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소기업중앙회는 지난달 27일 오전(현지시간) 독일 메리어트호텔에서 ‘한·독 히든챔피언 콘퍼런스’를 개최했다. 이은정 한국여성벤처협회장(앞줄 왼쪽에서 다섯번째부터), 김영학 무역보험공사 사장,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헤르만 지몬 지몬쿠허앤파트너스 회장, 김기문 중앙회장, 마리오 오호벤 독일연방중기협회장, 조원동 경제수석 등 참석자들이 기념촬영하고 있다. (사진=나영운 기자)

히든 챔피언 본고장서 한국 강소기업의 미래를 진단하다

[중소기업뉴스=이권진 기자] 지난달 27일 독일 베를린 메리어트호텔 행사장에는 200여명이 넘는 경제계 인사들로 북적였다. 다름 아닌 중소기업중앙회(회장 김기문)가 주최한 ‘한독 히든 챔피언 콘퍼런스’가 개최된 것.
이번 행사에는 정부 주요 인사로 윤상직 산업부장관, 조원동 경제수석, 김영학 무역보험공사 사장 등이 참석했으며 중소기업계에선 김기문 중기중앙회장을 비롯해 서병문 수석부회장, 권혁홍, 정태일, 배조웅, 이재광, 이경호, 한상헌 부회장 등 사절단 70여명과 독일 현지 주재원 및 내빈 등이 자리를 함께 했다. 독일 측에서는 독일 히든 챔피언을 대표하는 기업인 38명을 비롯해 독일 중소기업협회인 BVMW의 마리오  오호벤 회장 등 주요 내빈이 참여했다.
특히 이날 주제발표에는 양국 중소기업 전문가들이 다양한 경영전략과 비전을 제시해 눈길을 사로잡았다.
독일 히든 챔피언을 정립한 경영석학 헤르만 지몬이 ‘독일 히든 챔피언이 한국 중소기업에 주는 교훈’을, 미하엘 보이보데 독일 만하임대 교수가 ‘독일 미텔슈탄트를 말하다’를, 김광희 중소기업연구원 선임연구원이 ‘한국 중소기업의 새로운 종, 스몰 자이언츠를 말하다’를 각각 발표했다.
패널토론 시간에는 송호근 YG-1 대표와 박혜린 바이오스마트 대표가 한국을 대표하는 강소기업 CEO로 나섰으며 독일 히든 챔피언을 경영하는 발터 니더슈테터 칼레사 대표와 필립 클라이스 클라이스사 회장이 자리를 함께 해 양국의 중소기업 성장 전략과 노하우에 대해 진지한 논의를 펼쳤다.
이어 우수 사례 발표로 앞서 패널토론에 참여한 발터 니더슈테터 대표가 ‘히든 챔피언 기업인’에 대해, 승현창 핸즈코퍼레이션 회장이 ‘한국 스몰자이언츠 기업인’에 대해 자신들이 경험한 경영 성공비법을 소개했다.

‘기술개발·글로벌화’ 히든 챔피언 비결 
첫 번째 주제 발표자로 나선 히든 챔피언의 창시자 헤르만 지몬 회장은 ‘독일의 히든 챔피언이 한국 중소기업에게 주는 교훈’에 대해 강연했다.
헤르만 지몬 회장은 독일 히든 챔피언의 특징으로 △높은 아이템 집중도 △글로벌 유통과 연계 △뛰어난 기술 혁신 △높은 고객 근접성을 소개하고 이들을 아우르는 원동력으로서 야심찬 목표를 가진 강한 리더를 지목했다. 이어 지몬 회장은 독일 히든 챔피언의 또다른 성장동력으로 글로벌 유통 및 마케팅과의 연계를 꼽았다. “히든 챔피언이 되기 위해서는 기업이 전문화된 제품을 생산하는 것 뿐만아니라 글로벌 유통 및 마케팅과 적극적으로 연계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높은 혁신성과 고객 근접성도 독일 히든 챔피언의 강점으로 소개됐다. 실제 독일 히든 챔피언의 매출 대비 R&D 예산 비중은 6.0%로 일반 기업(3.0%)의 두배, 직원 1000명당 특허수는 31건으로 대기업(6건)의 다섯배에 이른다.
지몬 회장은 “독일 히든 챔피언은 가격 보다는 가치 중심의 전략을 구사한다”며 “이들은 혁신적인 제품과 우수한 고객 서비스로 지속적인 경쟁 우위를 점한다”고 설명했다.
독일 히든 챔피언 기업의 직원 이직률은 2.7%로 일반 기업(7.3%)에 비해 현저히 낮다. 지몬 회장은 이는 야심찬 목표를 가진 CEO의 강한 리더십에서 기인한다고 밝혔다.

독일경제 움직이는 ‘미텔슈탄트’ 
독일 만하임 대학교의 중소기업 연구소장을 맡고 있는 미하엘 보이보데 교수는 ‘독일 미텔슈탄트(mittelstand)를 말하다’라는 주제 발표에서 “독일 중소기업을 일컫는 미텔슈탄트야 말로 독일 경제를 움직이는 동력”이라고 강조했다.
보이보데 교수는 독일 중소기업의 경우 전체 기업의 99.7%, 매출의 40.3% 법인세의 50.2%를 점하고 있으며 피고용인의 70.9%, 직업훈련생의 82.4%가 중소기업에 속해 있다고 소개했다.
특히 규모에 따른 기업별 경제참여 비율을 볼 때 직원 수 9명 이하 소기업의 경제참여 비율이 80.4%에 이르고 있다며 중소기업을 정의할 때에는 양 뿐만 아니라 질적 특징에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보이보데 교수는 독일의 경우 직업학교와 대학교의 이원적 교육제도로 젊은이들이 질 높은 직업훈련을 받을 수 있었고 중소기업을 장기적으로 육성해 중소기업이 실업률 감소에 기여하는 정도가 다른 나라에 비해 높다고 설명했다.
보이보데 교수는 “독일 중소기업은 최근 금융위기 이후에 자신의 능력을 잘 발휘하고 있으며 경쟁력, 성장 가능성과 혁신 능력을 갖추고 있다”면서 “한국의 입장에서 볼 때 독일의 선례를 벤치마크해 한국 경제를 더욱 발전시키는 출발점이 될 수 있는 시사점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 스몰 자이언츠 육성 나서야
김광희 중소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한국 경제는 새로운 부흥을 위해 한국 중소기업의 강자, ‘스몰 자이언츠’를 육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선임연구위원은 한국의 스몰 자이언츠가 일반 중소기업에 비해 높은 성장성과 수익성을 보이고 있다고 소개하며 보다 많은 스몰 자이언츠를 육성한다면 한국 경제가 저성장의 기조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이어 스몰 자이언츠는 경제 안정성 제고, 고용률 증대, 미래 먹거리 창출 등에 선도적인 역할로 한국 경제 부흥을 이끌어 갈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선임연구위원은 성공적인 스몰 자이언츠 육성을 위해서는 독일의 히든 챔피언을 벤치마킹 해야한다고 말했다. 독일은 히든 챔피언을 육성하기 위해 가업승계 상속세 감면, 중소기업 우호적인 사회기반 시설 마련 등의 노력을 해왔다. 이에 따라 앞으로 한국과 독일의 협력을 활성화하기 위한 프로그램 도입도 검토해야 한다고 김 선임연구위원은 전했다.
구체적인 방안으로는 기술력과 글로벌화를 키워드로 한 ‘한·독 스몰 자이언츠 R&D 협력 프로그램’을 통해 양국의 연구기관이 함께 참여하고, 양국의 정보 교류를 통한 관련 연구에 속도를 내는 방안을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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