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뉴스=김도희 기자] 소상공인들이 대형마트의 골목상권 진출, 변종 상품공급점 등장 등으로 심각한 경영위기에 직면해 있다. 중소기업주간을 맞아 중소상공인들이 대형 유통기업과 상호 협력·발전 할 수 있는 실천 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자리가 마련됐다.
중소기업중앙회(회장 김기문)는 지난 16일 여의도 중기중앙회 2층 대회의실에서 한국중소기업학회(회장 배종태)와 공동으로 대형 유통과 중소 유통업의 상생 생태계 구축 방안 마련을 위한 ‘대·중소 유통업간 선순환 생태계, 어떻게 조성할 것인가’를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했다.
주제발표자로 나선 임채운 서강대 교수는 다양한 유통환경의 현안 이슈와 함께 중소 유통상인을 위한 핵심 과제를 제시했다.
임 교수는 유통업이 대형 유통업체와 중소상인 간 갈등산업에서 협력산업으로의 인식전환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대형 유통업체가 골목상권에서 중소상인들과 경쟁할 것이 아니라 유통혁신으로 산업발전을 선도하고 글로벌 산업화를 구축하는 등 역할을 재조정해야 한다”며 “역할 재조정을 통해 소비 활성화와 소상공인과의 동반성장이라는 목표를 달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임 교수는 대·중소 유통업간 선순환 생태계를 조성하기위한 단기과제로 △영세가맹점의 신용카드 수수료 인하 등 제도개선 △유통거래 갑-을 관계 공정화 △소상공인 신용보증 지원체제 강화 △소상공인 협동조합 활성화 지원 사업 등을 제시했다.
중장기과제로는 △소상공인에서 중소·중견기업으로 성장하는 사다리 조성 △소상공인 공동브랜드 및 공동사업 확대 △소상공인 해외 창업 지원 △온라인 거래 환경 활성화 지원 등을 제시했다.
이어진 토론회에서는 산·학·연·관 등 다양한 분야의 참석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대·중소 유통업간 상생 협력체계 구축을 위한 열띤 토론을 진행했다.
최승재 소상공인연합회 공동대표는 대형마트 영업제한 등의 보호 조치를 최근 정부의 규제완화 분위기에 편승해 개선해야 할 규제로 몰아가는 것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건전하고 공정한 경제발전을 위한 대기업과 소상공인간의 합리적인 역할분담을 ‘규제혁파’ 대상으로 공격해선 안된다”며 “공정하고 합리적인 시장경제 발전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규제도 있음을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업계 대표로 나선 강갑봉 한국수퍼마켓협동조합연합회장은 대·중소 상생협력시스템 구축을 위한 방안들로 △대기업 운영노하우 전수 △머천다이징(상품개발 등) 기법 전수 △유통연합회 활성화 등을 제시했다.
특히 강 회장은 “중소 유통업체의 경우 체계적인 물류시설 및 시스템 부족으로 인한 물류부담 가중으로 경쟁력이 약화되고 있다”며 “중소유통조직의 지역·상권별 협업화를 통해 물류구조 고도화를 실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형 유통업체와 상품 공급계약을 맺은 상품취급점, 즉 ‘변종 SSM’이 법의 사각지대에 놓여있어 이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김지환 변호사는 “현재 상품취급점은 유통산업발전법 상 규제의 적용을 받지 않고 있어 대형 유통업체들의 탈법이 자행되고 있다”며 “상품취금점을 유통산업발전법 상 ‘준대규모점포’의 정의에 포함시킬 수 있도록 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기문 중기중앙회장은 축사를 통해 “국가경제가 활기차게 돌아가기 위해서는 전문화되고 세분화된 중소유통업체들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이번 토론회가 대형 유통업체와 중소 유통 소상공인이 적대적 경쟁관계에서 벗어나 서로 협력하고 상행할 수 있는 실천 방안을 함께 고민할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