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스스로를브랜드로 만들면

애니타 로딕이 이끄는 환경운동원들이 핵폐기물을 실은 운송선을 바다 위에서 가로 막고 진로를 방해해 전세계 매스컴이 떠들썩하기를 여러차례. 그러면서 애니타 로딕에 대한 관심이 집중됐다.
분명히 거칠고 사나운 운동권이리라고 애니타 로딕을 상상했던 사람들은 뜻밖에도 그녀가 ‘바디 샵’이라고 하는 아주 애교 만점의 몸관리 상품을 파는 회사 사장임을 알고 또 한 번 놀랬다.
따라서 애니타 로딕은 회사 PR을 별로 하지 않고도 자연스럽게 회사를 세계에 알렸다. 그녀의 행동은 진심 어린 것이었다.
진심 어린 표정과 언행을 들라면 마이크로 소프트의 빌게이츠 역시 만만치 않다. 새로운 소프트 웨어가 개발될 때마다 스스로 매스컴과 투자자들 앞에 서서 상품 설명을 하는 그의 태도는 발명가 이상으로 진지했다.
애니타 로딕이나 빌게이츠가 직접 소비자 앞에 나서거나 뒤에서 한 여러 가지 활동은 우리가 PI(President Identity)라고 부르는데, 최고경영자의 브랜드 관리라고 할 수도 있다. 즉 회사 상품은 물론이고 자기 자신을 브랜드화 하는 작업인 것이다.

PI가 쇼맨쉽으로 보이면 끝장

애니타로딕이나 빌게이츠는 어거지 피알을 하지 않았다. 진심으로 소비자나 투자자와 마주 섰다. 그러나 때로 우리는 PI를 잘못 해석한 CEO들의 어거지 행각을 보기도 한다.
어거지는 어떤 것인가? 은행을 피알 한답시고 물구나무 선 자세로 TV화면에 나타났던 경망스런 은행장도 있었다. 누가 봐도 고객에 대한 진심 어린 언행은 아니었다.
그 은행이 결과적으로 타 은행에 합병돼 버린 것이 그 행장 탓은 아니겠지만, CEO의 언행, 특히 자기 기업을 살리려는 언행은 진지하고 진심 어린 것이 아니면 안된다.
CEO가 PI를 시도한답시고 소비자를 향한 모션을 취했는데, 그것을 보고 “저거 쇼맨쉽이로구나”, 소비자가 그렇게 느끼기 시작하면 물구나무 아니라 옷을 홀딱 벗고 덤벼들어도 소용 없다. CEO가 직접 나서서 PI 효과를 노리려면 우선 신뢰감이 바탕이 되지 않으면 안된다.
그 점이 바로 PI의 장점이자 단점이다.

돈이 없을수록 PI 전략 알아야

나이키 상표의 브랜드 이미지는 많은 경영대학원과 마케팅 세마나에서 성공스토리로 인용된다. 특히 나이키가 내걸고 있는 “Just Do It.(당장 한 번 해봐)”는 젊은 가슴에 불을 지른다.
나이키만 보면 용기를 내고 싶은 젊은이들이 있다. 그 젊은이는 누구인가? 나이키의 충성스런 소비자인 것이다. 소비자의 가슴에 감동의 불을 지른 나이키의 마케팅까지는 아니더라도, 피알비를 많이 쓸 수 없는 중소기업으로서는 PI 전략은 언제고 시도해볼만 하다.
국내에도 ‘CEO 브랜드’로서 성공한 기업들이 있다. 안철수 연구소의 안철수 사장도 좋은 예이다. 필자 역시 ‘여원’을 경영할 당시 ‘아내를 사랑하라!’라는 브랜드 이미지로 ‘아내의 대변인’ 또는 ‘아줌마 대변인’ 소리를 들으며 회사를 성공적으로 키운 일이 있다.
CEO의 브랜드 이미지가 강하면 회사 키우기도 쉽다. 돈 많은 대기업이야 신문 방송에 큰 돈 들여 광고를 하지만, 그럴 능력이 안되는 중소기업은 사장이 직접 나서는 피알 전략을 연구할 필요가 있다.
중소기업 사장은 매스컴을 이용하기 어려우니까 소비자를 직접 찾는 이벤트 등으로 PI 관리를 할 수 있다. 거리에서, 아파트 반상회에서, 심지어는 상가(喪家)의 영안실에서도 중소기업 사장은 PI를 시도해야 한다.
commukim@dreamwiz.com
코리아드림미디어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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