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을 운영하는 김 사장은 아들 둘을 두고 있는데, 둘 다 학업을 마치고 몇 해전부터 회사에 들어와 일하고 있다. 지금은 자녀들이 사이도 좋고 서로 협력해서 일을 잘 하고 있지만 자신의 사후에도 형제들이 협력해서 회사를 잘 운영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앞으로 회사를 공동으로 경영하도록 해야 할지, 아니면 사업부를 분리해서 각자 회사를 하나씩 따로 운영하게 해야 할지 고민이다.
창업자가 한 자녀를 뒀다면 승계에 따른 의사결정은 간단하지만 한 명 이상의 자녀를 두는 경우가 훨씬 더 많다. 과연 한 자녀에게 승계하는 단독경영 방식과 형제들이 공동으로 소유권을 갖고 공동으로 경영에 참여하는 형제경영 방식 중 어느 것이 더 합리적 선택인가? 그것은 각 가족이나 기업의 상황이 다르므로 정답이 없다. 단, 어떤 방식을 택하든 장점과 함께 필연적인 도전과제가 있게 마련이다. 그러므로 각 방식의 특성을 살펴보고 자기 가족이나 기업에 맞는 최적의 방식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단독경영 : 빠른 의사결정과 책임경영이 가능하다.
우리나라 경영자들은 한 자녀가 책임을 지고 회사를 운영하도록 하는 단독경영방식에 더 많은 관심을 보인다. 두 명의 자녀가 함께 가족기업에서 일하는 경우, 회사를 분리하거나 다른 회사를 만들어서라도 자녀들이 각자 단독으로 자신의 회사를 경영 할 수 있도록 하려는 경영자도 있다. 회사에서 함께 일하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경영자의 생각이 반영된 것이다.
단독경영방식의 장점은 의사결정이 신속하고 한 사람이 책임경영을 할 수 있어 회사경영에 따른 의견차이 등으로 인한 자녀들간의 갈등을 사전에 예방할 수 있다. 반면, 다음과 같은 도전과제가 산적해 있다.
첫 번째는 빠른 의사결정과 책임경영이 가능한 반면 독단적인 경영으로 인해 잘못된 판단을 내릴 경우 회사에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이다. 두 번째는 형평성의 문제이다. 만일 자녀가 여러 명인 경우라면 회사를 맡지 않는 자녀들을 위해 최소한 유류분에 해당되는 자산이 별도로 준비돼 있어야 한다. 만일 승계과정에서 형평성이 깨지면 상속 문제로 인한 가족 분쟁은 피할 수 없게 된다.
셋째, 회사를 분리하는 경우 기업의 장기적인 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으며 때로는 자녀들간 경쟁관계가 되기도 한다. 또한 만약 능력 없는 자녀가 단지 자식이라는 이유로 회사를 맡게 되는 경우, 회사 뿐만 아니라 개인의 삶도 어려움에 처하게 된다. 그러므로 단독경영을 선택한다면 동시에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

형제경영 : 동등한 혜택과 책임을 공유하다.
단독경영방식과 대별되는 것은 자녀들에게 소유권을 공평하게 배분하고 형제자녀들이 한 팀으로 협력해서 회사를 이끌어가는 형제경영이다. 이 방식은 형평성 문제를 해결하고, 자녀들이 각자의 장점을 살려 협력하고 약점을 보완할 수 있다면 시너지를 극대화 할 수 있다.
물론 이 방식에도 몇 가지 도전과제가 있다. 첫째, 형제자매간 경영방식이나 미래의 전략방향 등에 대해 서로 다른 입장이나 견해를 갖는 경우 갈등이나 분쟁의 소지가 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자녀들간 주도권 경쟁이 발생할 수도 있다. 둘째, 형재자매의 자녀들이 회사에 참여하는 사촌경영 시기가 되면 지분구조에 따른 경쟁관계가 더 심화될 수도 있다.
그러므로 형제경영 방식을 선택하기 위해서는 사전에 형제들끼리 사전에 합의가 돼야 한다. 예측 가능한 다양한 문제에 대해 사전에 협의하고 협약을 마련해 문서화 하는 등의 대비책이 필요하다.
이상과 같이 단독경영과 형제경영 중 어떤 구조가 자신의 기업에 가장 적절할지 어떻게 알 수 있을까? 이를 확인하기 위한 가장 현명한 방법은 가족들이 함께 미래계획에 참여하는 것이다. 어떤 문제를 해결하는데 있어 서로의 생각을 솔직하게 교환할 수 있다면 더 효과적이고 현명한 의사결정을 할 수 있다.
대를 이어 영속기업의 꿈을 갖고 있는 경영자라면 승계계획을 경영자 혼자만의 문제가 아니라 자신의 사후 회사를 책임질 가족 전체의 문제로 인식하고 준비해야 한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 글 : 김선화(한국가족기업연구소장 / 「100년 기업을 위한 승계전략」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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