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딪혀 최선 다하면 안되는 일 없다”
상태바
“부딪혀 최선 다하면 안되는 일 없다”
  • 양옥석
  • 호수 0
  • 승인 2003.09.22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부산 사하구 다대동 무지개공단내에 자리잡은 선보공업(대표 최금식, www.sunboind.co.kr). 이 회사는 조선기자재를 생산하는 중소기업이다. 직원은 사무직원 60명을 포함, 모두 250여명.
2,300평 규모의 공장내로 들어서면 각 생산라인을 거쳐 완성 직전에 있는 제품들이 늘어서 있다. 쉴새없이 돌아가는 기계 소리, 정신없이 움직이는 직원들, 제품을 운반하면서도 연신 웃음을 터뜨리는 하역자…. 이런 모습속에서 요즘 이 회사의 경기(景氣)를 느낄 수 있었다.
선보는 사실 여느 조선기자재 업체들하고는 다르다. 조선기자재라고 해서 배(船)의 일개 ‘부속품’정도를 납품하는 업체로 오인하면 곤란하다.
선보는 대형선박의 핵심 부품들을 조립, 이를 패키지(Unit)로 만들어 조선업체에 공급하고 있다. 따라서 선보의 제품들중 어떤 것(탱크탑 유닛)은 웬만한 건물보다 크다.
선보가 상대하는 고객도 현대중공업, 미포조선, 삼성중공업, 대우조선 등과 같은 대형조선업체들이다.
특히, 선보가 돋보이는 것은 엔진주변기기인 ‘탱크탑 유닛’, 바닷물 여과장치 ‘스트레인너(Strainer)’, 소음기 ‘사일렌서(Silencer)’등 주요 제품들을 자체기술로 개발했다는 점이다.
또한 이들 제품은 거래업체에서 거의 보지않고 납품받을 정도로 뛰어난 품질을 자랑한다.
선보공업 함승일 생산관리부장은 “과거와 달리 일본에서 오히려 우리에게 배우러 오고 있다”면서 “공장내 사진촬영이 금지돼 있지만 어떤 사람들은 몰래 사진을 찍어가고 있어 골칫거리”라고 했다.
선보는 올해 매출목표를 400억원으로 잡았다. 직원들은 적어도 올해 350억원 정도의 매출은 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지난 96년 7월 법인 전환시 매출이 34억원에 불과했던 회사가 7년도 채 되지 않아 10배 이상 성장한 것이다.

1,500만원으로 사업 시작
최금식 사장(51)이 처음 이 사업을 시작한 것은 1986년이었다.
최사장은 10여년간의 국내 조선소(현대중공업, 대우중공업 등) 근무 경험을 바탕으로 주변에서 도움을 얻어 공장 전세비 500만원과 기계설비 구입비 1,000만원을 가지고 사업에 뛰어들었다.
“당시 조선소에서 일하던 방식에서 답답함을 느꼈습니다. 자재관리, 생산관리 등에서 ‘이렇게 하면 훨씬 결과가 좋을 텐데’하는 생각이 많이 들었죠. 그래서 아예 내가 사업을 하자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그러나 사업초기 최사장에게 큰 시련이 찾아왔다. 87년 제품 운반을 위해 ‘농업용 트럭’을 할부로 구입했는데 운전기사가 후진을 하다 5살 아이를 치어 숨지게 한 것이다. 당시 최사장은 자금이 없어 종합보험도 못들고 책임보험만 가입한 상황이었다.
이 때 그는 모든 일을 중단하고 매일 아침 병원으로 출근했다고 한다. 아이의 부모와 가족들을 위로하며 합의금 마련을 위해 자재값도 주지 않고 모았다는 것.
최사장의 이런 정성 때문이었는지 숨진 아이의 부모도 그를 인정해 주었고 그가 감당할 금액내에서 합의를 해줬다고 한다.
“이때 저는 깨달았습니다. 무슨 일이든 부딪쳐 최선을 다하면 좋은 결과가 있다는 것을 말이죠. 그리고 모든 일은 한만큼 나오더라구요.”

성공은 ‘실천’하는 사람에게
많은 사람들이 성공하는 법을 알고 있다. 그러나 안다고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아는 만큼 행동으로 옮기는 사람이 성공하는 것이다. 최 사장은 이 말에 가장 잘 어울리는 사람이다.
골몰히 혼자 생각하는 것을 즐기는 최사장은 사업에서 얻은 깨달음이나 아이디어를 꾸준히 실천해 왔다. 그중에서도 그의 최고 ‘작품’은 단연 ‘생산·자재관리시스템’이다.
“그동안 많은 공장에서 생산·자재관리를 허술하게 하는 것을 봐 왔습니다. 제품을 만드는 과정에서 어떤 한가지 자재라도 부족하면 모든 직원들이 일을 중단하고 그것이 준비될때까지 기다려야 합니다. 이런 일이 반복되면 효율이 오르지 않습니다.”
선보의 생산·관리시스템의 가장 큰 특징은 ‘도면회의’와 ‘자재검열’이다.
‘도면회의’란 작업 개시전에 제품의 설계자와 작업자들이 만나 대화를 갖는 시간이다. 이 시간에 설계자는 ‘어떤 의도로 제품을 설계했는지’를 설명하고 작업자는 작업의 최종목적지를 찾게 된다.
반면 ‘자재검열’은 말 그대로 ‘생산을 위해 필요한 자재가 모두 갖춰져 있나’를 점검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선보의 모든 생산직원들은 매일 업무시작 30분전(오전 7시30분)에 한자리 모인다. 이 때 자재가 하나라도 없으면 일을 시작하지 않는다.
이런 체계를 갖춘 선보공업은 다른 어떤 업체보다 공기(工期)가 빠르고 제품의 오류도 적을 수밖에 없다.

대접받고 싶은대로 대접하라
최사장의 또하나 장점은 직원들이 스스로 일하도록 하는데 탁월한 재능을 발휘한다는 것이다.
이는 남을 배려하는 타고난 그의 성품 때문이기도 하지만 결과적으로 ‘실천’을 몸에 익혀온 그의 노력에 기인한다고 할 수 있다.
“조선소 직원으로 근무할 때 회사로부터 꼭 받고 싶었던 것이 있습니다. 많은 월급, 생일선물, 쾌적한 근무조건, 대충 이런 것들이었죠. 사업을 시작하면서 저는 이것을 우리 직원들에게 그대로 해주고 싶었습니다.”
최사장은 지난 5년동안 ‘5개년 계획’을 세워 이를 실천해 왔다. 계획에 따라 최초 1년(98년)은 탈의실과 공중목욕탕을 만들었고, 이듬해 식당과 기숙사를 세웠다. 현재 사원아파트 5채, 콘도회원권 5개를 보유하고 있으며 헬스장과 직원휴게소 건물을 따로 건립중이다.
직원임금은 연봉 초임이 2천만원 정도, 상여금은 700%.
특히 그는 직원들의 생일과 결혼기념일엔 사무실 책상 위에 케익과 꽃다발이 배달되도록 했다. ‘직원들이 퇴근후 이를 집으로 가지고 가서 배우자를 감동시키게 하겠다’는 섬세한 그의 의도가 숨어있다.
이같은 ‘직원 감동 경영’이 결과적으로 직원들의 주인의식을 일깨워 회사 일을 내 일처럼 하게 만들고 있는 것이다.
최사장은 “기업의 경쟁력은 바로 직원들의 경쟁력에서 나온다”며 “선보는 직원 모두를 한 가족으로 여기고 이들에게 신뢰를 심어주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