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감천문화마을 전망대에서 바라본 마을과 바다 전경.

이른 아침. 버스를 타고 감천문화마을에 내린다. 몇해 전부터 큰 인기를 누리는 곳이다. 그리고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초량동 차이나 타운 거리를 걷다가 다시 이기대 바닷가를 향한다. 그저 두 발로, 뚜벅뚜벅 걸으며 찾아간 세 군데 여행지는 부산의 속살을 들여다볼 수 있는 좋은 여행지다. 때로는 자동차를 놓고 ‘뚜벅이 여행’을 해보는 것도 색다른 재미를 준다.

한국의 산토리니…‘감천문화마을’
감천동 문화마을까지 마을 버스가 운행되고 있다.  그저 가늠하지 않아도 언덕받이에 차곡차곡 쌓이듯 민가들이 들어서 있다. 옥녀봉에서 천마산에 이르는 산자락을 따라 길게 늘어선 전형적인 산동네 마을은 일명 달동네마을로 불린다.
이 마을이 조성된 것은 1918년 조철제라는 사람이 증산사상에 기초해 세운 태극도의 신도 4000여명이 이 일대의 고개 주변에 모여 집단 거주지를 만들면서 시작됐다. 또 한국 전쟁 때 몰려든 피난민까지 가세해 부산의 대표적인 달동네가 됐다.
여행은 마을의 큰 길을 따라 들어가면서 그저 눈 가는 대로 즐기면 된다. 버스 정류장에서 길을 건너면 마을 안내소가 있다. 마을 감상하는데 입장료 대신 팸플릿(2000원)을 사는 것으로 대신하는 듯하다. 하지만 굳이 구입할 필요는 없다. 딱히 꼭 알아야 할 것도 없으니 말이다. 건물에는 으레 그렇듯이 벽화를 그려 놨다. 관광객에게 가장 인기있는 곳은 벽면에 테라코타를 붙여 물고기 형상을 만들어 놓은 지점이다. 진영섭씨가 만든 ‘골목을 누비는 물고기’라는 제목이 붙어 있다.
주민들이 쓰던 물건으로 꾸민 작은 박물관, 빈집을 이용해 만든 사진 갤러리, 마을 커뮤니티센터로 변신한 대중목욕탕 등을 찾아보는 재미가 있다. 특히 더 위로 오르면 ‘하늘 마루’로 오르는 좁고 가파른 골목이 나온다. 감천마을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옥상 전망대다. 사람들이 많이 찾다보니 생활인들은 관광객들이 거추장스럽고 불편해질 수 있다. 그래서 ‘주민들이 살고 있으니 방해하지 말라’는 글귀가 골목에 쓰여 있다. 방문자들의 예의는 필수다.
전망대에 올라 한눈에 마을을 조망해본다. 가파른 언덕받이와 저 멀리 감천항 주변의 바다가 어우러진, 계단식 마을은 속내야 어떠하든 볼만은 하다. 그래서 ‘한국의 산토리니’로 불리고 있다. 전망대를 내려와 다시 고샅을 훑는다. 일부러 좁은 골목 속으로 따라 들어가 보기도 한다. 마을 곳곳에는 특징적인 벽화가 그려져 있다. 어찌됐든, 이 정도면 내외국인들이 찾기에 괜찮은 여행지인 듯하다.

이국적 정취가 ‘물씬’…‘차이나타운’
처음 도착했던 버스 정류장에서 마을버스를 타고 괴정역에 하차해 부산역 앞에 있는 차이나 타운을 찾아나선다. 필자는 이 차이나 타운의 첫 방문때 묘하게 반했다. 이유는 마치 외국여행을 하는 듯한 착각을 하게 했기 때문이다. 중식당 말고도 러시아인들이 많은 곳이다. 그 외에도 태국, 베트남 등등, 세계 각국의 숍이나 바 등이 있어 이국적인 향내를 물씬 풍겨낸다. 현재 커다란 입간판은 그대로이나 조금 달라진 모습이다. 간판들이 한결 같이 획일화 되고 있다. 깨끗해 보이는 이점은 있으나 본연의 개성을 잃어버린 듯하다. 그래도 결코 길지 않은 거리를 누비면서 이곳저곳 식당을 들여다보기도 하고 간판 등을 살펴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중식당에서 만두도 먹고 콩국에 밀가루를 튀겨 만든 꽈배기를 담궈 먹어보기도 한다. 정작 맛은 기대한 만큼은 아니었지만 말이다. 특히 이 거리가 알려진데 일조를 한 것은 영화 ‘올드보이’다. 장성향이라는 중식당이 촬영지다. 그 식당 내부에는 다양한 포스터와 배우사진이 걸려 있다. 욕심내지 않고 천천히 거리를 걷다 부산역 앞에서 이기대 가는 버스에 오른다.

바다 위 스카이 워킹…‘이기대 갈맷길’
원래 이기대 갈맷길은 광안리 해수욕장에서 시작해 이기대 해안공원을 지나 오륙도 해맞이 공원까지 이어진다. 총 8.6km 구간으로 약 2시간30분이 소요된다. 오륙도(명승 제24호)는 남구 용호동 앞 바다의 거센 물결 속에 솟아 있는 6개의 바위섬이다. 오륙도라는 이름은 방패섬과 솔섬이 밀물일 때 두 개의 섬으로 보이고 썰물일 때는 하나로 보여 붙여진 것. 오륙도 인근에 위치한 신선대의 절경이 멋지다.
바다에 낚시대를 드리우는 사람들이 눈에 띄고 길 중간에는 해녀의 집이 있다. 제주에서 ‘물질’을 배워 이곳에 왔다는 60대 할머니는 아직 물질을 놓을 생각은 없단다. 해삼 한 접시 사먹고 광안대교 - 동생말 쪽을 향해 다가선다. 저 멀리 해운대, 동백섬 쪽이 더 가까이 가늠된다. 총 127m, 5개의 현수교가 해안절벽을 가로지르고 있는 구름다리를 지나 동생말 전망대에 선다. 해가 지면 광안대교의 야경이 빛나고 해운대의 모습은 그야말로 휘황찬란하다.

■여행정보
○ 주소 : 감천문화마을:사하구 감천2동 10-13, www.gamcheon.or.kr
○ 차이나 타운 : 동구 초량3동/이기대 도시 자연공원:남구 용호3동 산25
○ 대중교통편 
    - 감천문화마을 : 부산 지하철 토성동역과 괴정역 사이에 위치. 역에 하차해 마을 버스 이용.
    - 차이나 타운  : 감천마을에서 마을버스를 타고 괴정역에 내려 1호선 지하철 타고 부산역 1번 출구로 나오면 된다.
    - 이기대 공원 : 부산역 앞에서 27번 시내버스 이용해 이기대 입구에서 하차.
○별미집 : 차이나 타운을 이용하면 된다. 신발원(051-467-0177, 동구 초량1동 561)은 만두와 월병이 괜찮다. 바로 인근에 있는 마가(051-468-4059)도 군만두가 유명하다. 장성향(051-467-4496)은 영화, 드라마 촬영지로 유명하다. 러시아 음식점으로는 ‘타이거’가 괜찮다. 한국인 입맛에는 약간 느끼하지만 거부감은 없다. 또 초량돼지갈비골목이 인근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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