공연→하회마을(숙박)
둘째 날 / 안동민속박물관→안동호반나들이길→월영교→임청각, 군자정→안동 법흥사지 칠층전탑
○관련 웹사이트 주소  
 - 안동관광 www.tourandong.com
 - 하회별신굿탈놀이보존회 www.hahoemask.co.kr
 - 안동 하회마을 www.hahoe.or.kr
 - 안동민속박물관 www.adfm.or.kr
 - 안동한지전시관 www.andonghanji.com
○문의 전화 
 - 안동시청 체육관광과 054-840-6392
 - 하회별신굿탈놀이보존회 054-854-3664
 - 안동하회마을관리사무소 054-854-3669
 - 하회마을 관광안내소 054-852-3588
 - 안동민속박물관 054-821-0649
 - 하회세계탈박물관 054-853-2288
○대중교통 정보 
[기차] 청량리-안동, 하루 8회(06:40~21:13) 운행, 약 3시간 20분 소요.
* 문의 : 코레일 1544-7788, www.korail.com
[버스] 서울-안동, 동서울종합터미널에서 하루 35회(06:00~23:00) 운행, 약 2시간 50분 소요. 센트럴시티터미널에서 하루 18회(06:10~22:00) 운행, 약 2시간 50분  소요.
* 문의 : 동서울종합터미널 1688-5979, www.ti21.co.kr 센트럴시티터미널 02-6282-0114 이지티켓 www.hticket.co.kr
○자가운전 정보 
중앙고속도로 서안동 IC→경서로 6km→상리길 3.2km→안교사거리 하회마을 방면 좌회전→지풍로 4.6km→하회삼거리 하회마을 방면 좌회전→하회마을 주차장(주차 후 도보 15분 혹은 셔틀버스 이용)
○숙박 정보 
 - 안동파크호텔 : 안동시 경동로, 054-853-1501, www.andongparkhotel.com (굿스테이)
 - 다우모텔 : 풍산읍 장터중앙길, 054-858-9100 (굿스테이)
 - 농암종택 : 도산면 가송길, 054-843-1202, www.nongam.com
 - 북촌댁 : 풍천면 하회북촌길, 054-853-2110, www. bukchondaek.com
 - 안동군자마을 : 와룡면 군자리길, 054-852-5414, www.gunjari.net○식당 정보 
 - 묵향 : 한우구이·불고기, 안동시 경동로, 054-840-7710~1
 - 까치구멍집 : 헛제삿밥, 안동시 석주로, 054-821-1056
 - 옥류정 : 간고등어정식, 풍천면 전서로, 054-854-8844~5, www.안동맛집옥류정.kr
 - 추임새파크 : 안동찜닭, 풍천면 전서로, 054-853-4001
○축제와 행사 정보
 -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 : 2014년 9월 26일~10월 5일, 안동 시내 일원(탈춤공원 및 하회마을), www.maskdance.com
○ 주변 볼거리
    안동댐, 온뜨레피움, 전통문화콘텐츠박물관, 경상북도독립운동기념관, 유교문화박물관, 이육사문학관, 도산서원, 안동군자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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