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주간] 통일경제시대 中企 역할과 과제

▲ ‘통일경제시대 대비 중소기업의 역할과 과제’전문가 토론회가 지난 13일 여의도 중앙회에서 열렸다. 박종철 통일연구원 소장(오른쪽부터),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 이종석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 조봉현 IBK경제연구소 수석연구위원. (사진=나영운 기자)

[중소기업뉴스=이권진 기자] 중소기업계가 통일경제 시대에 대한 준비에 적극 나서는 분위기다. 중소기업중앙회(회장 김기문)는 지난 13일 중소기업연구원, IBK경제연구소와 공동으로 중기중앙회 2층 대회의실에서 ‘통일경제시대 대비 중소기업의 역할과 과제’전문가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번 전문가 토론회는 중소기업의 위상과 역할에 대한 국민적 관심을 제고하고 중소기업인의 경영의욕 고취와 사기진작을 위해 개최하는 중소기업주간행사의 일환으로, 통일경제시대 대비 중소기업의 새로운 역할에 대한 선제적 논의 및 대응방안을 모색하고자 마련됐다.
국내 통일 관련 전문가들이 대거 참석한 이번 토론회는 이종석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전 통일부장관)이 좌장을 맡고, 조봉현 IBK경제연구소 수석 연구위원이 주제발표를 하고 정기섭 개성공단기업협회 회장 등 학계 및 유관기관 그리고 기업인 관계자가 토론자로 참여했다. 이들 전문가들은 통일경제 시대를 대비해 중소기업의 역할과 과제, 정책방향 등에 대한 열띤 토론을 벌였다.
이날 행사를 주관한 김기문 중기중앙회장은 “통일은 남북경제 대도약의 기회이자 동북아 발전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중소기업 대다수가 통일에 대해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 반면 통일에 대비한 준비는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김 회장은 “중소기업 스스로가 통일에 대한 경영 준비와 함께 통일대비 종합적인 중소기업 지원정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50만 北중기 정상화 관건”
북한의 기업규모는 대부분 우리 중소기업에 해당하는 만큼 통일경제 시대에 대비해 새로운 산업 생태계를 조성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날 행사에서 주제발표를 맡은 조봉현 IBK경제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북한에는 ‘기업소’로 불리는 기업체가 제조업 10만개, 식당 등 서비스업 40만개 등 모두 50만개 내외로 추산된다”며 “대부분이 기업경영의 비효율성 등으로 경쟁력이 매우 취약해 통일 이후 이들 기업의 정상화를 위한 중소기업정책이 추진돼야 한다”고 진단했다.
조 수석 연구위원은 통일시대에 맞는 산업생태계 조성을 위해 △산업별 비교우위에 따라 구조조정(북한 기업 가운데 국유기업과 사유화 기업분류 등) △국내 취약 업종의 북한 이전 통한 경쟁력 창출 △국내 중소기업 유휴설비의 북한 이전 추진 등을 제시했다. 이는 남북간 산업구조가 완전히 다르기 때문에 서로 상호 보완적인 새로운 생태계가 마련돼야 한다는 점을 역설한 대목이다.
특히 통일 중소기업 지원체계를 수립하기 위해 중소기업 통일대비 전담팀 신설도 주장했다. 조 수석 연구위원은 “중기청, 중진공, 중기중앙회, 기업은행 등 중소기업지원기관이 역할 분담 및 협의체를 구성해 통일경제 네트워크를 구축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아울러 그는 “개별 기관의 분산된 정책을 하나로 묶어 추진하는 통일 지원 지휘부가 마련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황해도 해주에 제2 개성공단을”
이날 조봉현 수석 연구위원은 “인프라, 노동력, 자원 등을 고려해 지역 맞춤형 소규모 전용단지를 조성해야 한다”며 “통일시대에 대비해 개성공단 이외에 별도로 북한 지역 특성에 맞는 중소기업 전용단지 조성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는 북한이 개발 중인 13개 경제개발구과 신의주 경제특구지역에 중기 전용단지를 우선적으로 추진하거나 황해도 해주지역에 제2 개성공단을 조성하자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그는 “개성공단 모델을 북한 전역으로 확산시키는 의미가 있다”며 “개성공단을 북한지역 중소기업 공단 개발의 벤치마크로 활용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개성공단의 성공적인 성장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가 토론회 내내 논의되기도 했다. 이날 정기섭 개성공단기업협회장은 “개성공단이 출범한 지 10년이 됐는데, 국내 어느 산업단지 가운데 가장 빠르게 성장한 모범사례”라며 “개성공단의 안정적인 환경을 견고히 다져나가면서 제2, 제3의 개성공단을 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중기중앙회는 통일시대를 대비한 중소기업의 새로운 역할을 모색하기 위해 중소기업인 1000명을 대상으로 중소기업이 본 통일경제 인식조사를 5월 중순 실시해 대정부 건의 기초자료로 활용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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